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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필규 칼럼] 양자기술 전략으로 ‘회색지대’ 전술 무력화 방안
  • 박필규 객원논설위원
  • 등록 2025-11-21 20:5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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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매모호한 도발을 감지하고 실시간 대응하는 ‘양자기술’ 전략


비무장지대(DMZ). 연합뉴스TV 캡처 

객원논설위원·육사 40기최근 군사·안보 용어 중에 자주 거론되는 '회색지대 전술'은 상대방의 법적·군사적 기준을 흐리고 즉각적인 대응을 어렵게 만들어 점진적으로 전략적 이익을 확보하는 진화된 군사 방식이다. 이는 싸우지 않고 적국의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비대칭 전술이자, 정면 충돌 없이 집요하게 상대의 의지를 꺾고 혼란을 유도해 스스로 무너지게 만드는 이이제이 방식이다. 


1. 회색지대 전술의 뿌리와 접목 사례


  회색지대 전술의 공통 목적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전법, 국제 규범의 경계를 교묘히 넘나들며 상대의 대응을 지연시키는 전술, 점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침탈 기술이다.


회색지대 전술은 고대 중국의 『손자병법』의 싸우지 않고 이기는 부전승(不戰而勝) 전략에서 출발한다. 중국은 걸프전(1991)과 코소보 전쟁(1999)을 보면서 기존 군사 중심 전략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군사력 중심의 전쟁 개념’을 뛰어넘는 비대칭·비군사 전략의 필요성을 절감하던 중에 중국군 출신들(장량과 왕샹수)이 군사·비군사 수단을 모두 활용해 전통적 전쟁의 한계를 초월하는 ‘무제한 전쟁’인 초한전(超限戰)이론을 정립하였다. 


중국의 초한전은 인접 국가 대상의 ‘일대일로’ 경제적 침탈로부터 영향력 있는 국가에 대한 국가 부정선거 개입, 물리적 침탈까지 영역이 다양하다. 남중국해에서 인공섬을 건설한 후 해경과 민병대를 배치해 민간과 군의 경계를 흐리며 사실상 영유권을 확보했다. 서해 잠정조치수역에 불법 철골 해양 구조물 2기를 설치하고 중국어선을 단속하는 우리 해경을 위협하는 등 법적 모호성을 활용한 고강도 도발을 반복하고 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점령 당시 정규군임을 밝히지 않은 ‘녹색 인간들’을 투입해 우크라이나의 대응을 지연시킨 사례가 있다. 이는 ‘하이브리드 전쟁’ 개념의 군사력과 사이버·심리전을 결합한 회색지대 전술이다.  


2. 북한의 회색지대 전술 사례


  북한 역시 탄도미사일 도발 반복, 비무장지대(DMZ) 경계선 월선과 총격전, GPS 교란과 NLL 도발 등 도발이면서 전쟁은 아닌 방식으로 우리의 법적·군사적 기준을 흔들고 있다. 우리가 대응하기는 애매모호한 공간을 만들어 우리의 판단과 대응 기준을 흔드는 회색지대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 


북한은 경계선을 모르는 게 아니다. 경계선을 넘나들며 우리의 반응 속도와 경고 수위와 사격 규칙을 측정한다. 우리의 GOP 경계 병력이 몇 초 만에 움직이는지, 경고 방송이 어떤 톤으로 울리는지, 국제사회가 어느 수위에서 반응하는지를 일일이 기록한다. 이것은 실수가 아니라 유사시 기습을 위한 전투 제원 축적이며 전투 공간 측량이다. 


최근 국방부는 북한의 회색지대 전술을 모르는지? 알면서도 우리가 모르는 고도의 목적 때문인지? 정전협정 직후 설치된 군사분계선(MDL) 표식물 상당수가 유실되면서 남북의 경계 인식에 혼선이 생겼고, 이 때문에 북한군이 DMZ 안팎을 넘나드는 일이 반복되고 있으니 표식물을 확인하고 기준선을 다시 정하자는 취지의 군사회담을 제의했다.  

 

대한민국은 지금 회색 전술을 구사하는 북·중·러의 영향을 받고 있다. DMZ는 경계지대가 아니라 심리전의 무대인 회색지대로 바뀌었다. 경계선이 희미해서 생기는 충돌이라면 표식을 세우면 해결되지만, ‘표식물 혼선’이 아니라 ‘우발충돌을 유도하려는 전략적 압박’이라면 엄청난 계략에 빠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뒤 DMZ 일대를 국경화하고, 수십 명 단위로 월선을 반복하며 한국군의 대응 방식을 체계적으로 시험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대화가 아니라 월선 거리·규모·무장 여부에 따라 경고,차단,제압이 자동으로 작동하는 ‘자동 대응 교전 지침’이다. 


3. 최종 관찰자 입장에 서는 ‘양자기술’ 전략으로 ‘회색지대’ 전술을 격파


   회색지대 전술은 모호성과 비가시성을 무기로 삼는다. 이를 격파하기 위해선 양자 기술의 핵심인 ‘최종 관찰자’ 위치에서 모든 위협을 실시간 감지·분석할 수 있는 안보실 소속의 전략팀과 양자기술 기반 감시·통제 체계가 필요하다. 전략팀은 적의 입장에서 도발을 분석하고, 명확한 입장과 교전 규칙을 고수하여 적의 이중전술에 속지 말아야 한다. 


양자센서, 양자암호통신, 양자레이더 등 고도의 입체적 분석으로 회색지대 전술을 조기에 분석해서 공개하고 전략적 기민한 대응을 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적의 이중 위협을 ‘보이게’ 하는 통찰력으로 회색지대 전략의 핵심인 모호성과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 이는 기술적 우위에 기반한 비군사적 억제 전략으로 법적·군사적 모호성을 악용해 우리의 대응을 지연시키는 꼼수를 깨려면, 


첫째, 규칙과 대응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고 ‘자동 대응 교전 지침’을 구축해야 한다. 둘째, 도발 초기부터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해 회색지대 침투를 차단해야 한다. 셋째, 허위 정보·심리전에 대해선 사실 기반의 반박과 사이버 방어 강화로 맞서야 한다. 넷째, 국제 공조와 동맹 중심의 공동 대응과 군사력 외에도 외교·경제·기술을 결합한 융합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는 북한의 도발에 정밀 대응하고, 중국의 침탈 행위엔 외교적 다변화와 통합 안보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 전장을 군사로만 바라보는 단순한 생각을 버리고, 군은 분야별 전략 지침을 내려야 한다. 해양 침탈 관련 대응 및 통제 방책, 사이버 및 GPS 교란과 침투 대응, 군사 정보 보안, 경제·산업 기술 보호 등 모든 영역에 세부적인 대응지침을 세우고 훈련하여 더이상 회색 전술에 당하지 말아야 한다. 군은 경계선이 흐려질수록, 더 명확한 대책을 강구하길 바란다. 


한미일보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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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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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oomok2025-11-22 16:11:18

    한국은 무인기에 무인기로 대적하면 이적죄로 처벌받는 나라다. 디엠지에서 월선을 침범하더라도 경고사격이외는 이적죄에 해당한다. 혹여 경고사격도 실탄없이 공포탄으로 해야 할 것이다. 북한월경군이 맞아 도발을 유발하면 바로 이적죄로 3족멸 반역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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