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통일국민연합 대표·행정학박사·글로벌항공우주산업학회 회장지난주 동기생 25명과 함께한 진주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었다. 예로부터 부자마을로 알려진 경남 진주의 지수면 승산마을을 중심으로, 한국 경제의 뿌리를 탐색하는 여정이 되었다. 특히, 1921년에 설립된 지수초등학교를 방문하고 기업가정신센터를 견학하며, 이곳이 어떻게 삼성, LG, GS, 효성 같은 거대 기업의 창업주들과 300명 이상의 글로벌 경영자를 배출한 '기업가의 산실'이 되었는지 실감했다.
진주, 의령 지역의 유교적 가치와 지역 공동체 정신이 기업가 DNA를 형성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지수초등학교는 현재 'K-기업가정신센터'로 리모델링되어 청년 창업 프로그램, VR 체험 등을 운영 중이며 기업가정신 교육의 메카로 활용되고 있다. 이 여행을 통해 우리는 기업가정신의 본질을 찾아 나섰고, 그 뿌리가 진주의 역사적·문화적 토양에 깊이 박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진주와 의령 지역은 예로부터 만석꾼과 천석꾼이 많았고, 바다와도 가까워 물산이 풍부한 땅이었다. 만석꾼은 연간 나락 1만 석을 수확하는 대지주를 의미하며(200만 평 규모), 이는 1,000여 가구가 1년을 먹을 수 있는 막대한 양이다. 이러한 농업 소출은 창업 자본 형성의 밑바탕이 되었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일본 유학 후 마산에서 합동정미소를 시작한 것도, 이 지역의 풍부한 자본 축적이 기반이었다.
실제로 이병철, 구인회(LG), 조홍제(효성), 허만정(GS) 등은 모두 이 지역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사업 감각을 키웠고, 훗날 한국 경제의 기둥이 되었다. 예를 들어, 구인회와 허만정은 사돈 관계로 3대에 걸쳐 동업하다 2004년 LG와 GS그룹으로 분리되었으며, 이들의 생가는 지금도 지수면에 남아 관광 코스로 개발되고 있다.
기업가정신에 대하여 2018년 한국경영학회는 기업가를 '불확실성 속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혁신을 추구하는 주체'로 규정했다. 이는 이병철 등이 보여준 개척정신과 딱 맞아떨어진다. 이 정신의 뿌리는 조선 시대 남명 조식의 경의사상에서 찾을 수 있다. 남명은 '경(敬)으로 마음을 곧게 하고, 의(義)로 밖을 반듯하게 한다'라는 가르침을 강조했다. 이는 마음의 청명함(경)과 행동의 정의로움(의)을 통해 실천적 삶을 추구하는 것으로, 기업가들의 근검절약과 사업보국 정신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남인 계열의 실학사상도 큰 역할을 했다. 실학은 실사구시(實事求是)와 경세치용(經世致用)을 중시하며, 백성의 질고를 해소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바로잡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병철은 유교의 도덕적 책임감과 공동체 의식, 실학의 실용적이고 혁신적인 사고, 그리고 승산마을의 지역적 연대감에 뿌리를 두고 삼성을 창업했다. 이러한 사상적 배경은 삼성을 한국 경제의 중심축으로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그의 비전은 국가 경제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 이러한 기업가정신이 이제는 창조적 아이디어로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 스타트업 기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 문화도 기업가정신 형성에 기여했다. 마을 입구에 세워진 의장비(義壯碑)는 의로운 장부의 정신을 상징하며, 의장답(義壯畓)은 만석꾼 허만진을 비롯한 분들의 논밭을 가리키는바, 소작농과 어려운 이웃 사람들에게 돌을 집 마당에 가져다 놓게 하여 마음을 다치지 않게 배려하며 곡식을 나누어주었다.
