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100만 책임당원 돌파 기념식'에서 100만 책임당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훈, 장 대표, 안현주, 유청운 씨. 2026.4.9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161석·권리당원 153만, 국힘 109석·책임당원 103만
국민의힘이 당협위원장 선출방식을 놓고 내홍에 빠졌다.
장동혁 대표 체제 지도부가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전국 당협위원장을 당원 투표를 통해 다시 선출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사당화”, “현역 물갈이”, “2028년 총선 공천권 사전 행사”라는 반발이 나왔다.
21일 의원총회에서는 기존처럼 당협 운영위원회가 당협위원장을 재선출하는 방식을 유지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다만 당규상 선출방식 결정권은 최고위원회에 있어 최종 결론은 아직 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논쟁에는 한 가지 질문이 빠져 있다.
“장동혁은 왜 굳이 당협위원장의 생존을 당원의 표에 연결하려는 것인가.”
그 답을 찾으려면 먼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조직 규모를 볼 필요가 있다.
의석도 1.48배, 당원도 1.48배
2026년 8월22일 현재 민주당은 161석, 국민의힘은 109석이다. 민주당 의석이 국민의힘의 약 1.48배다. 국민의힘 의석은 6·3 재보선 직후 110석이었으나 현재는 109석이다.
민주당의 지난 8·17 전당대회 권리당원 선거인단은 152만7261명이었다.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지방선거 경선을 앞둔 지난 3월11일 102만9735명까지 늘었다. 이 역시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약 1.48배다.
의석 격차와 핵심 당원 규모의 격차가 거의 정확하게 겹친다.
의원 1명당 단순 환산해도 민주당은 권리당원 약 9486명, 국민의힘은 책임당원 약 9447명으로 사실상 같다.
물론 민주당 권리당원과 국민의힘 책임당원의 자격요건은 동일하지 않다. 이 숫자로 ‘당원이 많아서 국회의원이 많다’는 인과관계를 주장할 수도 없다. 총선은 후보 경쟁력과 지역구도, 정권 평가 등 수많은 변수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당비를 내고 당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적극 당원 규모와 국회의원 의석 규모가 거의 같은 비율로 벌어져 있다는 사실은 정당의 조직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 그냥 지나칠 숫자도 아니다.
더욱이 국민의힘의 103만명은 현재 숫자가 아니다. 지방선거 경선이 끝난 뒤 책임당원은 다시 90만명대로 줄어든 것으로 당 사무처가 파악했다.
국민의힘은 결국 161석·153만 권리당원을 가진 민주당과 109석·90만명대 책임당원으로 경쟁하고 있는 셈이다.
당규에 이미 적혀 있다…당협 임무는 ‘당세 확장’
여기서 당협위원장 직선제를 다시 볼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 ‘당원협의회 운영규정’ 제24조는 당협의 활동 가운데 하나로 명시적으로 ‘당세 확장 활동’을 규정하고 있다.
당협은 현역 국회의원의 지역사무소가 아니다. 당원을 모집하고 조직을 확대하는 것이 애초 당협이 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다.
제26조는 당협위원장을 매 짝수년 8월 말까지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8월은 장동혁 지도부가 임의로 현 당협위원장의 임기를 잘라내는 시점이 아니라 당규가 예정한 정기 선출 시기다.
선출방식도 이미 당규에 있다.
제27조는 ① 관내 전 당원 선거 ② 관내 책임당원 선거 ③ 운영위원회에서 현 당협위원장을 다시 선출하는 방식 ④ 최고위원회가 정하는 기타 방식 등 네 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전 당원 선거가 제1호라고 해서 다른 방식보다 법적으로 우선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당원 직접선거가 장동혁 지도부가 새로 만들어 낸 변칙적인 제도는 아니다.
현행 당규가 애초 예정해 놓은 선출방식이다.
직선제가 바꾸는 것…당협위원장의 ‘생존 공식’
장 대표가 공개적으로 “책임당원을 늘리기 위해 직선제를 한다”고 직접 밝힌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그의 정치적 의도를 단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직선제가 만들어 내는 조직적 효과는 분명하게 계산할 수 있다.
현재처럼 운영위원회가 현 당협위원장을 재선출하는 구조에서는 책임당원을 크게 늘리든 그렇지 않든 당협위원장 자신의 자리와 직접 연결되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책임당원이나 전체 당원이 직접 위원장을 뽑으면 상황이 달라진다.
현 위원장은 재선되기 위해 당원을 만나고 조직해야 한다. 도전자 역시 표를 얻으려면 당원을 확보해야 한다. 후보가 둘이면 두 조직이, 셋이면 세 조직이 경쟁한다.
