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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은식 칼럼] “중국 공산당식 경제발전 모델” 찬양의 위험성과 허상
  • 주은식 한국전략연구소 소장
  • 등록 2025-09-25 11: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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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은식 한국전략연구소 소장조선일보 사설에 눈을 의심하는 사설이 실렸다. 조중동이 변했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이런 상태까지 온 줄은 미처 예상못했다.


조선일보 사설의 문제의식 ― “중국 굴기”의 본질을 오인


조선일보 사설은 한국산업의 위기를 경고하면서 그 배경에 중국 공산당 주도의 국가전략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 지적이 ‘비판’보다 오히려 ‘찬양’의 어조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공산당의 국가 주도 경제, 엔지니어 중심 지도부, 정부 주도 펀드와 ‘죽음의 계곡’ 방식의 산업정책을 혁신적 모델처럼 묘사한다. 이는 사실상 독재체제가 만든 불균형적·비민주적 발전을 이상화하는 오류이며, 자유민주 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담론이다. 


중국의 부상은 분명 경계해야 하지만, 그것을 모방하거나 찬양하는 태도는 한국의 장기적 발전전략과 정체성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중국 모델의 실체는 “국가 주도”가 아닌 “국가독점 개발독재”


중국 공산당식 경제는 겉으로는 과학기술 진흥과 효율적 산업 육성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권력 독점적 통제와 시장 왜곡의 산물이다.


인재양성 문제에서 중국의 엔지니어 관료 체제는 민주적 검증이 아니라 당의 충성심에 의해 운영된다. 이는 국가전략의 유연성을 보장하지 못하고, 오히려 비판과 혁신을 차단하는 구조다.


펀드와 투자구조에서 공산당이 주도하는 ‘정부 인도 기금’은 GDP의 10%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라지만, 그 투명성과 지속가능성은 심대한 의문을 낳는다. 다수의 좀비기업과 부실투자가 누적되고, 거품이 붕괴될 경우 사회적 충격은 통제불능이 될 수 있다.


‘죽음의 계곡’ 방식은 수백 개 기업을 키운 뒤 보조금을 끊고 소수만 살리는 방식은 자원 낭비와 구조적 부패를 양산한다. 공산당 권력과 관시로 유착된 기업만 살아남는 이 방식은 결코 공정 경쟁이 아니다.


결국 중국 공산당 주도 발전은 효율적 국가경영이 아니라 “독재권력의 산업 실험실”에 불과하다.


자유민주 체제와 한국의 길 ― “팀 코리아”의 진정한 의미


조선일보가 제시한 “팀 코리아” 구호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 전제가 중국식 권위주의 모델을 닮아가야 한다는 것이라면 위험하다. 한국이 살 길은 공산당식 통제경제가 아니라, 자유와 혁신을 존중하는 민주주의적 시장 경쟁체제에 있다.


정치와 산업의 분리 관련 중국은 정권 교체가 없으니 전략이 일관된다고 찬양하지만, 그것은 권력 독점의 그림자일 뿐이다. 민주주의 체제에서도 초당적 합의와 산업전략 컨센서스를 형성하면 충분히 장기정책이 가능하다. 문제는 정치권의 단기적 대립이지 제도 자체가 아니다.


기술전문가의 참여면에서 “공업 차르” 같은 권위주의적 표현 대신,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연구개발 협의체를 강화해야 한다. 이 조직은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국가-기업 협력 모델 면에서 한국은 이미 반도체, 조선, 디스플레이 등에서 세계적 성공 경험을 갖고 있다. 그 성과는 정부의 독재적 통제가 아니라 기업가 정신, 글로벌 협력, 시장 경쟁 속에서 나왔다. 진정한 “팀 코리아”는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되, 자유로운 경쟁과 창의성을 보장하는 체제다.


중국식 모델 찬양의 함정 ― 전략적 오판을 경계해야


중국 공산당 모델을 이상화 하는 것은 몇 개의 심각한 함정을 안고 있다.


가. 민주주의 가치 훼손: 기술 관료와 국가 계획 찬양은, 은연중 ‘민주주의는 비효율적’이라는 잘못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이는 국민주권의 근본을 부정하는 길이다.


나. 경제적 취약성 무시: 중국의 급성장은 거대한 내수와 값싼 노동력, 무한한 국가 개입에 의존했다. 그러나 이미 인구 감소, 부채 급증, 부동산 붕괴, 청년 실업이라는 구조적 위기가 진행 중이다. 공산당식 모델은 이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다. 국제적 고립: 중국의 ‘정부 주도 시장경제’는 국제 규범과 상충하며, 글로벌 공급망에서 갈등을 증폭시킨다. 이는 결국 한국기업에도 위협이 된다.


 “찬양”이 아니라 “비판과 대비”가 필요


조선일보는 한국산업이 처한 위기를 강조하면서도, 그 원인을 제공한 중국 공산당의 시스템을 지나치게 찬양 내지 칭송했다. 그러나 한국이 명심할 일은 모방이 아니라 비판적 성찰과 자강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한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근본 가치를 지켜내면서도, 장기전략과 기술혁신, 초당적 산업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 중국식 발전 모델을 찬양하는 순간, 스스로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일이다.


한국산업의 자강은 공산당 모델을 따라가는 데 있는게 아니라, 자유와 창의를 바탕으로 한 한국적 혁신을 강화할 때만 가능하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는 대한민국 헌법이 지향하고 지켜야 할 가치체계다.한국경제는 정치권과 언론이 망쳤다. 이 사설을 쓴 논설위원과 조선일보 데스크 정신차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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