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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필규 안보칼럼] 서울의 운명은 누가 결정하는가?
  • 박필규 편집위원
  • 등록 2026-01-29 15: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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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맹 개념의 변화… 동반자에서 조건부 파트너로
  • 해법은 워싱턴의 자비가 아니라 우리 의지에 있어
  • 안보는 정치적 신념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
2026년 미국의 전략 기조 변화는 동맹국에도 분명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은 모든 지역 분쟁에 자동으로 개입하는 국가가 아니며, 동맹 역시 무조건적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인식이 정책 전반에 반영되고 있다. 동북아시아 안보 환경은 더 이상 안이한 기대와 가설에 기댈 수 없는 험난한 영역에 들어서게 되었다.

한국에 이어 일본을 방문한 엘브리지 콜비(왼쪽)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28일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을 만나 지역 안보 환경과 미·일 간 안보·방위 협력 등에 대해 협의했다. [사진=연합뉴스, 콜비 차관 X 캡처]

2026년 미국의 전략 기조 변화는 동맹국에도 분명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은 모든 지역 분쟁에 자동으로 개입하는 국가가 아니며, 동맹 역시 무조건적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인식이 정책 전반에 반영되고 있다. 동북아시아 안보 환경은 더 이상 안이한 기대와 가설에 기댈 수 없는 험난한 영역에 들어서게 되었다. 

 

이 변화는 선언보다 먼저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그 첫 번째 사례가 일본이다. 일본에서 핵무장 가능성이 공개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은, 동북아 질서가 이미 새로운 단계로 넘어갔음을 보여준다.

 

키신저와 콜비의 상반된 논리… 동반자 개념 vs. 조건부 파트너

 

이 변화의 성격을 이해하려면 두 명의 미국 전략가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20세기 국제질서를 설계했던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의 핵전략은 강대국 간 충돌을 피하기 위한 관리의 논리를 근거로 한 것이었다. 키신저에게 핵무기는 사용하기 위한 무기가 아니라, 사용되지 않도록 설계해야 할 정치적 도구였다. 그는 동맹에 대한 방어 약속을 명확히 규정하기보다 일정한 모호성을 유지함으로써 상대가 계산하기 어렵게 만들고, 그 자체를 억제력으로 삼았다. 동맹은 비용이 들더라도 유지해야 할 질서의 동반자 기둥이었다.

 

반면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전쟁부) 정책담당 차관의 논리는 전혀 다른 관점을 보여준다. 콜비는 미국 본토가 직접 핵 위협에 노출된 다극 경쟁 환경을 전제로 전략을 설계한다. 그에게 억제는 의지나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 구조의 문제다. 미 본토의 생존이 걸리는 상황에서 동맹 방어는 자동이 아니라 조건부 선택이 된다. 이 관점에서 동맹은 신뢰의 상징이 아니라, 미국의 부담을 줄여주는 능력을 갖출 때 유지되는 조건부 파트너다.

 

이 차이는 한국 안보에 대해서도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다. 과거에는 동맹 간의 신뢰 자체가 억제력의 핵심이었지만, 지금은 동맹국이 스스로 공격을 억제할 수 있는 자율적 능력을 갖추는 것이 억제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이 흐름을 읽지 못하면 안보 논쟁은 현실과 어긋날 수밖에 없다.


핵 무기화 가능한 일본과 달리 핵 찬반 논쟁 매몰된 한국

 

일본은 이미 이 변화를 행동 지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의 핵무장 논의는 감정적 반응이나 돌발적 선택이 아니다. 일본은 대규모 플루토늄 재고, 완성된 핵연료 처리 기술, 고도화된 미사일·우주 기술을 갖춘 국가다. 결심만 선다면 단기간 내에 핵 무기화가 가능한 구조를 오래전부터 제도적으로 관리해 왔다. 일본의 선택이 국제사회에서 도발로 인식되지 않는 이유는 핵 관련 기술을 숨기지 않고, 관리 가능한 잠재력으로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이 변화는 한국에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진다. 일본이 핵무장 혹은 핵에 준하는 전략적 지위를 갖는 순간, 동북아의 힘의 균형은 근본적으로 바뀐다. 그 상황에서 한국만이 비핵 상태로 남는다면, 한국의 안보는 미국의 의지와 일본의 선택에 동시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로 전락한다. 이는 주권 국가의 안보 설계로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의 논쟁은 여전히 핵무장 찬반이라는 단순한 구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핵의 보유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변국의 군사적 선택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일본이 핵을 검토하는 이유는 공격을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가 공격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한국 역시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

 

해법은 감정 아닌 준비… 핵 잠재력 갖춰야

 

현실적인 해법은 경비와 감정이 아니라 준비다. 즉각적인 핵무장 선언은 국제적 부담이 크지만, 핵 잠재력조차 갖추지 못한 상태로 남는 것 또한 위험하다. 핵연료의 ‘전체 생애주기’를 염두에 둔 핵연료 주기의 기술적 완성, 재처리와 농축에 대한 단계적 권한 확보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동시에 현대 억제의 중심은 핵탄두의 수가 아니다. 인공지능과 사이버 기술을 결합한 지휘·통제 교란 능력, 발사 이전 단계에서 상대의 결정을 무력화하는 기술은 핵무기 못지않은 억제력을 갖는다. 일본이 이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제사회의 우려를 관리하는 방식 역시 중요하다. 일본은 핵 잠재력을 공개적으로 제도적 차원에서 관리해 왔으며,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 체계 안에서 기술을 유지해 왔다. 숨기는 핵은 불안을 낳지만, 관리되는 잠재력은 억제력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이제 한국은 선택의 시간을 맞고 있다. 일본의 핵 논의는 외부 변수가 아니라, 한국 안보 구조를 직접 바꿔야 하는 요인이다. 서울의 운명은 워싱턴의 자비와 도쿄의 선택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계산을 하고 어떤 준비를 하느냐에 달려 있다. 

 

안보는 정치적 신념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다. 국가 생존이 의무가 되는 시대, 핵무장과 핵우산이라는 이분법을 넘어설 때다. 정부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한다.

 

박필규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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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sgvvv22026-01-29 17:27:57

    위 본문에 . .  .( 정부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한다.) 이재명 정부에게 뭘 촉구한다는 말이요 ?
    이재명 정부가 좌익 정부임을 알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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