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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松山] 당신들의 광주정신은 어디에 있는가?
  • 松山 작가
  • 등록 2026-06-16 23: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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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5·18묘지에 참배하는 정청래 의원 [사진=연합뉴스]

당신들은 스타벅스 커피 한 잔을 두고도 나라가 뒤집힐 듯 목소리를 높이던 사람들이다. 어느 기업이 어떤 정치적 입장을 가졌는지 분석하고, 불매운동을 외치고, 정의와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정작 선거 과정에서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침묵한다면,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당신들이 그토록 외치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갔는가?”

 

민주주의는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이길 때만 소중한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절차에 대한 신뢰다.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면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어떻게 재발을 막을 것인지 따지는 것이 정상이다. 

 

질문을 음모론으로 몰아붙이고 입을 막으려 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태도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태도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묻는다. 그렇게 당신들이 자주 말하던 광주정신은 무엇인가? 광주정신이 특정 정당의 전유물인가? 특정 정치세력의 면허증인가? 그렇지 않다면 지금이야말로 광주정신을 말해야 할 때 아닌가? 국가 권력이든 선거관리 기관이든 시민의 질문 앞에 답해야 한다고 외치는 것, 권력을 향해 설명을 요구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광주정신의 한 모습 아니었는가?

 

1980년 5월 광주의 시민들은 권력 앞에서 침묵하지 않았다. 두려움 속에서도 질문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왜 국민의 권리가 무시되는가? 왜 국가가 국민을 외면하는가? 당신들이 그 정신을 오늘 계승한다고 말한다면, 권력이 어느 진영에 속했는지와 상관없이 똑같이 질문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원칙은 사람에 따라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광주정신은 기념식장에서만 존재하는 것인가? 추모사 속에만 존재하는 것인가? 진정한 광주정신은 살아 있는 권력 앞에서 불편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용기 속에 있다. 내 편의 잘못도 비판하고, 내가 지지하는 세력에게도 책임을 묻고, 국민의 권리가 훼손되었다면 이유를 밝히라고 요구하는 데 있다.

 

그러므로 지금 당신들에게 필요한 것은 침묵이 아니다. 입을 닫은 채 과거의 민주화를 자랑하는 것도 아니다. 민주주의를 말해왔던 사람이라면 답해야 한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어떻게 보는가?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가?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무엇을 해야 하는가?

 

입이 있고 양심이 있다면 말하라. 민주주의를 외쳐왔다면 행동으로 보여라. 광주정신을 말해왔다면 지금 외쳐보라. 1980년 5월18일에 그랬던 것처럼. 다만 이번에는 과거의 권력이 아니라 현재의 권력을 향해, 과거의 문제만이 아니라 오늘의 문제를 향해 말이다. 





◆ 松山(송산) 

 

시인이자 역사·철학 연구자. 전 이승만학당 이사. 현 한국근현대사연구회 연구고문이자 철학 포럼 리케이온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 네 권을 출간했고, ‘후크고지의 영웅들’을 공동 번역했으며 인문서 ‘신화가 된 조선’ ‘다다미 위의 인문학’ ‘자유주의자의 그람시 읽기’를 펴냈다. 松山은 필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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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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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6-17 07:26:35

    거짓으로 쌓은 거대한 공든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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