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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 한미칼럼] 외교를 점괘로, 국정을 씨뿌리기로 만든 정권
  • 김영 편집인
  • 등록 2025-08-30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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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를 점쟁이로 둔갑시킨 대통령실
  • 화룡점정으로 포장된 빈손 외교
  • 씨앗과 토양을 무시한 국정 운영
본 칼럼은 최근 한·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대통령실의 자평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공개 발언을 ‘부정선거 불신’으로 과장하고, 합의문 없는 회담을 ‘성공’으로 포장하며, 대통령의 ‘씨앗론’까지 동원한 정치적 수사를 짚어본다. 외교는 점괘 풀이가 아니며, 국정은 씨뿌리기가 아니다. 없는 성과를 꾸며내는 언어가 어떻게 국격과 신뢰를 갉아먹는지, 필자의 냉정한 시각을 전한다. <편집자 주>

캡션. 트럼프의 덕담은 예언으로, 빈손 회담은 성과로 포장됐다. 그러나 국민이 본 것은 점괘가 아니라 사기극이다. 좌 트럼프, 우 강훈식. 한미일보 그래픽

한미회담을 두고 대통령실이 쏟아낸 자평을 보고 있노라면, 아전인수(我田引水)가 절로 떠오른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비공개 오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진작부터 당신이 당선될 줄 알았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이를 “그가 (한국의) 부정선거를 믿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확대 해석했다. 

 

외교적 덕담에 불과한 말을 두고 호들갑떠니, 저잣거리에서는 “트럼프가 점쟁이냐”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였다. 대통령실의 해석은 억지스럽고 유치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전략기획에 강점이 있다는 평을 받아왔다. 전략기획이란 단어가 부끄러워지는 대목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성과도 문서도 없는 회담을 두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공동 합의문이 없어도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유체이탈 화법인가? 어이가 없다.

 

외교에서 합의문은 최소한의 성과 기록이다. 문서 없는 성공이라는 표현은 실질적 합의가 없음을 스스로 고백하면서도 이를 포장하려는 언어적 궤변일 뿐이다. 

 

여기에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이번 회담을 “극적 반전의 화제작”이라 평했다. 한때 탐사보도에 심취했던 그의 모습이 교차한다. 


이는 허상에 붓질을 해 놓고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 떠드는 것에 불과하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용의 눈을 그린 것이 아니라, 허상을 진짜처럼 꾸민 붓질을 한 것이다. 호박에 줄을 그어 수박이 되는 법은 없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두 정상의 케미가 잘 맞았다”고 자평한 대목이다. 얼마나 전할 말이 없었으면 이럴까. 애처롭고 안타깝다.

 

외교는 친구 사귀기가 아니라 냉정한 국익의 교환이다. 정상 간 개인적 친분이 쌓이는 것은 부차적 결과일 수 있으나, 그것을 회담의 성과로 내세우는 순간, 국격은 사라지고 정치는 쇼로 전락한다. 

 

국민이 보고 싶은 것은 화려한 수사도, 친분 자랑도 아니다. 오직 문서로 남는 합의,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결과, 그리고 국익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성과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 본인의 “씨앗론”까지 겹치니 상황은 더 기묘해졌다. 29일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재정확대를 강조하면서 “씨앗이 없다고 밭을 묵히지 말고, 빌려서라도 씨를 뿌려야 한다”고 말했다. 8월 13일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에 이어 두 번째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씨앗을 언제 뿌리느냐’가 아니라, ‘어떤 씨앗을 어떤 토양에 뿌리느냐’이다.  논에다 벼 대신 보리를 심으면 아무리 때를 맞춰도 흉작이다. 국정 역시 그렇다. 정책이라는 씨앗, 제도라는 토양이 조화를 이루어야 국민의 삶이라는 수확이 가능하다. 

 

씨앗과 토양은 무시한 채 ‘때만 놓치지 말라’는 식의 접근은 흉년을 예고할 뿐이다. 

 

대통령실은 트럼프의 덕담을 점괘처럼 해석했고, 이 대통령은 국정을 ‘씨앗론’으로 단순화했다. 그러나 국민의 눈에는 없는 성과를 꾸며내는 ‘위험한 씨뿌리기’로 보일 뿐이다. 

 

성과 꾸미기에 열일하는 대통령과 참모들, 성과가 없으니 이렇게라도 해야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모습을 보고 있으니,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에 한 말이 떠오른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지금 대통령실은 정작 나라와 국민이 아닌, 대통령 개인의 체면에만 충성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런 충성은 대통령을 망치고 국민을 실망시킬 뿐이다. 


실력이 안 되면 국민은 교체를 고려할 밖에. 자진 강판도 방법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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