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규(오른쪽)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에게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재개 가능성을 묻고 있다. 노 처장은 “현 재판장이 재판 진행이 헌법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면 소송을 진행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사진=시사포커스TV 화면 캡처]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재판 중단 근거를 묻는 국회 질의에 ‘담당 재판부의 소송지휘권’이라는 답변을 반복해 온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결국 새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재판 중단의 법적 근거를 밝히지 않았던 노 처장은 31일 예결위 비경제부처 부별심사에서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현 재판장이 재판 진행을 헌법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면 소송을 진행할 수 있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을 중단했던 서울고법 형사7부 재판장은 이재권 부장판사에서 구회근 부장판사로 이미 바뀌었다. 재판 중단이 헌법에 따라 자동으로 발생한 확정적 결과가 아니라 당시 재판부의 소송지휘에 따른 것이며, 현 재판부가 헌법 제84조의 적용 범위를 달리 판단하면 공판을 재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25일엔 답변 피하고 31일엔 “진행 가능”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5일 예결위에서 헌법 제84조의 ‘소추’가 공소제기를 뜻한다는 점을 들어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가 이미 제기됐는지 물었다. 노 처장은 “제기된 상태”라고 인정했다.
윤 의원이 이미 기소된 사건의 재판까지 중단한 법적 근거를 묻자 노 처장은 “대통령으로서 국가원수의 지위와 국정 수행에 대한 지장 여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담당 재판부에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헌법 제84조의 ‘소추’에 기존 재판까지 포함되는지에 대한 법리 대신 ‘담당 재판부 판단’을 반복한 것이다.
31일 김 의원은 이 논리를 역으로 파고들었다.
노 처장이 재판 진행 여부는 각 재판부가 소송지휘권에 따라 판단할 문제라고 답하자 김 의원은 “재판장이 바뀌었다면 새 재판장이 재판을 진행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노 처장은 특정한 헌법 해석이 옳은지에 관해서는 답하기 어렵다면서도 판단 주체가 담당 재판부라는 점은 인정했다. 김 의원이 “현 재판장이 재판 진행이 헌법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면 소송을 해도 된다는 뜻이냐”고 최종 확인하자 노 처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노 처장이 재판을 즉시 재개해야 한다는 법적 판단을 밝힌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 재판부가 헌법 제84조의 적용 범위를 다시 판단하고 공판을 열 수 있다는 점은 확인한 것이다.
중단 결정한 재판부는 올 초 이미 교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5년 5월1일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무죄판결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서울고법 형사7부는 첫 공판을 같은 달 15일로 정했다가 대선 이후인 6월18일로 연기했다. 이 대통령이 당선되자 헌법 제84조에 따른 조치라며 기일을 다시 ‘추후 지정’했다. 이후 공판은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이재권 재판장과 송미경·박주영 고법판사로 구성됐으며 주심은 송미경 판사였다. 그러나 2026년 정기인사 이후 구회근 재판장과 김은구·박주영 판사로 바뀌었다. 종전 조치에 참여한 법관 가운데 현재 남아 있는 사람은 박주영 판사뿐이다.
재판부 교체가 종전 조치를 자동으로 무효화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267조에 따라 구회근 재판장은 직권으로 공판기일을 정하고 헌법 제84조의 적용 범위를 다시 판단할 수 있다.
불소추특권 확대해석 경계한 노경필
노 처장의 답변은 자신이 참여한 대법원 판결과도 연결된다.
대법원 제3부는 지난 7월9일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인 2026도6500 판결에서 헌법 제84조의 ‘형사상 소추’를 원칙적으로 공소제기로 정의했다. 불소추특권은 법 앞의 평등원칙에 대한 예외이므로 적용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도 제시했다.
재판에는 이흥구·이숙연·노경필 대법관이 참여했으며 공개된 판결문에는 별개의견이나 반대의견이 없었다.
이 판결이 취임 전에 기소된 현직 대통령의 재판을 계속할 수 있다고 직접 판단한 것은 아니다. 직접적인 쟁점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의 허용 범위였다.
그럼에도 ‘소추’를 공소제기로 정의하고 ‘불소추특권의 확대해석을 경계’한 이상, 취임 전에 이미 제기된 공소의 유지와 재판까지 당연히 중단해야 한다는 해석은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일지정 신청 없는 검찰…후임 담당도 미확인
현 재판부는 직권으로 기일을 정할 수 있지만, 재판의 또 다른 당사자인 검찰도 재판부에 판단을 요구할 수 있다.
서울고검 공판부는 형사7부에 공판기일 지정 신청서나 재판 속행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 이는 대통령을 새로 기소하는 행위가 아니라 기존 공소를 유지하는 절차다.
그러나 한미일보 취재 결과 서울고검은 8월31일까지 기일지정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 사건의 종전 담당 검사가 퇴직한 것으로 취재 과정에서 파악됐지만 후임 공판검사 지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미일보는 대검찰청에 현재 공소유지 담당자가 누구인지, 후임 검사가 지정됐는지, 기일지정 신청 계획이 있는지를 질의했으나 기사 작성 시점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검찰은 후임 검사 지정 여부와 기일지정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를 밝혀야 한다. 후임 검사가 지정되지 않았다면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돌려보낸 사건이 담당 검사도 없이 방치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노 처장의 답변으로 현 재판부가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해졌다. 중단 결정을 내린 재판장은 이미 떠났고, 소추의 의미와 불소추특권의 확대해석을 경계한 대법원 판결도 나왔다.
그런데도 구회근 재판부는 공판기일을 지정하지 않고 서울고검은 재판부에 판단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미 기소된 사건의 재판이 언제까지 중단돼야 하는지, 검찰과 법원은 명확한 법률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법 앞의 평등은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을 적용하라는 명령이고, 정의는 판단해야 할 때 판단하는 데서 시작한다. 검찰도 사법부도 이 원칙을 구현할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법 앞의 평등과 정의 구현을 망설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제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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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제68조 제2항은 판결로 대통령 당선자의 자격이 상실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재명에 대한 재판은 중단•정지되지 않고 헌법에 따라 속행되어야 한다.
즉 법원은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있도록 ‘대통령 재임 중’ 내란•외환죄처럼 국가의 존립을 해치는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아닌 한 재직 중 형사소추를 못하게 하는 헌법 제84조(—>주어를 ‘대통령은’이라고 규정하여, ‘대통령 재임 중’에 저지른 범죄에 적용)가 아니라, 대통령 당선 전에 범죄를 저지른 경우 피선거권 자체를 제한하여 자격 미달의 범죄자가 대통령직을 수행해서 나라를 어지럽히는 것을 막기위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당선 전’ 범죄에 대한 판결로 대통령 자격을 잃은 경우 등의 보궐선거를 규정한 헌법 제68조 제2항(—>‘대통령 당선 전’에 저지른 범죄에 적용)에 따라 멈춰선 이재명 재판을 즉시 속행해야 한다.
요컨대 지금 문제가 된 이재명 재판에 적용될 헌법 조항은 대통령 재임 중에 저지른 범죄에 관한 제84조가 아니라 대통령 당선 전에 저지른 범죄에 관한 제68조 제2항이므로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인, 이재명이 대통령 당선 전에 저지른 범죄에 대한 모든 재판은 즉시 속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