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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 한미칼럼] 친윤을 올가미로 쓴 김태흠의 못난 정치
  • 김영 기자
  • 등록 2026-05-04 12: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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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석 책임론 꺼낸 김태흠, 심판자는 유권자다
  • 김태흠 직계 후보 출마한 보궐선거, 이해관계 빼고 볼 수 없다
  • 공천 기준은 ‘친윤 낙인’이 아니라 후보 경쟁력이어야 한다

김태흠 충남지사가 4일 예정했던 지사직 사퇴 및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태흠 충남지사의 정치가 너무 작아졌다.

 

김 지사는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충남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가능성에 반발해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오는 6일 예정했던 출마 선언 기자회견도 미뤘다. 

 

겉으로 내세운 명분은 정 전 실장의 정치적 책임론이다. 윤석열 대통령 비서실장을 마지막으로 지낸 인사라면 자숙해야 한다는 취지다. 당이 정 전 실장을 공천하면 탈당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말은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이 논리는 위험하다. 친윤이라는 이름표가 어느새 죄명처럼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진석 전 실장의 출마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그를 지지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 전 실장이 공주·부여·청양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는 김태흠 지사가 판정할 문제가 아니다. 

 

공천은 당의 절차가 판단하고, 당락은 유권자가 결정한다. 그것이 정당정치이고 선거다.

 

김 지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의견을 밝히는 데까지다. 

 

그런데 그는 의견을 넘어 압박을 택했다. 예비후보 등록 연기, 출마 선언 연기, 탈당 시사까지 꺼내 들었다. 이것은 유권자의 판단을 기다리는 정치가 아니라 공천판을 흔드는 정치다. 

 

더구나 이 지역에는 김 지사의 핵심 참모 출신인 김혁종 전 충남지사 비서실장이 이미 국민의힘 공천을 신청하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이 구도를 빼고 김 지사의 ‘자숙론’을 순수한 원칙론으로만 읽기는 어렵다.

 

정치에서 이해관계는 죄가 아니다. 자기 사람을 아끼는 것도 죄가 아니다. 문제는 그 이해관계를 원칙의 언어로 포장하는 데 있다. 

 

정진석 전 실장이 문제라면 공천관리위원회가 기준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 김혁종 전 실장이 경쟁력이 있다면 경선이나 공천 심사에서 증명하면 된다. 

 

그런데 현직 충남지사가 ‘친윤’이라는 올가미를 들고 특정 후보의 출마 자체를 문제 삼는다면, 그것은 공천 경쟁이 아니라 정치적 낙인찍기다.

 

정진석 전 실장의 후보 경쟁력도 빼놓을 수 없다. 정 전 실장은 공주·부여·청양에서 낯선 인물이 아니다. 이 지역에서 4선을 한 5선 중진이다. 

 

2024년 총선에서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패했지만, 그것은 지역 기반이 무너진 참패라기보다 장기 경쟁 구도 속 접전 패배에 가까웠다. 

 

한미일보가 이미 지적했듯이 국민의힘이 따져야 할 기준은 ‘윤석열 대통령과 얼마나 멀리 있느냐’가 아니라 ‘해당 지역에서 누가 경쟁력이 있느냐’다.

 

친윤은 죄명이 아니다. 어느 정부와 가깝게 일했다는 이유만으로 출마 자격을 박탈할 수는 없다. 유권자가 싫으면 떨어뜨리면 된다. 당이 부적합하다고 판단하면 공천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후보 경쟁력 검증 자체를 ‘친윤’이라는 낙인으로 봉쇄해서는 안 된다. 정 전 실장을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와 별개로, 적어도 그는 공천 심사대 위에서 지역 기반과 본선 경쟁력을 평가받을 수 있는 후보군이다.

 

그런데 김태흠 지사가 왜 심판자처럼 나서는가. 그것도 자신의 직계로 분류되는 후보가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상황에서 말이다.

 

김 지사의 논리는 선택적이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용 전 의원,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김태규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등 윤석열 정부와 가까운 인사들의 보궐선거 공천을 확정했다. 

