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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HMM 나무호 사건’으로 드러난 ‘한미동맹 이상 징후’와 ‘10가지 질문’
  • 김영 기자
  • 등록 2026-05-11 13: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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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는 이란 공격 지목, 정부는 “예인 뒤 확인”
  • 위성락 “피격 확실치 않다” 나흘 뒤 외부 타격 발표
  • 국회, 미국 정보 공유·CCTV 확보 시점 따져야

정부가 4일 중동의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벌어진 HMM 소속 화물선 나무호 폭발 및 화재와 관련해 미상의 비행체가 HMM 나무호 선미를 1분 간격으로 두 차례 타격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정부 합동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현장 조사단이 기록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닷새 뒤 확인된 ‘피격’

 

HMM 나무호 폭발·화재 사건의 핵심은 사고 원인이 아니다. 

 

“정부는 왜 나무호 피격 확인을 닷새나 늦췄을까, 한미동맹에는 이상이 없는가”라는 안보적 질문을 남겼기 때문이다.

 

미국은 사건 직후 이란의 공격을 언급했지만, 한국 정부는 “예인 후 확인”과 “피격이 확실치 않다”는 설명을 거쳐 5월10일에야 미상 비행체 2기의 외부 타격을 공식 확인했다. 


이 시간차는 단순한 발표 지연이 아니다. 정부가 언제 피격 가능성을 인지했는지, 미국으로부터 어떤 정보를 받았는지, 나무호 CCTV 영상은 언제 확보·분석했는지 확인해야 할 안보 사안이다.

 

정부는 5월10일 나무호 사고가 미상 비행체 2기의 타격에서 비롯됐다고 발표했다. 


외교부는 정부 합동조사 결과 미상 비행체 2기가 나무호 선미 좌현 평형수 탱크 외판을 약 1분 간격으로 두 차례 타격했다고 밝혔다. 


CCTV 영상에 비행체가 포착됐고, 선체 외판에는 폭 5m, 길이 7m 규모의 파공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발사 주체와 정확한 기종, 물리적 크기는 특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쟁점은 ‘피격이 있었느냐’가 아니라, 정부가 언제부터 피격 가능성을 알았고 왜 닷새 뒤에야 이를 공식 확인했느냐로 옮겨간다.

 

미국은 먼저 이란을 지목했다

 

문제는 5월10일 발표가 사고 직후 정부 입장과 다르다는 점이다.  


외교부는 5월5일 나무호 탑승자 24명 모두 피해가 없고 화재도 진압됐다고 발표하면서도, 정확한 사고 원인은 선박을 예인한 뒤 피해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파악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점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한국 화물선을 포함한 무관한 국가 선박에도 공격을 가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의 5월 6일 발언은 더 중요하다. 


위 실장은 나무호 폭발 사건과 관련해 “정보를 추가 검토해보니까 피격이 확실치 않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나흘 뒤 정부 합동조사 결과는 미상 비행체 2기의 외부 타격이었다. 


그렇다면 위 실장이 말한 ‘추가 검토 정보’가 무엇이었는지, 그 정보에 미국 측 판단, 선박 CCTV, 선장·선원 보고가 포함됐는지를 국회가 확인해야 한다.


정부 입장은 어떻게 바뀌었나


이 시간표가 보여주는 핵심은 하나다. 


미국은 초기에 이란 공격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고, 한국 정부는 예인 뒤 확인과 피격 불확실 설명을 거쳐 닷새 뒤 외부 타격을 확인했다. 


이 공백이 바로 한미 정보공유 여부와 정부의 초기 판단 과정을 묻는 근거다.


CCTV는 언제 확인했나


정부가 5월5일 이미 선원 안전과 화재 진압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는 선박 측과 최소한의 연락망이 작동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당시 선장·선원에게 외부 충격, 폭발음, 접근 물체, CCTV 존재 여부를 확인했는가. 5월10일 발표의 핵심 근거 중 하나가 CCTV 영상이었다면, 그 영상이 언제 확보됐고 언제 분석됐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물론 선박 CCTV 영상이 사고 직후 곧바로 전송 가능했는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선내 통신 상태, 장비 손상, 데이터 저장 방식, 위성통신 여건에 따라 실시간 확보가 어려웠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국회가 따져야 할 부분이다. 


정부가 선박과 연락하고 있었다면, CCTV 영상 존재 여부를 언제 알았고, 영상 또는 캡처 화면을 언제 요청했으며, 왜 5월 6일 판단에는 반영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미 전쟁부 장관, ‘서울 접촉’ 질문에 ‘선박 접촉’ 답변 훼피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의 발언은 한미 정보공유 논란을 더 키운다. 


