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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주한美대사관 한국계 외교관, 스파이 의심 中여성 교제 보고 누락 해고
  • 허겸 기자
  • 등록 2025-08-09 06: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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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주 사귄 女 미국 입국하자 결별 통보… 출장 땐 여친에게 실시간 위치·사진 전송 
  • “아버지는 공산당, 그녀가 스파이였을 수도… 난 사랑 위해 정부 배신했다” 고백 
  • ‘대한항공 美 대선 투표지 수송’ 특종 보도한 매체 기자 위장 취재망에 걸려 들어

미국 탐사보도 매체 프로젝트 베리타스 기자 X계정에 올라온 한국계 외교관의 스토리.  

전직 주한미국대사관 한국계 외교관이 스파이로 의심받는 중국 여성과 교제한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누락했다가 해고됐다. 해당 외교관은 미국 본토로 돌아가 중국 유학생 비자 심사를 담당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7일(현지시간) 미국 탐사보도 매체 ‘프로젝트 베리타스’가 X(옛 트위터)에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한국계 미국 외교관 대니얼 최씨는 개인의 사적인 관계가 국가 안보에 치명적인 해악을 끼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다. 


中 학생 비자 프로그램… 美 심장부 침투하는 ‘통로’ 역할 


데이트앱 소개녀로 신분을 위장한 여기자의 질문에 최씨는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보고했어야 했다”고 중국 여성 교제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면서 교제한 여성이 중국 공산당(CCP)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는 하지 않았는지 기자가 묻자 “그녀의 아버지를 안다. 공산당 같다(I know dad, but he's like straight up communist party)”고 답했다. 


심지어 최씨는 “그녀가 스파이였을 수도 있다. 잘 모르겠다(She could have been a spy even though. I don't really know)”고 언급하며 “나는 사랑을 위해 정부를 배신했다(I defied my government for love)”고 고백하기도 했다. 


미 국무부에서 약 20년간 근무해 온 최씨는 중국 유학생의 비자 심사를 담당해 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학생 비자 프로그램이 단순 교육 목적을 넘어 스파이 활동 및 침투의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 공산당 요원들이 미국 산업과 혁신의 핵심부에 침투하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고든 창 변호사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국적자를 심사하는 건 쉽지 않다”며 “그들이 미국 비자를 신청하면서 인민해방군이나 공산당원 신분을 공개하지 않기에 검증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 대규모 해고 단행… 최씨도 대상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5월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사들의 비자를 취소하는 등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의 비자 정책을 대폭 개편했다. 지난달에는 최씨를 포함한 해외 주재 외교관 263명과 영사관 직원 15명등 국무부 직원 1350명에 대한 대대적인 해고를 단행했다. 이처럼 인력이 대폭 삭감되기는 초유의 일이다. 


이 과정에서 이혼 등으로 심리적 불안정 상태에 있던 최씨는 직무에 대한 낙담과 사기 저하 탓에 스파이의 ‘완벽한 표적’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씨는 스파이 혐의가 있는 조이 자오(Joy Zhao)라는 여성과 6주간 교제했다. 국무부 지침에 따르면 미국 외교관은 타국, 특히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유혹이 있을 때는 24시간 안에 즉각 보고해야 한다. 그는 그러나 이 사실을 숨긴 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고 데이트앱 소개녀로 위장한 기자에게 외교관 신분을 망각한 채 털어놓았다가 덜미가 잡혔다. 


이들은 지난해 9월 중국 여성이 미국에 입국한 뒤부터 사귀기 시작했다. 최씨는 캄보디아와 태국·일본 등을 업무상 출장 가 있는 동안에도 교제하던 중국 여성에게 실시간으로 위치를 알렸고, 사진을 보냈다. 그녀는 최씨가 아시아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자 돌연 이별을 선언했고 둘은 헤어졌다. 


날로 심화하는 첩보 전쟁… 신분 망각한 공직자 개인 일탈, 안보 해악 끼쳐 


“보시다시피, 나는 매일 그녀와 문자를 주고받았고 사진도 보냈죠. 그런데 그녀는 나에게 흥미를 잃은 듯 보였어요.” 최씨는 위장한 기자에게 이렇게 실토했다. 그가 “일요일에 돌아갈 것 같다”고 했을 때 그녀에게서 돌아온 말은 “미국이 중공에 대해 100년 투쟁을 포함한 새 강대국 경쟁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것이었다. 뒤늦게 최씨는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했다. 


2017년 제정된 중국 국가정보법 7조와 14조는 모든 중국인과 기관은 정부로부터 요구를 받으면 첩보 행위를 수행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모든 중국 국적자와 기관이 미국의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프로젝트 베리타스는 최씨 사례가 국가 안보를 위한 내부 기강 확립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며 중국의 유혹 작전에 희생되지 않도록 더욱 철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날로 국가 간 첩보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외교관 개인의 일탈과 밀월 관계가 국가 안보에 막대한 해악을 끼칠 수 있음을 되짚어보게 하는 사건으로 본 것이다. 


한편 프로젝트 베리타스는 지난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대한항공 여객기가 가짜 투표지를 한국에서 미국까지 실어 날랐다는 의혹을 최초로 특종 보도한 탐사보도 전문 매체다.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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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kingyc712025-08-09 22:34:02

    허겸대표님 파이팅~~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9 17:39:30

    중공의 초한전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조심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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