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속 빨간색 원형이 쟈스크항이다.[사진=탱커트래커스닷컴]
4미국의 하르그섬 공습 이후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란 원유 수출 구조의 다음 취약 지점은 어디인가.”
하르그 공습이 있기 하루 전인 13일, 한미일보는 하르그 공습 가능성을 보도한 바 있다. 군사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이 섬을 이란 경제의 전략적 취약 지점으로 지목해 왔다.
군사 전략에서는 물류나 에너지 흐름이 집중되는 병목 지점을 초크포인트(chokepoint)라고 부른다. 평시에는 물류 거점이지만 전쟁이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공격 포인트가 되는 지점이다.
하르그 공습 이후 분석가들이 주목하는 곳은 자스크(Jask) 항만과 고레–자스크(Goreh–Jask) 파이프라인이다.
자스크 항만은 이란 남동부 오만만(Gulf of Oman)에 위치한 석유 수출 터미널이다. 페르시아만 북부에 있는 하르그와 달리 이 항만은 호르무즈 해협 바깥에 있다.
이 위치의 의미는 분명하다. 자스크에서 출항하는 유조선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고 바로 인도양으로 나갈 수 있다.
이란은 하르그 의존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약 1000km 길이의 고레–자스크 파이프라인을 건설했다. 이 송유관은 남서부 유전 지대에서 생산된 원유를 직접 자스크 항만까지 운송하도록 설계됐다.
이 시스템이 완전히 가동될 경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고도 원유 수출을 유지할 수 있는 대체 루트를 확보하게 된다. 이 때문에 자스크는 흔히 ‘탈 호르무즈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불린다.
하지만 현재 자스크는 아직 하르그를 완전히 대체할 수준의 수출 인프라를 갖추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사진속 붉은 선이 고레-자스크 송유관이다.[사진=위키미디어 커몬스]
우선 저장시설 규모가 제한적이다.
자스크의 원유 저장 능력은 약 400만~500만 배럴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하르그는 수천만 배럴 규모의 저장 능력을 갖춘 대형 수출 터미널이다.
선적 인프라도 아직 완전하지 않다.
자스크 항만은 초대형 유조선에 원유를 선적하는 해상 부이(SPM) 시설이 일부만 설치된 상태로, 계획된 전체 설비가 완전히 구축된 것은 아니다.
또 하나의 병목은 파이프라인 자체의 수송 능력이다.
고레–자스크 파이프라인의 설계 용량은 하루 약 100만 배럴 수준이지만 실제 운용 능력은 그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약 1000km에 달하는 파이프라인 대부분이 사막 지대를 통과한다는 점도 구조적인 취약점으로 지적된다.
장거리 송유관은 완전한 군사 방어가 어렵기 때문에 전쟁 상황에서는 비교적 작은 공격에도 쉽게 손상될 수 있는 인프라다.
이 때문에 일부 군사 분석가들은 자스크 항만과 파이프라인을 하나의 에너지 수출 시스템으로 보고 잠재적 공격 목표로 함께 거론하고 있다.
현재 이란은 하루 약 150만~170만 배럴 수준의 원유를 수출해 왔다. 이 가운데 상당량이 여전히 하르그를 통해 세계 시장으로 나간다.
하르그가 이란 석유 수출의 현재라면 자스크와 고레–자스크 파이프라인은 미래의 수출 구조다.
그리고 전쟁의 논리는 언제나 같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다음 공격 포인트는 어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