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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칼럼] “고개 숙이는 순간 물어뜯긴다”
  • 박주현 작가
  • 등록 2026-05-22 20:2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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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을 가진 정상인들의 가장 치명적인 착각은, 진정성 있는 사과가 갈등을 봉합할 것이라는 순진한 믿음이다. 

 

스타벅스 ‘탱크 텀블러’ 사태에서 신세계 정용진이 보여준 재빠른 대국민 사과와 대표이사 해임은, 이 비루해져버린 상식이 좌파의 ‘떼법’ 앞에서는 완벽한 자해 행위임을 증명한 오답 노트다.

 

좌파에게 사과란 ‘영원한 백지청구서’

 

우파 정치인과 기업인들은 맹목적 광기를 무기로 삼는 좌파의 생태계를 너무도 모른다. 좌파 진영에서 상대의 사과란 용서와 화해의 마침표가 아니다. 그것은 영원히 뜯어먹힐 ‘백지 청구서’에 스스로 서명하여 넘겨주는 짓이다.

 

과거를 건조하게 복기해 보라. 전두환의 손자가 광주에 내려가 무릎을 꿇고 5·18에 사과했을 때, 그들은 “이제 원이 없다” 했지만 진심으로 용서하고 털어냈는가. 

 

제주 4·3 사건에 대해 국가 차원의 공식 사과가 수없이 쏟아졌을 때, 그들의 한은 풀리고 분노는 멈추었던가. 천만의 말씀이다. 사과는 갈등을 끄는 물이 아니라, “네가 스스로 잘못을 인정했으니 이제 계속 배상하고, 특권을 내놓고, 영원히 굴종하라”며 끝없이 타오르는 투쟁의 땔감일 뿐이다.

 

텀블러 이름이 탱크라는 이유로 조 단위의 광주 무등산 개발과 광천터미널 사업을 불매하겠다는 시민단체들의 본심도 정확히 이와 같다. 그들의 발작은 추모가 아니라, 거대한 지역 이권 사업에서 도덕적 우위와 통제권을 쥐어흔들기 위한 정교한 ‘정치적 삥뜯기’다. 

 

사과 대신 좌파 문법 그대로 되돌려 줘야

 

이 무자비한 사냥개들 앞에서 “세심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이는 순간, 사과는 곧 역사 모독을 인정하는 자백이 되고 그들은 더욱 잔인하게 기업의 숨통을 물어뜯게 된다.

 

그렇다면 진영 논리의 정글에서 좌파들은 어떻게 살아남는가. 그들은 자신들의 추악한 망언과 범죄 앞에서도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이것이 그들의 주무기다.

 

정용진은 얄팍한 사과문을 쓸 것이 아니라, 이 뻔뻔한 좌파의 생존 문법을 그대로 복사해서 휘둘렀어야 했다. 그저 기존에 팔던 제품을 내놓았을 뿐인데 왜 난리냐며 눈을 부릅뜨고, 이재명과 좌파 진영의 전매특허인 “오해다” “맥락을 보라”는 고함을 쳤어야 맞다. 

 

한발 더 나아가 이재명이 툭하면 써먹는 수법 그대로, “단순한 텀블러 마케팅을 5·18 폄훼로 몰아가는 것은 명백한 악의적 영업방해이자 가짜뉴스”라며 당장 고소장부터 날리겠다고 했어야 살아남기 수월했을 게다.

 

잘못을 저지른 상대를 향해 예의 바르게 사과부터 박는 것은 상식적인 ‘정상인’들의 미덕일 뿐이다. 그러나 좌파의 떼법이 지배하는 판에서 정상인의 룰을 고집하는 것은 그저 훌륭한 먹잇감이 되겠다는 호구 선언이다.

 

우파 정치인과 기업들이 뼈에 새겨야 할 교훈은 단 하나다. 설령 사과할 만큼 명백한 잘못을 했더라도, 일단 우기고 보라. 오해라고 소리치고 맥락을 자르지 말라며 역공하라. 

 

안 되면 가짜뉴스로 고소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아라. 저들처럼 뻔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좌파에게 사과를 바치는 것은 촌극의 끝이 아니라, 숨통을 조이는 무한대의 청구서가 날아오는 지옥의 시작일 뿐이다.





◆ 박주현 작가

 

작곡가, 음악감독, 칼럼니스트, 수필가. 페이스북에서 정치, 시사,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해 수많은 이의 공감을 얻고 있다. 에세이집 ‘폭풍의 바다를 건너다’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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