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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빈티지는 선명한 산도에 풍미 풍부할 것”… 캘리포니아 와인, 11월 초 수확 마무리
  • 임요희 기자
  • 등록 2025-12-20 16: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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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와인. 응축미와 균형감 동시에 갖출 것”

캘리포니아 와인용 포도 수확이 큰 변동 없이 11월 초에 마무리되었다. [사진=와인인]

캘리포니아 와인용 포도 수확은 큰 폭염 없이 비교적 예측 가능한 흐름 속에서 길고 안정적인 생장기를 거쳐 11월 초에 마무리되었다. 

 

캘리포니아주 전역에 걸쳐 서늘한 봄과 온화한 여름이 이어지면서 천천히, 고르게 성숙한 포도는 2025 빈티지에 대한 전반적인 기대감을 높였다.

 

캘리포니아 와인 생산자들은 2025년 와인이 응축미와 균형감을 동시에 갖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레드와인은 깊이와 구조감이, 화이트 와인은 생동감과 정교함이 특징이다.

 

세인트 헬레나 알파 오메가 와이너리(Alpha Omega Winery)의 와인메이커 멜리사 패리스는 “2025년 와인은 풍성함보다는 우아함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며 “절제미와 포도밭 고유의 개성이 강조되는 빈티지”라고 평가했다.

 

센트럴 밸리 역시 온화한 생장기 덕분에 초기부터 빈티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클락스버그의 보글 패밀리 와인 컬렉션(Bogle Family Wine Collection)에서 포도 재배 총괄을 맡고 있는 크리스 스미스는 “초기 품종부터 색과 풍미의 발현이 뛰어났고, 시즌 초반부터 품질이 매우 높았다”고 전했다.

 

수확 시작 시점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노스 코스트 소노마 카운티의 램스 게이트 와이너리(Ram’s Gate Winery)의 경우, 카르네로스 지역의 포도는 8월 25일부터 수확을 시작했으나, 해안에 가까운 포도밭의 성숙은 훨씬 더디게 진행됐다.

 

파소 로블스를 포함한 센트럴 코스트 및 내륙 지역의 기후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서늘한 봄 이후 7월은 관측 이래 가장 온화한 달로 기록됐으며, 수확은 평균보다 7~10일 늦게 시작됐다. 

 

호프 패밀리 와인(Hope Family Wines)의 포도밭 총괄 스테이시 시는 “올해 100℉(약 38℃)를 넘기는 날이 8일이나 있었는지조차 의문”이라며 “전혀 일반적이지 않은 해”였다고 말했다.

 

수확 시 낮은 브릭스 수치는 레드 품종에서 뛰어난 풍미 발달과 선명한 색감을 이끌어 냈다.

 

9~10월 강우에도 캘리포니아의 재배자와 양조가들은 빠르게 대응했다.  [사진=와인인]

수확기 강우는 변수의 핵심이지만 9~10월 강우에도 캘리포니아의 재배자와 양조장들은 빠르게 대응했다. 

 

러시안 리버 밸리와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에 포도밭을 보유한프리먼 와이너리(Freeman Winery)는 일부 과실을 조기에 수확한 뒤 덜 익은 포도를 선별하여 제거하는 전략을 택했다. 

 

와인메이커이자 공동 설립자인 아키코 프리먼은 “피노 누아는 낮은 브릭스에도 불구하고 풍미가 뛰어났고, 샤르도네 절반은 큰비 이후에 수확했지만 재배자들이 문제 있는 송이를 모두 제거해 매우 훌륭한 포도를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램스 게이트와 같은 일부 와이너리는 공기 순환을 개선하고 곰팡이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 포도 재배 구역을 개방했다.

 

패리스는 “나파 밸리의 비는 특히 배수가 좋은 포도밭에서 카베르네 소비뇽의 풍미에 입체감을 더하고 응축도를 높였다”며 “올해는 품질보다는 타이밍과 팀워크가 더 큰 시험대였고, 인내만큼이나 민첩함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금 일깨워준 해였다”고 말했다.

 

서늘한 기후 덕분에 여러 지역에서 포도는 낮은 당도에서 완숙에 도달했다. 그 결과 2025년 와인은 생동감과 복합미를 동시에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프리먼은 “2025 빈티지는 우아하면서도 풍미가 풍부한 와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닐슨은 특히 샤르도네, 피노 블랑, 소비뇽 블랑에서 뛰어난 산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레드와인은 긴 숙성 기간 덕분에 입안에서 텐션과 에너지를 보여주고 늦게 수확한 품종일수록 깊은 색감과 응축미, 섬세함이 돋보인다. 나파 밸리의 카베르네 소비뇽과 카베르네 프랑은 깊은 색감과고운 질감, 우아한 타닌 구조를 갖췄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비뇽 블랑은 밝은 시트러스와 핵과류 풍미를, 샤르도네는 텐션과 미네랄리티를 보여준다. 센트럴 코스트에서도 화이트 품종의 에너지와 레드 품종의 뛰어난 색감과 풍미 강도가 보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와이너리는 공기 순환을 개선하고 곰팡이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 포도 재배 구역을 개방했다. [사진=와인인]

일부 와인메이커의 경우 강우 영향을 피하기 위해 샤르도네를 평소보다 낮은 당도에서 수확하면서 2025 빈티지는 한층 더 밝고 생동감 있는 스타일로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J. 로어 빈야즈 & 와인즈(J. Lohr Vineyards & Wines)의 양조 부사장 스티브 펙은 “보다 신선한 스타일의 와인이 일부 등장할 것”이라며 “알코올 도수가 14.5%에 가까운 수준이 아니라 13.5%를 약간 웃도는 정도가 될 수 있는데 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현대적인 와인 스타일과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그가 특히 인상 깊다고 꼽은 것은 파소 로블스 레드 와인의 완성도다. 펙은 “우리의 20달러대 카베르네 소비뇽은 50달러대 와인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며 “올해 파소 로블스에서는 정말 이상적인 균형을 이뤄냈다”고 덧붙였다.

 

임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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