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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선거의 여왕’ 박근혜 동남풍…수도권 ‘동원형 방아쇠’ 되나
  • 김영 기자
  • 등록 2026-05-25 15: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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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칠성시장서 추경호 지원…탄핵 이후 첫 현장 유세
  • 충청·강원·부울경으로 번지는 권역 순회형 보수 호출
  • 저투표율 지방선거에선 투표 포기층 동원이 승부 변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5일 어머니인 고 육영수 여사의 충북 옥천 생가를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때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6·3 지방선거 막판 보수 결집 변수로 다시 등장했다.

 

박 전 대통령은 23일 대구 북구 칠성시장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를 지원했고, 25일에는 충북 옥천과 대전, 충남 공주로 이동하며 활동 반경을 충청권까지 넓혔다. 


대구에서 시작된 박근혜 등판이 충청을 거쳐 강원·부울경으로 확산될 경우, 이번 행보는 특정 후보 지원을 넘어 권역 단위의 보수층 호출로 성격이 바뀐다.

 

박 전 대통령의 등판은 단순한 전직 대통령의 공개 일정이 아니다. 대구는 보수 정당의 핵심 기반이고, 충청은 전국 선거에서 판세의 균형추로 작동해 온 지역이다. 


여기에 강원 방문 가능성과 부울경 행보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선거 행보는 지방선거 막판 보수층 투표 참여를 자극하는 ‘동원형 방아쇠’로 해석되고 있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기억이 다시 호출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붙었던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칭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었다. 한나라당 대표 시절부터 박 전 대통령은 보수 진영의 위기 국면에서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상징 인물로 작동했다. 


특히 충청권에는 2006년 지방선거 당시 피습 이후 “대전은요?”라는 장면이 정치적 기억으로 남아 있다. 박 전 대통령이 20년 만에 대전을 찾는다는 보도가 이 대목을 다시 소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대구에서 추경호 후보와 전통시장을 돌며 시민들을 만났고, 충청에서는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옥천을 거쳐 대전과 공주로 이동했다. 


옥천은 박정희·육영수·박근혜로 이어지는 정치적 기억이 교차하는 공간이고, 대전은 ‘선거의 여왕’ 서사가 강하게 남아 있는 지역이다. 공주는 충남권 보수 표심을 자극할 수 있는 생활 정치 현장이다.

 

지방선거 낮은 투표율이 등판의 의미를 바꾼다

 

박근혜 등판의 핵심은 ‘확장형 카드’보다 ‘동원형 방아쇠’에 가깝다.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보다 투표율이 낮게 나타나는 선거다. 


이 구조에서는 새로운 지지층을 대규모로 넓히는 것 못지않게 이미 존재하는 지지층을 실제 투표장으로 불러내는 능력이 중요하다.

 

특히 접전 지역에서는 고정 지지층의 투표 참여율이 몇 퍼센트포인트만 달라져도 결과가 흔들릴 수 있다. 


선거 결과는 전체 유권자의 여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실제 투표장에 나온 유권자의 선택으로 결정된다. 지방선거에서 조직력, 후보 현장성, 상징 인물의 지원 유세가 큰 의미를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 전 대통령의 등판은 회색층 전체를 직접 움직이는 카드라기보다, 투표를 망설이거나 포기하려던 보수층에게 “이번 선거는 나가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장치에 가깝다. 


낮은 투표율이 예상되는 선거에서는 이 차이가 작지 않다. 투표 포기층 일부만 투표장으로 돌아서도 수도권과 충청, 강원, 부울경의 접전 지역에서는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

 

동남풍은 수도권에서 동원 압력으로 작동한다

 

박근혜발 ‘동남풍’이 수도권 선거에 미칠 영향도 이 지점에서 봐야 한다. 


대구·충청에서 시작된 등판이 강원·부울경으로 이어질 경우, 수도권 보수층에도 “선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가 전달될 수 있다. 


