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상판 붕괴 사고 현장(왼쪽)과 정원오 지지자 단톡방에 올라온 글.
정원오 캠프 단톡방에서 흘러나온 텍스트 하나가 잠시 나를 멈춰 세웠다.
“호재입니다! 기왕이면 피해가 더 커야 좋을 텐데요.”
무너진 잔해 속에서 사람이 생사를 오가는 비극 앞에서, 누군가는 그 피비린내를 맡으며 표 계산을 하고 쾌재를 불렀다. 나 또한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는 ‘정치병자’인지라 정치에 몰입하다 보면 누구나 눈이 뒤집힐 수 있다지만, 이쯤 되면 병이 아니라 그냥 괴물이다.
우리가 정치를 혐오하면서도 끝내 놓지 못하고 논쟁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결국 ‘우리가 어떻게 인간답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 치열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성을 깡그리 도려낸 채 오직 진영의 승리만을 갈구한다면, 그 피 묻은 권력을 쥐고 도대체 어떤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인가.
하긴 새삼스레 놀랄 일도 아니다. 저들은 하다 하다 이재명을 향해서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 호재 아니것소, 라며 세상 냉정하게 죽음을 소비하던 자들 아니던가. 타인의 죽음과 불행을 연료 삼아 권력의 엔진을 돌려온 집단의 너무도 자연스러운 민낯이 무심코 튀어나왔을 뿐이다.
이 끔찍한 단톡방 앞에서 나는 역설적인 안도감을 느낀다. 아주 완벽한 타산지석이다. 아무리 진영 싸움이 격해져도 결국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이 어디인지 이토록 서늘하게 알려주지 않는가.
스스로 괴물이 되어버린 줄도 모르고 밑바닥을 전시해 준 그들에게, 기꺼이 차가운 감사를 전한다. 인간을 포기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새기게 해 준, 참으로 훌륭한 반면교사의 거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