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는 강한 클라우드 실적과 전망을 발표한 뒤 7월30일 주가가 15.5% 상승했다. AI 투자비가 실제 매출과 현금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사진=AP·연합뉴스]이번 주 종목 흐름의 이름은 ‘AI 투자에서 AI 회수로’다.
지난주 Stock Radar는 빅테크의 AI 설비투자가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AI 메모리 수요를 확인시켜주는지,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기업들이 충족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번 주 시장의 답은 명확했다. 같은 AI 산업 안에서도 투자비를 매출과 현금으로 전환한 기업은 급등했고, 투자비 증가에 비해 현금흐름과 향후 전망이 약한 기업은 좋은 실적을 내고도 주가가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7월30일 주가가 15.5% 올라 2008년 이후 가장 큰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회사는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한 90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매출은 27% 늘어난 593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간 애저 매출도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AI 투자계획 자체가 아니었다. 애저와 코파일럿의 성장이 설비투자 확대를 매출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 점이 핵심이었다. 회사의 시가총액은 하루 동안 약 4500억달러 증가했다.
아마존도 2분기 매출이 20% 증가하고 영업이익이 43% 늘었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성장세가 빨라지면서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반면 메타의 2분기 잉여현금흐름은 7억84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91% 감소했다.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AI 인프라 지출과 비용 증가가 현금흐름을 압박했다. 애플도 부품 공급 부족과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매출 전망을 제시해 주가가 7% 넘게 하락했다.
시장의 평가 기준이 ‘AI에 얼마를 투자했는가’에서 ‘AI 투자로 얼마의 매출과 현금을 만들었는가’로 이동한 것이다. AI라는 이름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던 단계에서 기업별 회수 능력을 따지는 단계로 넘어갔다.
한국 반도체 기업도 같은 기준을 적용받았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57%, 영업이익은 557% 증가해 모두 사상 최대였지만 시장의 높은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회사는 2분기 중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HBM4 출하 속도와 일부 매출 인식 시점이 기대보다 늦었던 점이 실적 차이의 한 원인으로 분석됐다. 회사가 밝힌 사실과 시장의 해석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 매출 171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은 89조2000억원이었다. 삼성전자는 HBM4 공급을 확대하고 HBM4E 샘플을 주요 고객에게 출하했다고 밝혔다.
8월1일 발표된 한국의 7월 수출도 AI 실물 수요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체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62.8%, 반도체 수출은 179%, 컴퓨터 수출은 404% 증가했다. AI 투자 확대가 한국의 메모리와 기업용 저장장치 수출로 연결되고 있다는 사후 확인 자료다.
지난주 체크포인트 결과
빅테크의 AI 설비투자 유지: 확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메타 모두 AI 투자를 축소하지 않았다. 다만 시장은 투자계획의 크기보다 투자 이후 매출과 현금흐름을 따지기 시작했다.
AI 투자비를 상쇄할 매출과 현금흐름: 기업별 차별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클라우드 성장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메타는 잉여현금흐름 급감, 애플은 부품 부족과 낮은 전망이 주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SK하이닉스의 HBM 수익성: 부분 확인
기록적인 이익과 높은 수익성은 확인됐지만 시장 기대치 미달과 출하 시점에 대한 우려가 주가를 압박했다.
AI 메모리의 실물수요: 확인
7월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이 급증했다. 이번 급락을 AI 메모리 수요의 붕괴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다음 주 체크포인트
팔란티어는 8월3일, AMD는 8월4일 각각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팔란티어에서는 AI 소프트웨어 매출 성장과 높은 기업가치의 정당성을, AMD에서는 AI 가속기 매출과 향후 주문 전망을 확인해야 한다.
SK하이닉스의 HBM4 출하 확대가 하반기 매출로 실제 인식되는지, 삼성전자의 HBM4와 HBM4E 공급 확대가 고객사 확보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도 중요하다.
기업들이 제시한 장기 공급계약이 메모리 산업의 가격 변동성을 줄이는지, 공급 확대가 다시 과잉투자로 이어지는지도 중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과도하게 단정하면 안 되는 점
SK하이닉스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고 AI 메모리 수요가 붕괴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였고 HBM4 양산 출하도 시작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기계약을 확대한다고 메모리 가격 상승이 장기간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고객사의 설비투자와 경쟁사의 증설, 제품 전환 속도에 따라 수급은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주 시장은 이익이 가장 큰 기업보다 AI 투자비를 가장 빠르게 매출과 현금으로 바꾸는 기업을 골라냈다.
※ 기사에 언급된 기업과 종목은 산업과 시장 흐름을 설명하기 위한 사례입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나 목표가격을 제시하는 투자 권유가 아니며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