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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칼럼] 기울어가는 난파선을 두고만 볼 것인가
  • 김재수 박사
  • 등록 2026-05-02 12:5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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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의 해양사고 중 하나로 기록된 세월호 참사. “세월호 학생들처럼 걱정하지 말라는 선장 말만 믿고 그대로 있다가는 국민 모두가 수장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만 하다.” [사진=정보공개센터]

1990년 3월 말 대한항공의 모스크바 첫 취항 후, 재직하고 있던 연구소에서 업무차 소련을 다녀온 일이 있다. 업무 협의차 여러 현지인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어느 모스크바 시민의 말이 있다. 


그는 소련이 개혁 개방이 되면서 경제가 어렵게 되고 살아가는 데는 어려움이 많지만 그래도 자고 나면 당국에 잡혀가서 행방이 묘연한 사람들이 생기던 일이 없어진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공산 독재 치하에서는 무슨 이유로 왜 잡혀가는지도 모르고 사라지는 동네 사람들을 보면서 늘 불안하게 지내 왔다고 했다. 이런 말을 처음 만나는 외국인에게 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만으로도 자유가 무엇인지를 알 듯 하다고 했다.


요즘 개헌 얘기가 나오면서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인정하기 싫은 대통령이긴 하지만 진행 중인 자기 재판의 공소를 취하하기 위하여 국회에서 하는 꼴을 보면 어떤 짓이든 못할 것이 없는 정권으로 보인다.  


대장동 사건의 항소를 하지 않아서 도둑놈들이 엄청난 돈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한 것도 모자라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한 검사를 국회에 불러다 놓고 공개적으로 조작 수사니 피고인 회유니 하면서 다그치는 광경을 보면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진실은 거짓을 이긴다고 확신하며 권력 앞에 버티고 선 검사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금을 살포하는 정권이야말로 국민을 개돼지 취급한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나라 빚이 늘어나서 젊은이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든 말든 이렇게 하면 표를 얻을 수 있다는 사고야말로 유권자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 아니겠는가? 국민투표를 통해 현금 살포를 반대한 스위스 국민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우리의 민도는 이것 밖에 안 되는가 한숨만 나온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투·개표상의 투명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거법 개정 없이도 시행 가능한 몇가지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호소해도 선관위는 요지 부동이다. 투표관리관 실인 날인이나 사전투표자 숫자 카운트, 수개표, 사전투표함의 감시 등이 어려운 문제도 아닌데 왜 받아들이지 않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선관위가 주장하는 효율성은 어떤 이유로도 투명성 보장을 우선할 수 없다. 모든 유권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투·개표 과정을 마련한 후에 선거를 치루어야 후유증이 없을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 헌법을 개정해서라도 어떻게든 정권을 연장하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날 곧 바로 교도소로 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자기의 신변문제에는 최선을 다해 보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러나 작금에 하는 짓들은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처음부터 상식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할 줄은 국민은 미처 몰랐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한미동맹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면 주미대사가 급거 귀국했겠는가? 세계 5위의 국방력을 가진 나라가 왜 외국군에 의지하려고 하는가, 라는 말을 들으며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전쟁이 일어날 경우 북한이 러시아·중공과 연합군으로 남침할 것이 뻔한데 우리는 미국·일본과 같이 하지 않고 단독으로 붙어서 이길 수 있다고 보는 통치자라면 정말 보통 일이 아니다. 이 문제는 좌우의 문제가 아니고 국가의 운명이 달린 문제다.


뛰어내릴 곳도 없는 망망대해에서 배가 기울고 있는 것 같다. 세월호 학생들처럼 걱정하지 말라는 선장 말만 믿고 그대로 있다가는 국민 모두가 수장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만 하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1990년대 초 소련의 개혁 개방 시기에 모스크바 현지에서 만났던 한 시민의 목소리가 세삼스럽게 생각 난다.


의인 열 사람만 있어도 멸망을 멈추겠다는 성경 말씀을 보면서 주님은 결코 이 나라를 버리지 않으시리라는 믿음 하나로 버티며 하루 하루를 보낸다. 이제 우리 각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깊이 생각하고 실천할 때다. 더 이상 시간이 없다. Stand or Die! 





◆ 김재수 박사

 

정보학박사. 국방과학연구소 본부장 역임. 경기대 대우교수 역임. 대한민국ROTC애국동지회 5, 6대 회장. 현재 특권폐지국민운동본부 공동 상임대표이자 국민재단빛 이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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