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투쟁 결의대회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조가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수출 전선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육박할 정도로 '반도체 쏠림'이 심각한 상황에서 반도체 산업의 핵심 축인 삼성전자가 파업으로 흔들리면 그 충격파가 국가 경제 전반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올해 한국 수출이 중동 전쟁이라는 대외 악재를 이겨내며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앞지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던 터라 이번 파업 변수가 더욱 뼈아프다는 지적도 있다.
3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작년 동월 대비 48.0% 증가한 858억9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한국 수출은 3월 866억3천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800억달러를 돌파했다.
3∼4월 수출액은 나란히 역대 1·2위 기록이다. 그전까지 월 수출액 700억달러 기록조차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유례없는 성과다.
이 같은 수출 호조세는 반도체를 빼고 설명하기 어렵다.
4월 반도체 수출액은 작년 동월 대비 173.5% 증가한 319억달러로 3월(328억달러)에 이어 두 달째 300억달러를 넘어섰다.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4월 117억달러로 100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13개월 연속으로 월간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반면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수출 품목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양대 축이었던 자동차 수출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류 차질에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라 5.5% 감소한 61억7천만달러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37.1%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과거 20% 안팎에 머물던 반도체 수출 비중은 지난해 24.4%로 높아졌고, 올해 들어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당시 20% 중후반이었음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의 '반도체 쏠림' 현상이 어느 때보다 심화한 셈이다. 반도체가 흔들리면 국가 경제 전체가 휘청거리는 구조로 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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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반도체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이른바 '판매자 우위' 국면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바이어들이 가격에 상관없이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문량의 60% 내외 정도밖에 대응하지 못할 정도로 수급이 타이트하다"고 전했다.
그는 "작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고전하며 위기설이 돌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AI 관련 수요가 폭발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초호황 가도가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직원 4만 명을 동원할 정도로 몸집을 불린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파업으로 인한 손실 규모가 단지 30조원에 달하는 수준을 넘어 돌이키기 어려운 신뢰와 공급망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학계의 경고도 나온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로선 작년의 부진을 딛고 수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노사 양측이 자신들의 파이를 스스로 깎아 먹는 생산 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파업의 향방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올해가 한일 수출 역전의 분기점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의 연간 수출액은 7천93억3천만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7천억달러 고지를 밟았다. 이에 따라 한일 양국의 수출 격차는 290억1천만달러로 좁혀졌다.
올해 1분기에는 이미 한국이 일본을 추월한 데다 반도체 특수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올해 연간 기준으로 처음 일본을 앞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삼성전자의 이번 파업 변수가 올해 한일 양국의 수출 순위를 결정짓는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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