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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특별사설] 광복 81년, 다시 보는 현대사…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나
  • 관리자 관리자
  • 등록 2026-08-15 0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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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관위 참정권 침해에 눈감은 정권…민주주의 붕괴 적신호
  • 낡은 공산권식 기념정치 ‘빛의 혁명’…이재명 정권 역사인식의 한계
  • 자유는 책임으로, 책임은 희생으로…자유·책임 상생이 다음 시대정신

1945년 9월9일,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한국인들이 서울역에서 조선총독부 청사까지 거리행진을 하며 광복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국사편찬위원회·연합뉴스]광복(光復)은 빛을 되찾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되찾은 빛은 자유만이 아니었다. 자유로운 나라를 세우고 지킬 책임도 함께 되찾았다. 광복 81년을 맞은 지금 우리는 일본에 빼앗겼던 나라를 되찾았다는 기억을 넘어, 그 뒤 대한민국이 무엇으로 세워졌고 오늘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지 물어야 한다.

“자유는 책임으로 얻고, 책임은 희생으로 완성된다.” 대한민국 현대사는 이 명제를 몸으로 증명해 온 역사였다.

한강의 기적은 ‘책임과 희생의 기적’

광복 뒤 대한민국에 주어진 것은 풍요가 아니었다. 분단과 6·25전쟁, 폐허와 가난이었다. 선배 세대는 나라를 지켰고 가족을 먹여 살렸다. 부모는 자신의 몫을 줄여 자식을 가르쳤고 군인은 목숨을 걸었다. 노동자는 산업현장을 지켰고 기업가는 가진 것을 걸고 공장을 세웠다. 

그것은 단순한 희생이 아니었다. 한 세대가 자신의 오늘을 내놓아 다음 세대의 내일을 만든 책임이었다. 한강의 기적은 경제의 기적이기 전에 책임과 희생의 기적이었다.

권위주의 시대의 자유 침해와 국가폭력은 그 잘못대로 기록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한 시대를 재단하면 또 다른 절반의 역사를 지우게 된다. 

선배 세대의 희생은 자유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가 더 큰 자유를 누릴 터전을 만든 것이었다. 그래서 1980년대 국민이 요구한 자유에는 정당성이 있었다. 그것은 방종이 아니라 희생의 대가로서의 자유였다.

민주화 참칭 끝에 책임이 사라졌다

그러나 국민의 자유에 대한 열망과 정치권의 욕망은 같지 않았다. 국민에게는 자유의 열망이 있었지만, 정치권에는 권력투쟁이 있었다. 국민이 일궈낸 자유와 민주화의 성취를 일부 정치세력은 자신들의 정치적 정통성으로 바꿨다. 민주화를 독점하고 상대를 역사의 패자로 규정했다. 우리가 이를 ‘민주화 참칭 세력’이라 부르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이후의 역사 해석이다. 건국·호국·산업화를 가능하게 한 국민의 책임과 희생보다 독재에 대한 저항만이 현대사를 설명하는 중심에 놓였다. 잘못을 밝히는 것은 역사지만 잘못만 남기고 성취를 지우는 것은 온전한 역사가 아니다.

역사를 왜곡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거짓말만이 아니다. 사실의 절반을 지우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일으킨 책임과 희생의 역사를 지우자, 자유가 무엇을 대가로 얻어진 것인지도 잊혀졌다. 

자유의 뿌리에서 책임이 사라지면서 권리는 커졌지만 그 권리에 따르는 책임은 뒤로 밀렸다. 결국 자유는 책임과 분리되기 시작했다. 자유 없는 책임이 복종이라면, 책임 없는 자유는 방종이다.

