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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우 칼럼] 서학개미가 이재명 정부 실패의 원인이란다
  • 이신우 前 문화일보 논설고문
  • 등록 2025-11-29 1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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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1,470원대라니! 원화의 달러당 환율이 1,500원 시대를 앞두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만 해도 환율은 1,360원대였다. 고작 5개월 만에 110원 가까이 급등한 수치다. 경제전문가들은 1,600원까지 갈 수 있다고 경고한다. 1997년 기아자동차와 한보건설 파산 직전의 사회 분위기와 비슷하다. 이쯤 되면 제2의 외환위기다.  

 

당황했나? 이재명 정부가 범인 찾기에 나섰다. 손가락을 여기저기 쑤시며 희생양을 찾아다닌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손가락 끝이 절대로 자기 쪽을 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재명 정부에는 절대로 책임이 없다는 태도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이재명 정부 때문이라고 단호히 말한다. IMF가 한국 정부의 확장 재정정책에 대해 “지속되면 물가 상승과 재정건전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24일 공개된 ‘2025년 한국 연례협의(Article IV) 보고서’를 통해서다. 

 

그러잖아도 한국의 재정준칙은 쓰레기통에 처박힌 상태다. 자연히 국가채무 비율이 빠른 속도로 치솟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2025년 기준 48.2%(IMF 추정)를 기록하고 있으나, 오는 2029년에는 58%로 예상된다. 이재명 정부 4년 만에 10%포인트 치솟는 구조다. IMF가 “나랏빚부터 챙겨야”한다고 경고한 이유다.

 

명백하지 않은가. 최근의 환율 폭등은 정부의 방만한 재정운영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가르쳐준다. 이재명 정부는 이에 대해 일절 묵비권을 행사한다. 그러더니 뭐지? 갑자기 서학개미들을 골목길로 끌고 가 두들겨 패고 있다. 서학개미들의 무분별한(!) 해외 주식투자로 인해 환율이 폭등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했던가. 참으로 놀라운 것은 나라의 중심을 잡아 줘야 할 한국은행의 태도다. 최근 금융통화위원회를 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환율 상승 원인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확대를 직접 거론한 것이다. “한미 금리차 때문이 아니고, 단지 해외 주식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다.

 

경제학 박사인 이 총재는 그러면서 “젊은 분들이 해외 투자를 많이 해서 왜 이렇게 많이 하냐고 물어봤더니 ‘쿨해서’라고 답하더라”며 “이런 것들이 유행처럼 커지는 면에서는 걱정이 된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박사다운 해설까지 해줬다.

 

독특하다니? 그럼 일본은행이 제로금리 정책을 채택하자 금융기관에서 대량으로 대출을 받아 금리가 높은 해외 주식이나 채권을 찾아 나선 ‘와타나베 부인’은 뭔가.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을 독특한 현상이란다. ‘독특한’이라는 이 총재의 발언에는 자유시장경제의 본질적 특성을 부정하는 냄새가 폴폴 난다. 뭔가 의도적이지 않고는 이런 말을 할 수가 없다. 

 

TV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의 사회자라면 “그런데 말입니다∼”라면서 다음 통계를 보여줄 것이다. 한은 총재가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서학개미들의 해외투자 동향 자료 말이다. 

 

서학개미 해외주식투자 연도별 추이를 들여다 보면 이런 현상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2020년 이후 급격한 성장을 보였으니 이미 5년 이상 진행 중이다.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잔액은 2019년 말 약 152억 달러에서 2024년 말 약 1,161억 달러로 늘어났다. 5년 만에 약 7.6배 증가했다. 2025년 9월 초 기준으로는 1,963억 달러다. 

 

언론에서는 이미 고장난 레코드처럼 반복 보도해 왔다. 결코 2025년의 특이 현상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에 반해 환율 급등은 올해 이재명 등장 이후 빚어지는 특이 현상이다. 이 둘의 상관관계는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그런데도 이 총재는 현 정부의 베네수엘라식 경제 해석에 박자를 맞춘다.

 

이 총재의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은 또 있다. 그는 “(국민연금이) 해외로 돈을 많이 가져갈 때는 원화 가치 절하, 가지고 들어올 때는 절상이 발생한다”며 “연금 지급을 위해 해외 자산을 들여와 지급할 때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지급이 어제오늘의 이야기인가? 수십 년간 늘상 반복되는 것이다. 밥 먹으면 배부르다. 과거에는 이런 걸 가지고 환율 변동을 설명하지 않았다.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의 자녀 유학비가 20억 원에 이른다. 그럼, 서학개미들 가운데 해외투자 잔고가 20억 원에 이르는 젊은이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한 금통위원은 해외주식을 41.7억 원이나 보유한다고 했다. 찾았다. 이 사람이 범인이었다.  

 

자, 이제 고개를 갸우뚱할 차례다. 이창용 총재의 돌발 발언들은 이재명 정부가 환율 폭등에 관한 네로 버전의 해석과 주장을 늘어놓기 시작한 것과 시점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부터 수상하다. 

 

이창용 총재는 2022년 4월 21일에 취임하면서 4년 임기를 시작했다. 따라서 그의 임기는 2026년 그러니까 내년 4월에 종료된다. 한은 총재는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와 관련, 이주열 전 한은 총재는 2014년 취임한 데 이어 연임까지 성공했다. 혹시?

 

뭐, 못 할 것도 없지 않나. 하지만 연임을 꿈꾼다면 다음 입시 문제 정도에는 정확한 답을 쓸 수 있어야 한다. 

 

작금의 물가 급등 현상은 정부의 마구잡이 돈 풀기 때문인가, 아니면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투자 때문인가. 환율 급등 역시 이재명 정부의 마구잡이 돈 뿌리기와 재정 팽창 때문인가, 아니면 서학개미 때문인가.

 

 이신우 前 문화일보 논설고문·‘부정선거와 내란범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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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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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29 17:36:48

    미국 주식 올라 서학 개미 돈 벌면 그 또한 국부 느는 것. 별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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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ubigi76672025-11-29 14:45:45

    참 미친놈들이 자신들 과오를 서학개들에 책임을 돌려, 드러나고 있는 잘못을 덮어볼 참인가?
    좀 바르게 한다고 믿었는데, 사기탄핵이 들통나니 별 지랄을 다하네. 지금 꺼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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