이는 수도권 표심을 곧바로 뒤집는 직접 효과라기보다, 투표 효능감을 잃은 보수층을 다시 투표장으로 밀어내는 간접 동원 효과에 가깝다.

 

수도권에는 영남 출신 유권자와 영남 정서에 친숙한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 박 전 대통령의 등판은 단순한 지역 유세가 아니라 보수 정치 기억의 재호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특히 “대구에서 움직였고, 충청으로 번졌으며, 강원·부울경까지 간다”는 동선 자체가 수도권 보수층에게는 보수 진영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는 심리적 신호가 된다.


수도권 선거는 TK와 다르다. 수도권 유권자는 교통, 부동산, 세금, 일자리, 생활 행정, 정권 견제 심리 등을 복합적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저투표율 선거에서는 모든 유권자를 설득하는 것만큼이나 이미 마음이 정해진 유권자를 실제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 


박근혜 동남풍이 수도권에서 갖는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회색층 전체를 흔드는 바람이 아니라, 투표 포기층과 보수 고정층을 투표장으로 움직이는 동원 압력이다.

 

권역 순회형 동원이 판세를 흔든다

 

대구·경북에서 박 전 대통령은 보수 정체성과 직접 연결된다. 이 지역에서 그의 등판은 새로운 표를 대거 만들어내는 효과라기보다 기존 보수 지지층의 투표 의지를 끌어올리는 효과에 가깝다. 


충청권에서는 효과의 성격이 다르다. 충청은 지역 현안, 후보 경쟁력, 정권 평가, 회색층의 판단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박 전 대통령의 행보는 보수 진영 전체에 막판 선거가 시작됐다는 긴장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강원과 부울경 행보 가능성이 주목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강원은 접전 선거에서 조직 동원과 투표율이 민감하게 작동하는 지역이고, 부울경은 보수 진영이 반드시 방어해야 할 권역이다. 


박 전 대통령의 동선이 대구와 충청을 넘어 강원·부울경까지 이어진다면, 이번 등판은 개별 후보 지원을 넘어 권역 순회형 보수 동원 카드로 성격이 더 분명해진다.

 

그 파장은 수도권까지 닿을 수 있다. 수도권은 전국 정치 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공간이다. 


영남권과 충청권에서 보수 결집 장면이 반복되고, 강원·부울경으로 동선이 확장되면 수도권 보수층도 선거를 관망할 이유가 줄어든다. 


선거를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한 번 더 투표장에 나갈 것인가의 심리적 경계에서 박근혜 등판은 작지 않은 자극이 될 수 있다.

 

동남풍 방아쇠는 ‘보수 확장’보다 ‘보수 동원’


결국 박근혜 등판의 본질은 ‘보수 확장’보다 ‘보수 동원’이다. 낮은 투표율이 예상되는 지방선거에서는 지지층의 투표장 이동만으로도 접전 지역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과거의 별칭이 이번에도 의미를 갖는다면, 그것은 새로운 표를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잠재 보수표와 투표 포기층을 실제 투표로 전환시키는 방식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선거의 질문은 박 전 대통령의 등판 자체가 아니라, 그 등판이 어느 권역에서 얼마나 많은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움직이게 하느냐다. 


대구에서는 보수의 기억을 깨우는 신호가 될 수 있고, 충청에서는 막판 보수 결집의 호출음이 될 수 있다. 


강원·부울경 행보까지 이어진다면 그 호출음은 수도권 보수층의 투표 의지에도 압력을 줄 수 있다.

 

박근혜 등판은 저투표율 지방선거의 동원형 방아쇠다. 


이 방아쇠가 TK와 충청을 거쳐 강원·부울경으로 번지고, 다시 수도권 보수층과 수도권 영남층의 투표 의지까지 자극할 수 있을지가 남은 선거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승부는 박근혜의 이름 자체가 아니라, 그 이름에 반응해 실제 투표장으로 향하는 유권자의 발걸음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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