종이봉투에 담긴 독립운동가들의 얼굴.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부산 남구 대연동의 한 미술학원 쇼윈도에 안중근·유관순 등 독립운동가 36명의 인물화가 전시돼 있다. 초등학생 원생들이 각자 독립운동가를 한 명씩 정해 그들의 삶과 희생을 공부한 뒤 종이봉투에 인물화를 그렸으며, 가운데 태극기는 유치원생들이 함께 완성한 작품이다. 2026.8.14 [사진=연합뉴스]선관위 사태와 ‘빛의 혁명’이 드러낸 위기

지금 대한민국은 그 방종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이 예상돼 추가 용지를 보낸 투표소는 전국 140곳이었고, 이 가운데 91곳에서 실제 추가 용지가 사용됐으며 26곳에서는 투표가 일시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중앙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는 이를 ‘선거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로 규정하고 전·현직 관계자 12명에 대한 수사의뢰와 실무자 6명에 대한 징계를 권고했다. 이후 투표가 중단된 26개 투표소 가운데 CCTV 영상을 식별할 수 있는 11곳의 자료를 취합한 결과 90명의 유권자가 투표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선거는 국민에게 자유이고, 선거관리는 국가의 책임이다. 국가기관의 관리 실패로 국민이 투표소까지 와서도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면 단순 행정착오로 넘길 일이 아니다. 선관위의 참정권 박탈 사태가 심각한 것은 단순한 선거관리 실패를 넘어 민주주의 붕괴를 경고하는 적신호이기 때문이다.

올림픽공원에서 터져 나온 ‘부정선거 재선거’ 요구도 이런 불신의 확산과 무관하지 않다. 그동안 선거관리 부실과 부정 의혹을 제기해 온 목소리를 단순한 음모론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선관위 진상규명위원회가 선거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을 확인했고 CCTV 분석을 통해 실제 투표 불능 사례까지 드러나면서, 이제 쟁점은 ‘믿느냐 믿지 않느냐’가 아니라 선거관리 시스템을 어디까지 검증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그런데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데도, 민주화 참칭 세력은 정작 그 위기를 바로잡기보다 권력의 자기 기념에 몰두하고 있다. ‘빛의 혁명’이 그 상징이다. 

이재명은 대통령령을 통해 12·3 비상계엄에 반대한 시민행동을 ‘빛의 혁명’으로 규정하고 대통령 소속 ‘빛의 위원회’를 설치했다. 위원회는 ‘빛의 혁명’ 공헌에 대한 신청·검증·심사와 인증서 발급·수여까지 심의하도록 돼 있다. 이재명은 관련 기록을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고 매년 12월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지정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는 마당에 민주화 참칭 세력이 국가권력을 이용해 역사의 이름과 주인공을 정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승리를 기념하는 낡은 공산독재식 기념정치를 답습하는 것이 정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다음 시대정신은 ‘자유와 책임의 상생’

Freedom is not free.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우리에게 그 뜻은 분명하다. 자유는 책임으로 얻고, 책임은 희생으로 완성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 전 기소돼 진행되던 5개 형사재판은 현재 모두 중단된 상태다. 

민주적 선택을 받았다는 사실과 권력자가 져야 할 정치적·도덕적 책임은 별개다. 권력이 클수록 책임은 더 무거워야 한다. 선관위 역시 독립기관이라는 권한이 책임을 면제하는 방패가 될 수 없다.

광복 81년, 우리가 다시 말해야 할 희생은 과거처럼 자유를 미루기 위한 희생이 아니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잘못을 인정하며 정파의 이익보다 공동체를 앞세우고 자신이 행사한 자유의 결과를 스스로 감당하는 ‘마지막 희생’이다.

그 희생은 또 다른 희생의 시대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다. 희생의 시대를 끝내기 위한 마지막 책임이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책임만을 강요하던 과거로 돌아가서도 안 되고, 책임 없는 자유가 방종으로 흐르는 오늘에 머물러서도 안 된다. 

그래서 다음 시대정신은 ‘자유와 책임의 상생’이어야 한다. 자유로운 개인이 책임 있는 시민이 되고, 책임 있는 시민이 공동체를 세우며, 그 공동체가 다음 세대와 다른 사람까지 널리 이롭게 하는 나라. 그것이 홍익인간(弘益人間)의 대한민국이다.

광복 81년, 우리가 되찾아야 할 것은 새로운 빛이 아니라, 잃어가고 있는 책임이다. 자유는 책임으로 얻고, 책임은 희생으로 완성된다. 그 책임을 되찾을 때 자유는 방종을 넘어 다시 대한민국의 빛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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