미 전쟁부 5월5일 브리핑에서 한 기자는 “이란에 맞은 것으로 보도된 한국 선박”에 관한 정보를 물으면서 “서울은 이 문제와 관련해 미군과 접촉하고 있느냐”고 질문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서울과의 접촉 여부는 확인하지 않고 “그 선박과 접촉하고 있다”며, 미 중부사령부와 해상 통항·연락 조정 라인이 접촉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런 표적화는 이란이 하는 일의 무차별적 성격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답변은 ‘서울 패싱’ 우려의 근거가 된다. 


단정할 수는 없다. 미국이 한국 정부에 별도 채널로 정보를 제공했을 가능성도 있다. 


군사정보는 출처와 수집 수단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공개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공개 브리핑상으로는 미국이 확인한 것은 ‘서울과의 정보공유’가 아니라 ‘선박과의 접촉’이었다.


헤그세스 장관은 ‘서울 접촉’ 질문에 어떻게 답했나

 

미 전쟁부가 공개한 2026년 5월 5일 브리핑 전문에는 나무호로 추정되는 한국 선박 피격 관련 문답이 실려 있다. 

질문자는 “이란에 피격된 것으로 보도된 한국 선박”에 대한 정보를 물으면서, 동시에 서울이 미군과 접촉하고 있는지를 질문했다. 

그러나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은 한국 정부와의 접촉 여부를 직접 확인하지 않았다.

 

<질문 핵심 원문>

“Is Seoul in contact with the U.S. military about it?”

“서울은 이 문제와 관련해 미군과 접촉하고 있습니까?”

 

<헤그세스 답변 핵심 원문>

“We’re in contact with that ship…, CENTCOM … and the Maritime Coordination Forces are in touch.”

“우리는 그 선박과 접촉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미 중부사령부와 해상 통항·연락 조정 라인이 접촉 중입니다.”

 


국회가 확인해야 할 안보 사안


나무호 사건을 둘러싼 쟁점은 네 가지다. 


첫째, 미국이 관련 정보를 한국 정부에 제공했지만 한국 정부가 공개를 유보했을 가능성이다. 


둘째, 미국이 공개적으로는 이란을 지목했지만 한국 정부에는 충분한 근거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을 가능성이다. 


셋째, 미국의 작전상 판단과 한국 정부의 공식 발표 기준 사이에 차이가 있었을 가능성이다.


넷째, 한국 정부도 피격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감췄을 가능성


어느 경우든 그냥 넘어갈 사안은 아니다. 


나무호는 한국 기업이 운용하는 선박이고, 한국 국적 선원 6명을 포함해 24명이 탑승했던 선박이다. 한국 관련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외부 타격을 받았고, 미국 최고위급은 이를 이란의 공격 또는 이란의 무차별적 표적화와 연결했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닷새 뒤에야 외부 비행체 타격을 확인했고, 공격 주체는 특정하지 않았다.


한미동맹의 이상 징후는 매우 중요한 안보 문제다. 


이 사건을 통해 드러난 것은 정부 발표의 표현 차이가 아니라, 한미 간 위기 정보공유가 실제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사실 확인의 필요성이다. 


동맹은 공동성명이나 군사훈련만으로 증명되지 않는다. 


한국 선박이 전략 해협에서 공격받았을 때 미국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그 정보가 한국 정부에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한국 정부가 왜 곧바로 피격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는지는 국회가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정보위원회는 정부를 상대로 미국으로부터 어떤 정보를 언제, 어떤 경로로 제공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증인으로 불러 5월 6일 발언의 근거를 따져야 한다. 위 실장이 말한 ‘추가 검토 정보’가 무엇이었는지, 그 정보에 미국 측 판단과 선박 CCTV, 선장·선원 보고가 포함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에게 확인해야 할 질문 10가지


1. 5월 6일 “정보를 추가 검토했다”고 밝힌 ‘정보’는 무엇이었나.

2. 그 정보에 미국 측 군사·정보 당국의 자료가 포함됐나.

3.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한국 정부에 이란 공격 판단의 근거를 전달했나.

4. 나무호 선장·선원과의 연락 내용은 언제, 어떤 경로로 국가안보실에 보고됐나.

5. 나무호 CCTV 영상의 존재와 확보 가능성은 언제 파악했나.

6. 5월6일 판단 당시 CCTV 영상 또는 캡처 화면을 확보했나.

7. 확보하지 못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8. 5월10일 ‘미상 비행체 타격’ 결론으로 바뀐 결정적 근거는 무엇인가.

9. 한국 정부가 공격 주체를 특정하지 않은 이유는 정보 부족인가, 공개 제한인가, 외교적 유보인가.

10. 헤그세스 장관이 ‘서울 접촉’ 질문에 ‘선박과 접촉’이라고 답한 것과 관련해, 실제 한미 정보공유 채널은 작동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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