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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작가칼럼] 무능한 권력자들의 못 말리는 아집
  • 박주현 작가
  • 등록 2026-06-27 12: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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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배의 원인 분석도 못 하고 선수 탓만 하고
  • 물가 오른 이유가 유동성인데 또 추경이라고?

패배의 원인 분석도 못 하고 선수 탓만 하는 홍명보(왼쪽). 물가 올랐는데 또 돈 풀겠다는 이재명. [사진=연합뉴스]

요즘 대한민국 평범한 시민들을 관통하는 가장 서늘하고도 보편적인 정서는 분노를 넘어선 일종의 ‘경이로움’이다. 뉴스와 스포츠 중계를 번갈아 보던 사람들은 어느 순간 맥이 탁 풀리며 헛웃음을 뱉는다.

 

“저 따위가 리더라면, 차라리 내가 해도 저것보단 낫겠다.”

 

이 참담하고도 유쾌한 국민적 자각을 이끌어 낸 두 명의 주역이 있다.

 

먼저 벤치를 점령한 꼰대, 홍명보다. 

 

전술은 찾을 수 없고 고집만 느껴지는 선수 기용에 낡은 백패스만 고집하다 슈퍼스타의 피땀과 피날레를 허공에 날려버리기 직전이다. 

 

전술 부재 상태에 빠진 채 자신이 아는 단 하나의 낡은 방식만 우겨대는 지독한 아집. 우리는 이 그라운드의 비극에서 무능력의 가장 전형적인 쌩얼을 확인했다.

 

그런데 고개를 돌려 여의도를 보면, 이 처참한 무능의 완벽한 데칼코마니가 국가의 운전대를 쥐고 있다. 이재명의 국정 운영 매뉴얼 역시 홍명보의 백패스처럼 단 한 줄로 요약된다. 

 

‘무조건 빚을 내어 돈을 푼다.

 

건조하게 그의 궤적을 복기해 보라. 동의하진 않치만 내란을 극복하는데도, 민생이 어려워져도, 심지어 중동 전쟁과 고물가의 여파를 막겠다며 또 전쟁 추경을 강행했다. 도합 58조 원이다.

 

이젠 심지어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부품인 GPU를 확보해야 한다는 첨단 미래 기술의 화두 앞에서도, 이 권력자의 입에서 튀어나온 유일한 해법은 “곧 추경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1차원적 반사신경이었다. 

 

망치를 쥔 자에게는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이듯, 포퓰리즘에 뇌수를 절인 자에게는 국가의 모든 위기가 그저 빚을 내어 표를 매수할 ’추경의 명분‘으로만 보이는 것이다.

 

어떤 문제가 생기던 해답이 추경 단 하나뿐 이라면 정부가 대체 왜 필요한가?

 

AI 산업의 경쟁력은 규제 철폐와 전력망 확보, 그리고 세제 혜택이라는 복합적인 인프라 혁신에서 나온다. 그런데 국가가 빚을 내어 그래픽카드를 사재기하겠다는 이 조악한 발상 앞에서는 차라리 말문이 막힌다. 

 

복잡하게 얽힌 경제의 인과율을 풀어낼 산업에 대한 이해가 아예 존재하지 않으니, 오직 ’국가 예산으로 물건을 사서 꽂아준다‘는 조선시대식 배급주의 밖에는 떠올리지 못하는 것이다.

 

대안을 사유할 능력이 없는 자들의 공통점은 언제나 오만하다는 것이다. 축구판의 꼰대가 무늬만 쓰리백 ’원툴‘ 전술로 경기를 망치듯, 여의도의 파시스트는 추경이라는 낡은 약병 하나만 쥐고 국가 경제의 척수를 마비시키고 있다. 

 

실패가 뻔히 보이는데도 유연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자신이 아는 얄팍한 요행 하나에만 집착하는 아집.

 

무능은 그저 한 개인의 슬픈 한계일 뿐 죄가 아니다. 그러나 그 처참한 무능과 고집이 완장을 차고 타인의 운명을 결정지을 때, 그것은 거대한 국가적 테러가 된다.

 

패배의 원인 분석도 못 하고 선수 탓을 하고, 물가가 오른 이유가 유동성인데 또 추경을 한다. 

 

이 지독하게 빈곤한 철학을 가진 두 명의 권력자 아래서, 2026년의 대한민국은 국민들이 매일같이 텔레비전을 보며 “내 지능이 저들보다 낫다”며 씁쓸하게 안도해야 하는 삼류 코미디의 무대로 전락하고 말았다.





◆ 박주현 작가

 

작곡가, 음악감독, 칼럼니스트, 수필가. 페이스북에서 정치, 시사,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해 수많은 이의 공감을 얻고 있다. 에세이집 ‘폭풍의 바다를 건너다’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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