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탄자니아 아루샤의 시위대. AP 연합뉴스.
탄자니아 경찰이 불공정 대선에 항의하는 시위로 차단된 인터넷 접속이 6일 만에 복구되면서 공포를 유발하는 이미지를 공유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탄자니아 경찰은 전날 인터넷 복구 직후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공포를 유발하거나 개인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사진·동영상 공유를 자제하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경찰은 "이는 형사 범죄에 해당하고 적발 시 엄중한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며 "반역죄로 기소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문자메시지는 인터넷 접속이 재개된 직후 시위 희생자라고 주장하는 미확인 사진·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되기 시작하자 발송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선거 시위 희생자의 시신이라고 주장하는 영상과 사진을 올리던 한 소셜미디어 계정은 수 시간 만에 수천 명의 팔로워를 모은 뒤 전날 저녁 삭제되기도 했다.
세렝게티 국립공원과 킬리만자로산으로 유명한 탄자니아에서는 지난달 29일 대통령 선거 당일부터 최대 도시인 다르에스살람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불공정 선거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졌고, 군경이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 유혈 사태도 빚어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제1야당인 차데마(CHADEMA)는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1천명 이상 숨졌으며 군경이 시신을 비밀리에 유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날 성명에서 탄자니아 당국의 시위대 폭력 진압을 규탄하며 "치명적인 무력 사용을 중단하고 군경의 책임 소재를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당국은 선거 당일부터 인터넷을 차단했고 다르에스살람의 야간통행금지령과 공무원 재택근무령도 한동안 유지됐다.
이날 다르에스살람과 수도 도도마에서는 며칠간 문을 닫았던 주유소와 상점이 다시 문을 열고 대중교통 운행이 재개되는 등 일상생활이 서서히 정상화되기 시작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정부 대변인은 전날 모든 공무원에게 업무에 복귀하라고 요청했다.
제1·2야당을 배제해 공정성 논란 속 치러진 이번 대선에서는 97.66%의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한 사미아 술루후 하산 대통령이 전날 취임했다.
하산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불공정 선거 항의 시위를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행위"라고 규탄하고 단결과 연대를 촉구하며 조속한 일상 복귀와 정상화를 약속했다.
3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방패와 검을 든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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