이 지역의 애국 충절의 기개는 기업가정신의 또 다른 원천이다. 논개는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투신해 충절을 지켰고, 산홍은 매국노 이지용의 유혹을 뿌리치며 의기를 보였다. 김시민 장군은 진주성 전투에서 왜적을 물리치다 순국하였다. 홍의장군으로 알려진 의령의 곽재우 의병대장의 애국충절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러한 역사적 인물들의 기개는 지역의 분위기를 형성하며, 근검절약, 신뢰, 공공의 이익, 구휼(救恤), 개척정신으로 이어졌다. 진주는 역사·문화·교육 도시로서, 이러한 가치가 기업가들에게 스며들어 사업보국(事業報國)의 정신을 키웠다.
허만정 등은 1925년 진주여자고등학교를 설립하는 데 힘을 보탰고, 이는 교육 중시 풍토를 만들었다. 삼성은 이병철의 리더십 아래 반도체 왕국으로 성장하며 한국을 IT 강국으로 이끌었고, LG와 GS의 분가는 한국 경제 번영의 토대가 되었다. GS는 조용한 장학사업으로 사회에 기여하며, 미국 세인트루이스 대학교에 한국인 대상 장학금을 운영하고 있다.
위와 같은 초기 기업가의 성공과 사회 공헌 이외에도 김장하 선생의 남성당 한약방이 토대가 된 인재 양성을 빼놓을 수 없다. 1963년 시작한 이 한약방은 60년간 운영되며, '김장하 장학생'을 통해 지역 인재를 키웠다. 2022년 문을 닫았지만, 건물은 진주 남성문화재단으로 보존되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명신고교 역시 진주 교육의 상징으로, 기업가정신을 이어가는 데 일조한다.
초기에는 정미소, 국수가게, 삼성상회 등 상업으로 시작해 점차 생필품으로 발전하고, 해방 이후 정부가 수립되어 50~60년대는 경공업, 수입대체산업을 70~80년대에는 중화학공업(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방산)과 반도체산업을 일으켜 서구에서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시작해 수 세기에 걸쳐 이룩한 경제 발전에 비교하여 우리는 단기간에 압축적인 고도성장을 이룩하였다.
기업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함은 물론 앞을 내다보고 투자를 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작금 세계적으로 전쟁이 지속되어 공급망이 교란됨에 따라 원료, 에너지 수급의 불안정과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의 시대 상황에서,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이 지속되는 가운데, AI가 근본적으로 새로운 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기업은 불굴의 의지와 회복탄력성(Resilience)으로 이러한 파고를 헤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기업은 국민경제의 부를 일으키는 원천으로서 정부는 기업가정신을 고취하여 창업과 성장을 지원함을 물론, 각종 규제와 간섭을 최소화하여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여야 한다. 진주, 의령은 모범적인 기업가정신이 탄생한 지역으로, 여기에 기업가정신 연수원을 만들어 청년들이 기업가정신을 체득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제2, 제3의 이병철과 구인회가 나올 수 있도록 말이다.
이번 여행은 우리에게 기업가정신이 단순한 경제적 성공이 아닌, 역사와 문화가 빚어낸 실천적 덕목임을 가르쳐주었다. 기업가정신이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이룩한 토대가 되었음을 잊지 말고 다가오는 미래에도 우리의 자식 세대가 기업가정신을 더욱 계승·발전시키도록 해야 할 것이다.
신동춘 자유통일국민연합 대표·행정학박사·글로벌항공우주산업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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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 정신보다 정치 모리배들의 쇠몽둥이 찜질이 절실할 때다. 대통령이란 놈이 거짓말과 대국민 사기나 치며 대미 무역 협상조차 제대로 못하고 팩트시트 하나 발표 못하는 매국 반역질만 일삼고 있다. 당장 끌어 내려 쇠몽둥이로 때려 까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기업 운영을 위해 노사가 협력해도 어려운 시기에 노란보지법, 중대재해법, 현실을 고려치 않는 최저임금 인상 그리고 기업을 옥죄는 상법 개정과 스튜어드십 코드로 기업을 죽이고 있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