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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우 칼럼]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더니 웬 공소 취하?
  • 이신우 前 문화일보 논설고문
  • 등록 2026-05-03 20: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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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인 2022년 2월23일 놀라운 발언을 한다. 성남시장 당시 자신이 주관했던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이 사실은 “검찰 게이트”이며 “윤석열이 (사건의) 몸통”이라고 폭탄 선언한 것이다. 


모두가 경악했다. 5개월 전인 2021년 9월 14일만 해도 이재명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중 대장동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면서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공익환수 사업”이라고 자화자찬까지 했기 때문이다. 


이후 대장동 개발 의혹의 실체가 양파껍질 벗겨지듯 밝혀지면서 자신에게 불리한 쪽으로 흘러가자 사실 범인은 자신이 아니라 윤석열이라고 말을 180도 바꾼 것이다. 그래, 좋다! 대장동 사건의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그의 말이 맞다고 치자. 


하지만 ‘윤석열 범인론’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도 괴이한 현상이 지금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국회 국정조사 후속 조치로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그 내용이 기가 막히다. 이번 특검법에는 대장동을 비롯해 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의혹, 대북송금 의혹 등 앞서 국회 조작기소 국정조사에서 다룬 사건뿐 아니라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된 공직선거법 사건과 성남FC 제3자 뇌물 의혹 사건 등 이재명 대통령 관련 주요 형사사건들이 모두 대상에 포함돼 있다.


기겁할 것은 검찰이 이미 기소해 재판 중인 사건의 공소유지 여부를 특검이 결정하도록 한 대목이다. 공소 취소는 검사가 법원에 제기한 기소를 철회하는 행위다.


이재명과 민주당이 ‘공소 취하’라는 기상천외한 편법을 통해 각종 혐의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야 도덕과 법적 측면에서 정당한가의 여부를 떠나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문제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몸통이라고 한만큼 오히려 끝까지 파헤쳐 윤석열을 대장동 사건으로 기소하고 엄벌에 처해야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스스로도 그렇게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던 사항이다. 윤석열이 대장동의 몸통이라고 주장하던 그 자리에서 “특검은 반드시 누가 (대통령이) 되든 끝까지 파헤쳐서 책임을 물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 장본인이 이재명이다. 당시 그의 표정은 진지했다. 


그런데도 이재명은 공소 취하를 담은 민주당의 특검법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자신이 무관함을 입증해 두려는 속뜻인 듯하다.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의 표현대로 그의 장기인 ‘만독불침(萬毒不侵)’ 수법이 발동한 것 아닐까 의심할 만하다. 즉 장래에 어떤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지 모르는 결정에 대해서는 중간에 다단계를 설치함으로써 법적 책임을 우회하는 용의주도함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국민의힘도 가만 있지 않는다. 이재명이 더불어민주당의 ‘공소취소 특검법’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발의한 ‘조작 기소 특검법’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데, 정작 이 대통령만 다른 세상에 사는 듯 침묵 중”이라며 “당사자가 아무 말이 없는 것은 사실상 법안을 지시한 주체가 본인임을 시인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보자. 이런 주변의 반응들과 별도로 이재명과 민주당은 왜 ‘대장동 개발 의혹’에 대해 공소 취하의 길을 열어둔 것일까.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주장이 진실이라면, 우리는 이번 특검법을 다른 차원에서 해석할 수밖에 없다. 기존의 윤석열 죽이기가 너무 지나쳤다는 자각과 반성에 따라 윤석열의 대장동 혐의만이라도 벗겨주자는 도덕적 회심이 작용했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재명의 ‘윤석열 몸통’ 발언이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이 대통령의 평소 성품과 행태를 다시 들여다보는 수밖에 없다. 그는 과거에 어떤 발언을 했든 간에 그것을 뒤집는 데 추호의 주저함도 보이지 않는 성격의 정치인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최근 이재명은 ‘가짜뉴스’와 관련해 강한 처벌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4월초의 국무회의에서 그는 “가짜뉴스는 반란 행위나 다름없다”는 극언까지 했다. 가짜뉴스를 단순한 허위 정보가 아니라 국가 질서를 위협하는 행위로 규정한 것이다. 게다가 이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의 명분으로 ‘국가 안정’까지 들먹였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논리가 성립된다.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발언이 가짜뉴스라면 이는 단순한 허위 정보가 아니다. 자신의 발언대로 국가 반란 행위를 저지른 것이나 다름없다. 그는 이에 대해 석명해야 할 책무가 있다. 


또 있다. 그는 대통령 후보 시절 “권력은 국민의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며 공직자의 언론·시민 비판 수용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 후 어떻게 했나. 자신을 비판한 한 신문에 광고를 싣지 못하도록 보복 조치를 취함으로써 사실상의 사형 선고를 내려버렸다.


국회의원 시절 이재명은 기회 있을 때마다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나오자 의원들에게 부결 투표를 공개 요청했다. 2021년 10월 20일 국정감사에서는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 특혜에 대해 “국토부가 협박해 (할 수 없이) 했다”고 버젓이 거짓 증언했다. 나중에 가짜뉴스였음이 밝혀졌음에도 그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대장동 의혹 사건의 수사 중에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1처장에 대해서는 “하위직원이라 몰랐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재명이 김문기와 같이 해외여행 중 찍은 사진이 나오면서 ‘허위사실공표’로 고발됐다. 


이재명의 거짓말이나 가짜뉴스 사례를 찾다 보면 이렇듯 고구마 줄기처럼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도 그는 아무렇지 않게 가짜뉴스를 국가 반란 행위라며 처벌 강화를 외치고 있다.


아무리 봐도 그는 자신의 거짓말이나 표변(豹變)에 대해 내적으로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남들 같으면 부끄러워서 겉으로 드러나게 마련인 표정의 변화조차 보이질 않는다. 보통 사람이라면 불가능한 정신 구조에 가깝다. 그의 이런 성품이나 행태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우려가 제기돼왔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부인이자 정신과 의사인 강윤형 씨는 매일신문 유튜브 방송에서, 진행자가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해 “야누스, 지킬앤하이드가 공존하는 사람 같다”고 말하자 “지킬과 하이드, 야누스라기보다는 소시오패스나 안티소셜(anti-social) 경향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신과적으로는. 소위 반사회적 성격장애라고 얘기하는 데 성격적인 문제를 갖고 있고 장애를 일으키는 분들의 특징이 뭐냐면 자신은 괴롭지 않고 주변이 괴로운 거예요”라고 덧붙였다. 그렇다. 지금 어느 정치인 한 사람 때문에 온 나라가 너무나 많은 혼란과 고통을 겪고 있다. 


그래서 대장동 사건은 공소 취하를 할 건가 말 건가. 국가 반란에 다름 아닌 대장동 사건 가짜뉴스는 처벌할 건가 말 건가. 


前 문화일보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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