 

김 지사는 이용 전 의원에 대해서는 지역 당협위원장이었고 계엄과 관련이 없다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이진숙 전 위원장에 대해서도 계엄에 동조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묻게 된다. 기준은 무엇인가. 친윤 전체가 문제인가. 정진석 전 실장만 문제인가. 윤석열 정부 인사가 문제인가. 아니면 김태흠 지사 측 후보와 충돌하는 인사만 문제인가.

 

정치적 책임이라는 말도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 

 

정진석 전 실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도 있을 수 있다. 반대로 그를 다시 선택하겠다는 유권자도 있을 수 있다. 그것은 공주·부여·청양 유권자의 몫이다. 

 

김태흠 지사가 그 판단을 대신할 수 없다. 김 지사가 특정 후보에게 자숙을 요구하는 순간, 그는 유권자보다 앞서 심판자 자리에 앉으려는 정치인이 된다.

 

이것이 못난 정치다.

 

강한 정치는 기준을 세운다. 못난 정치는 기준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움직인다. 

 

강한 정치는 경쟁을 받아들인다. 못난 정치는 경쟁자를 명분으로 밀어내려 한다. 

 

강한 정치는 유권자의 판단을 믿는다. 못난 정치는 유권자 앞에 가기도 전에 공천판을 흔든다. 

 

김태흠 지사의 이번 행보는 강한 정치가 아니다. 친윤이라는 말로 정진석 전 실장을 묶고, 그 뒤에서 자기 정치의 공간을 확보하려는 작은 정치다.

 

국민의힘이 지금 경계해야 할 것은 친윤 자체가 아니다. 더 위험한 것은 친윤이라는 낙인을 공천의 도구로 쓰는 정치다. 

 

오늘은 정진석 전 실장에게 씌운 올가미가 내일은 다른 사람에게도 씌워질 수 있다. 계파 이름표가 공천 배제의 근거가 되는 순간, 정당은 기준을 잃고 사람을 정리하는 조직으로 전락한다. 

 

선거는 유권자가 사람을 고르는 과정이지, 특정 정치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미리 제거하는 절차가 아니다.

 

김태흠 지사는 충남지사다. 충남 전체를 책임지는 자리다. 

 

그런 사람이 특정 보궐선거 공천 문제를 두고 탈당까지 거론한다면 유권자는 묻게 된다. 이것이 충남을 위한 정치인가. 아니면 자기 정치 기반을 지키기 위한 정치인가. 

 

지사직을 내려놓고 다시 선거판에 서려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설명 책임이 있다. 자신의 출마 일정은 미루면서 남의 출마 자격을 재단하는 모습은 당당하지 않다.

 

정진석 전 실장의 출마가 곧 공천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공천 경쟁력, 지역 여론, 본선 가능성은 모두 따져야 한다. 

 

그러나 그 판단은 공천관리위원회와 유권자의 몫이다. 정 전 실장이 지역에서 다시 선택받을 수 있는 후보인지 아닌지는 표로 확인하면 된다. 

 

김태흠 지사가 친윤이라는 이름표를 올가미처럼 들고 나와 특정 후보를 묶으려 해서는 안 된다.

 

보수 정치가 무너지는 길은 분명하다. 상대가 씌운 낙인을 내부에서 다시 들고 나와 자기 사람에게 유리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친윤이라는 말이 죄명처럼 쓰이고, 자숙이라는 말이 공천 배제의 도구가 되며, 책임이라는 말이 특정 경쟁자를 밀어내는 명분이 되는 순간 보수는 스스로 무너진다.

 

김태흠 지사는 정진석 전 실장을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심판자는 아니다. 김혁종 전 실장을 응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숨긴 채 원칙의 언어만 말해서는 안 된다. 

 

탈당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공천 압박으로 읽히는 순간 책임 있는 정치가 아니라 못난 정치가 된다.

 

친윤은 죄가 아니다. 공천은 절차로 판단해야 하고, 심판은 유권자가 해야 한다. 

 

후보 경쟁력은 낙인으로 지우는 것이 아니라 공천 심사와 선거에서 검증하는 것이다. 김태흠 지사가 그 기본을 흔들고 있다. 

 

그래서 이번 논란의 본질은 정진석 전 실장의 출마가 아니다. 친윤을 올가미로 쓴 김태흠 지사의 못난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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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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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ngyc712026-05-04 13:02:55

    속알머리 없게 생긱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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