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의 수도성곽'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전…등재신청 대상 선정
예비평가 '통과' 청신호…9월 신청서 초안→내년 초 최종 제출
"한반도 수도성곽 발전의 정점"…2027년 등재 여부 결정 전망
한양도성 숙정문 구간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김예나 기자 = 조선의 수도 한양을 방어하기 위해 쌓은 성곽 유적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도전한다.
국가유산청은 '한양의 수도성곽'(Capital Fortifications of Hanyang)을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등재 신청 대상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밟는 국내 절차의 마지막 단계다.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하려면 ▲ 잠정목록 ▲ 우선 등재 목록 ▲ 예비평가 대상 ▲ 등재 신청 후보 ▲ 등재 신청 대상 선정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양도성 백악산 구간 [서헌강 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양의 수도성곽은 600여 년의 시간과 역사를 품은 성곽 유적이다.
행정의 중심지였던 한양도성, 유사시 상황을 대비해 만든 북한산성, 백성의 피난과 장기전에 대비해 창고시설을 보호하고자 한 탕춘대성 등으로 구성된다.
서로 기능이 다른 포곡식 성곽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구조로 가치가 크다. 포곡식 성곽은 계곡을 포함해 산지, 구릉 등의 능선을 따라 축성한 성곽을 일컫는다.
지난해 유네스코 예비평가에서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로부터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의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받았다.
탕춘대성 성곽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가유산청은 "동북아시아 포곡식 성곽의 축성 전통과 창의적 계승, 한반도 수도성곽 발전의 정점을 보여주는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기존에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은 세계유산 등재를 각자 추진한 바 있다.
한양도성의 경우, 2012년 잠정목록에 오른 후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했으나 2017년 진행된 자문기구 심사에서 '등재 불가' 판단을 받아 신청이 철회됐다.
북한산성은 2018년 문화재위원회(현재 문화유산위원회)의 잠정목록 등재 심의에서 부결됐다.
이에 서울시와 경기도, 고양시 등은 국가유산청 권고에 따라 한양도성, 북한산성, 탕춘대성을 하나로 묶어 세계유산 등재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한양의 수도성곽 조선시대 순조∼철종 연간에 제작된 채색필사본 지도첩인 '좌해여지'(左海輿誌) 속 도성연융대북한산성합도 모습.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국가유산청은 올해 9월까지 각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 신청서 초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내년 1월 중 등재 신청서를 최종적으로 낼 예정이다.
자문기구 현지 실사와 자료 요청, 심사 등을 거쳐 세계유산 등재 여부는 2027년에 열리는 제4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각 지자체 및 관계기관과 협력해 한양의 수도성곽이 성공적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총 17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등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울산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대표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연합뉴스
[그래픽]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 (서울=연합뉴스) 박영석 김영은 김민지 기자 = 선사시대 사람들의 숨결이 깃든 바위그림인 울산 반구천의 암각화가 12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총 17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