당협위원장의 정치적 생존과 당원 확대가 직접 연결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선거 직전에 급증하는 당원보다 평시에 가입해 지속적으로 당비를 내고 활동하는 ‘진성 책임당원’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한미일보에 “선거철이 되면 중앙당에서 당협에 책임당원 확대를 요구해 왔고 과거에는 당비 대납까지 벌어지곤 했다”며 “선거 때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당원보다 평시에 늘어나고 유지되는 당원을 진성당원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당비 대납은 정치권의 풍문이 아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과거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원의 당비를 대신 내주는 행위 등을 불법 당원 모집 유형으로 적발·단속해 왔고,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당원 모집 과정에서 당비를 대신 지급한 사건이 고발됐다.
국민의힘도 이번 지방선거 경선을 앞두고 책임당원이 103만명까지 늘었다가 선거 이후 다시 90만명대로 내려왔다.
선거철에 만들어진 100만명과 평시에 유지되는 100만명은 조직의 질이 같다고 보기 어렵다.
“장동혁에 유리하다?”…무엇이 어떻게 유리한가
그렇다면 직선제가 ‘장동혁에게 유리하다’는 주장도 검증할 필요가 있다.
직선제가 시행된다고 장 대표가 당협위원장을 직접 임명하는 것은 아니다. 당원이 투표한다. 현재까지 공개된 방안에 장동혁계 후보에게 별도의 가산점을 준다는 내용도 확인되지 않았다.
오히려 조직력만 놓고 보면 수년간 지역 책임당원을 모집하고 관리해 온 현역 의원이나 현 당협위원장이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장 대표가 “몇 년을 한 당협위원장이 책임당원 투표에서 이길 자신이 없으면 물러나는 게 맞다”고 반박한 것도 이 지점이다.
직선제가 장동혁계에 유리하다는 주장을 입증하려면 후보 자격이나 선거인명부, 선거운동 규칙, 투·개표 방식 등을 특정 세력에 유리하게 설계한다는 구체적인 근거가 제시돼야 한다.
물론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중앙당이 후보자격을 자의적으로 제한하거나 명부와 선거 규칙을 이용해 특정 후보를 지원한다면 사당화 논란이 성립할 수 있다.
그러나 직선제 자체가 장동혁에게 유리하다는 문제와 직선제를 불공정하게 운영할 가능성은 구분해야 한다.
수년간 당협위원장을 맡아 지역조직을 관리한 현역 의원이 정작 자기 지역 책임당원의 선택을 받을 자신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직선제에 반대한다면 질문은 거꾸로 돌아온다.
“그렇다면 왜 계속 당협위원장을 맡아야 하는가.”
당협위원장이 2028 공천 보증수표인가
“직선제는 사실상 2028년 총선 공천권을 미리 행사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따져봐야 한다.
당협위원장이 총선 공천 경쟁에서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지역조직과 당원, 인지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협위원장 선출과 국회의원 후보 공천은 별개의 절차다.
당협위원장이 됐다고 총선 후보로 자동 공천되는 것도 아니다. 공천관리위원회 심사와 경선, 단수·우선추천 등 별도의 공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역대 총선에서도 현역 의원이나 원외 당협위원장이 공천에서 탈락한 사례는 적지 않다.
당협위원장은 2028년 공천 경쟁에서 유리한 출발선일 수는 있어도 공천장은 아니다.
그렇다면 2026년 책임당원에게 당협위원장 선택권을 주는 것을 곧바로 2028년 공천 확정과 동일시하는 데는 논리적 거리가 있다.
오히려 반대로 물을 수 있다.
“2028년 총선에 나가겠다는 정치인이라면 지금부터 얼마나 많은 당원을 만들었고 그 당원에게 얼마나 신뢰받고 있는지를 먼저 검증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150석을 원한다면 조직은 얼마나 커야 하나
국민의힘이 2028년 총선에서 150석 수준의 의석을 목표로 한다고 가정해 보자.
3월 책임당원 102만9735명과 현재 109석을 단순 환산하면 의원 1명당 약 9447명이다. 이 비율을 150석에 기계적으로 대입하면 약 142만명이다.
민주당의 현재 의원 1명당 권리당원 규모로 계산해도 150석은 약 142만명에 해당한다.
두 계산이 거의 같다.
이는 150석을 얻으려면 책임당원이 반드시 142만명이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총선 승리의 공식도 아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현재 민주당과 비슷한 수준의 상시 당원 조직을 구축하려면 책임당원 40만~50만명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는 참고치는 된다.
그리고 진성 책임당원 50만명은 단순한 50만표가 아니다.
