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다르 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을 선박들이 지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호르무즈 해협 내 유조선 피격과 미·이란 갈등에 따른 공급 불안으로 상승해 브렌트유가 배럴당 88.52달러에 마감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이번 주 시장 흐름의 이름은 ‘물가 다음은 소비와 유가’다.
지난주 Money Radar의 핵심 질문은 미국 고용 약화가 물가 둔화로 이어지는지,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4.75% 위험선을 넘어서는지, 브렌트유가 다시 90달러를 돌파하는지였다.
이번 주 답은 ‘물가는 식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로 요약된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0.1%, 전년 동월보다 3.4% 올랐다. 6월의 전년 대비 3.5%에서 상승폭이 낮아졌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5% 상승했다.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보합에 그쳤고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도 4.7%로 6월 5.5%보다 낮아졌다. 물가만 놓고 보면 9월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은 한 달 전보다 약해졌다.
그러나 14일 발표된 소매판매가 새로운 질문을 만들었다.
7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만의 첫 감소다. 국내총생산(GDP)의 소비 산정에 보다 밀접하게 반영되는 핵심 소매판매도 0.4% 줄었다. 물가가 둔화하는 동안 미국 소비의 속도까지 낮아지고 있다는 신호다.
채권과 원유시장도 물가 둔화만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
14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약 4.69%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88.52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2.40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한 주 동안 약 6%, WTI는 5.4% 올랐다. 호르무즈해협의 운송 차질과 미국·이란 협상 교착이 다시 공급 위험을 높였다.
지난주 체크포인트 결과
• 미국 물가 압력 둔화: 확인
CPI와 PPI가 모두 전월보다 온건하게 나오면서 9월 추가 금리 인상 기대는 낮아졌다.
• 미국 10년물 4.75% 위험선: 미도달
주중 4.7%대를 오갔지만 4.75%를 뚜렷하게 넘어서는 상승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14일 다시 4.69% 안팎까지 올라 금리 부담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 브렌트유 90달러 재돌파: 미도달
종가는 88.52달러였다. 위험선을 넘지는 않았지만 한 주에 약 6% 올라 다시 90달러를 시험할 거리에 들어왔다.
• 미국 경기 둔화 신호: 강화
7월 비농업 고용이 2만3000명 감소한 데 이어 소매판매까지 줄었다. 다만 실업률은 4.1%로 낮아 소비 한 달치만으로 경기침체를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다음 주 체크포인트
17일 발표되는 중국의 7월 산업생산·소매판매·고정자산투자는 한국 수출주의 외부 수요를 확인할 자료다.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이 4.3%로 둔화한 만큼 내수와 투자가 추가로 약해지는지 봐야 한다.
미국에서는 19일 오후 2시(현지시간), 한국시간 20일 새벽 7월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당시 연준은 9대3으로 기준금리를 3.50~3.75%에 동결했고 세 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다. 의사록에서는 인상론이 표결권자 세 명보다 넓게 퍼져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21일에는 한국은행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가 나온다. 유가와 환율이 국내 기업의 비용 단계에 얼마나 전달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과도하게 단정하면 안 되는 점
CPI가 3.4%로 낮아졌다고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끝났다고 보기는 이르다. 물가는 여전히 연준 목표를 웃돌고 국제유가는 다시 상승하고 있다.
반대로 소매판매 한 달 감소만으로 미국 경기침체가 시작됐다고 말하는 것도 무리다. 현재 확인된 것은 소비 붕괴가 아니라 소비 속도의 둔화다.
이번 주 미국 시장에서 금리보다 중요한 변화는 물가 걱정이 조금 줄어든 자리에 소비와 유가라는 두 변수가 올라왔다는 점이다.
※이 기사는 투자 권유가 아니라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분석이며 실제 시장과 자산가격은 경제지표, 금리, 유가, 환율 및 지정학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