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이 30일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조작 수사·기소 의혹 특검법안'을 발의하면서 위헌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미 심각한 인력난에 처한 검찰 내부에선 대규모 인력 파견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퇴직한 검사는 총 69명이다. 지난해부터 1년 4개월 동안 244명이 검찰을 떠났다.
여기에 현재 가동 중인 권창영 2차종합특별검사팀과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팀에 파견된 인력만 67명에 달한다.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폭증하는 업무량과 추락한 자존감 속에 법원으로 '이직'하는 숫자도 점차 느는 추세다.
법조 경력 5년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신임 법관 임용에서 검사 출신은 지난해 32명으로 전년보다 18명 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이마저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일선 한 검사는 "(법관임용 지원 조건인) 법률서면 작성평가에 응시한 검사가 역대급으로 많았고, 100명 넘게 합격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특검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검사를 추가로 파견해야 해 검찰의 인력난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안에 따르면 수사 인력은 파견검사 30명, 특별수사관 170명 등 총 357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검찰이 기소해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을 특검이 넘겨받을 경우 기존에 공소 유지를 담당하던 검사가 특검 지휘를 받아 계속 공소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 실질적인 파견 검사는 30명을 훌쩍 넘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서는 "이젠 파견할 검사도 없다"는 볼멘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전국 검찰청 중 차장검사가 있는 전국 차치지청(次置支廳·차장검사를 두는 대규모 지청)의 실제 근무자 수는 전체 정원의 절반 수준이라 '파산지청'이라는 표현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특검법안에 대한 위헌·위법성 논란이 큰 데다 검찰 조직을 겨냥한 특검인 탓에 파견을 원하는 검사가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법조계에선 이번 특검법안이 특검 제도 취지에 어긋나고 평등 원칙과 이해충돌 금지 원칙에도 위배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안이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해 특검이 출범하면 검사가 공소 유지 중인 사건에 대해 특검이 넘겨받아 공소유지(공소유지 여부의 결정도 포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특검법안에 명시된 수사 대상 사건 총 12건 중 8건이 이재명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이다.
기관장이 이첩하지 않아도 15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특검에 이첩되고,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검사가 특검 지휘에 불응하면 업무에서 배제하고 공소 유지 담당 변호사를 지정할 수 있게 한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총장을 통해 개별 사건의 수사 지휘만 가능한 법무부 장관보다 더 큰 권한을 특검에게 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공소취소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만 해왔다.
서울중앙지법에 특검의 영장을 전담할 영장 전담 법관을 두고 고등법원장이 아닌 지방법원장의 영장으로도 대통령기록물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법조계에선 평등 원칙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본다.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건까지 수사를 확대할 수 있고, 죄가 있더라도 자수하거나 타인을 고발하면 형을 감경·면제할 수 있는 조항에 대해선 여권이 비판해온 검찰의 별건 수사나 진술 회유와 다를 게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할 경우 검사들이 권한쟁의나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할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