선거 전문가들은 평시에 활동하는 진성 책임당원 한 명의 조직 영향력을 통상 15~20표 정도로 계산한다. 한미일보는 별도 분석에서 가장 낮은 15명을 기준으로 잡았다.
진성 책임당원 50만명이 늘어나면 산술적으로 750만명 규모의 잠재적 접촉·설득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는 750만표가 새로 생긴다는 의미가 아니다. 중복 접촉과 기존 지지자 등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임당원 확대가 단순한 당원명부 숫자 증가 이상의 선거 조직 효과를 가진다는 점은 분명하다.
당협위원장의 본업부터 묻자
국민의힘의 상대는 당내 다른 계파가 아니다.
161석과 153만 권리당원을 가진 민주당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책임당원이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자축한 지 몇 달 만에 다시 90만명대로 내려왔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당협위원장 자리를 누가 지키느냐를 놓고 벌이는 싸움보다 누가 책임당원을 더 많이 만들고, 그 당원을 평시에 유지하고, 선거 때 움직일 수 있는 조직으로 키우느냐를 놓고 벌이는 경쟁일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새로운 임무도 아니다.
국민의힘 당규 제24조는 당협의 활동으로 이미 ‘당세 확장 활동’을 명시하고 있다.
당원을 늘리고 조직을 키우는 것은 당협의 본업 가운데 하나다. 그렇다면 당협위원장이 얼마나 많은 진성 책임당원을 만들고 조직했는지를 당원에게 평가받는 것이 이상할 이유도 없다.
장동혁의 직접적인 정치적 의도를 단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의 ‘당원 중심 정당론’과 현행 당규, 직선제가 만들어내는 인센티브를 함께 놓고 보면 조직적 효과는 분명하다.
2028년 공천을 걱정하기 전에 2028년 선거를 뛸 당원부터 만들어야 한다. 당협위원장 직선제의 조직적 의미는 누가 그 자리를 차지하느냐보다, 그 자리를 평시 ‘진성 책임당원’ 확대 경쟁에 거는 데 있다.
[박스] 진성 책임당원 1명은 ‘15~20표’…조직은 숫자보다 밀도가 중요하다 선거 실무자들은 평소 당비를 내고 활동하는 이른바 ‘진성 책임당원’ 1명의 조직 영향력을 통상 15~20표 정도로 계산한다. 본인의 한 표뿐 아니라 가족·친지·직장·지역사회 등에서 접촉하고 설득할 수 있는 유권자까지 포함한 경험칙이다. 한 선거 전문가는 한미일보에 “선거철이 되면 중앙당에서 당협에 책임당원 확대를 요구해 왔고 과거에는 당비 대납까지 벌어지곤 했다”며 “선거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늘어난 당원보다 평시에 가입해 계속 당비를 내는 당원을 진성당원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선거판에서는 이런 당원 한 명을 평균 15~20표 정도의 조직력으로 계산한다”고 설명했다. 당비 대납은 단순한 풍문도 아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과거 당내 경선을 앞두고 타인의 당비를 대신 납부하는 행위를 불법 당원 모집의 한 유형으로 적발·단속해 왔다.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당원 모집 과정에서 당비를 대신 제공한 혐의로 고발된 사례가 나왔다. 이 때문에 선거 전문가들은 당원 숫자 자체보다 언제 들어와 얼마나 오래 활동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 경선 직전 급증했다가 선거가 끝나면 빠져나가는 당원과 평소 지역 행사와 선거운동에 참여하는 당원의 조직 가치를 똑같이 계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미일보는 전문가들이 제시한 15~20표 가운데 가장 낮은 15표를 기준값으로 잡았다. 진성 책임당원 1000명이면 산술적으로 1만5000명, 1만명이면 15만명, 10만명이면 150만명 규모의 잠재적 접촉·설득 네트워크가 만들어진다. 이는 그만큼의 표가 새로 생긴다는 뜻은 아니다. 여러 당원이 같은 유권자와 연결돼 있을 수 있고 이미 해당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도 포함된다. 어디까지나 선거 때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의 영향권을 가늠하기 위한 경험적 계산이다. 참고로 2025년 대선 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원 선거인단은 76만5773명이었고 김문수 후보의 본선 득표는 1439만5639표였다. 단순 비율은 약 18.8배다. 이 역시 당원 한 명이 18.8표를 만들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현장에서 말하는 15~20배 조직 규모와 비교해볼 만한 수치다. 결국 선거조직의 힘은 당원명부에 찍힌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선거 직전에 들어온 10만명보다 평시에 지역에서 움직이는 10만명이 강할 수 있다. 진성 책임당원을 얼마나 확보하고 유지하느냐가 정당 조직력의 실질적인 차이를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