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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필규 안보칼럼] 사관학교통합 3조 원의 혈세를 강군 육성에 투자해야
  • 박필규 편집위원
  • 등록 2026-07-07 14: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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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졸속 사관학교 통합안 폐기만이 화난 민심과 군심을 아우르는 유일한 길

 

국가 안보의 성지인 육사 이전과 통합 논의가 진영 대결로 가고 있다. 8일(수) 국회에서 사관학교통합 반대 대규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그들은 멀쩡한 천혜의 육사 교육 시설을 버리고 예산을 써가면서 옮기는 사안에 황망함을 느끼고, 국가가 군의 백년대계를 외면하고 육사 이전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려면 자체에 분노하며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사안을 집요하게 추진하는 이유도 갈리치기인가? 3군 사관학교만 합동성이 필요하고, 장교의 80%를 배출하는 나머지 10개 장교 양성기관은 합동성이 필요 없다는 것인가? 정치적 ‘선택적 합동성’은 3군 사관학교 전통성을 단절하고 군을 파괴하기 위한 정치적 꼼수가 아닌가? 

 

사관학교통합 명분을 앞세운 육사 폐교는 누구의 발상이며, 누구를 위한 안보정책이며, 무엇을 위한 국가 파괴 행위인가? 

 

80년 전통이 담긴 시공(時空)적 성지와 세계적인 건축물을 아파트를 짓기 위해 폐기하고, 수조 원에 달하는 이전 예산을 별도로 집행하려는 것은 그 어떤 전략을 제시해도 국민은 그 사업의 타당성에 공감하지 못한다. 호국 안보의 요람인 육사마저 특정 지역으로 옮기려는 약탈적 정치에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조선 시대 임진왜란 직전, 조정은 지역단위 동원과 훈련과 자기 향토를 지키려는 전투 동기부여가 용이한 방어체계인 진관(鎭管) 체제를 중앙집권적 제승방략(制勝方略)으로 조직의 틀을 바꾸는 행정적 효율성에 매몰되어 전쟁 초기 임금까지 몽진(蒙塵)해야 했던 패전의 역사가 지금의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제승방략(制勝方略)은 진관체제의 각개격파 당할 위험을 줄이고 대규모 병력을 효율적으로 동원하겠다는 통합 명분은 그럴듯했으나, 정작 현장의 야성과 실전적 훈련과 자기 부모·형제를 지킨다는 전투 동기부여와 군의 본질적 가치는 뒤로 밀려났고 결과는 뼈아픈 패배였다. 성급하게 전략적 변화를 꾀했다가 국토가 유린되었던 역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사관학교 이전 사업 역시 같은 관점에서 재조명되어야 한다. 최대 3조 원으로 추산되는 막대한 혈세가, 단순히 건물을 짓고 행정적 기반을 닦는 ‘하드웨어적 이전’이 현재 우리 군이 당면한 전력 강화와 정예 간부 육성이라는 시대적 과제보다 시급한가? 누가 보아도 국가 안보 자원의 심각한 비효율이자 국가 기반을 흔드는 반역의 짓이 아닌가? 

 

진정한 강군(强軍)은 인위적 통합과 정치적 꼼수에서 나오지 않는다. 승리하는 군대는 혹독한 실전 훈련과 압도적인 전투 기술, 그리고 무엇보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다는 장교단의 자긍심에서 만들어진다. 

 

따라서 사관학교 통합에 투입될 그 막대한 예산은 건물을 올리는 데 투자할 게 아니라, 우리 군의 체질을 바꾸고 ‘강군 육성의 불씨’로 전환해야 한다. 사관학교 통합에 필요한 3조 원의 예산을 다음과 같이 투자할 것을 제안한다. 

 

첫째, 군의 본질은 ‘훈련’과 ‘전투력’에 있음을 각성하고, 실전적 기동 훈련과 첨단 전술 교육을 위한 환경 조성과 동기부여에 파격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3조 원의 예산을 적에 휘둘리지 않을 강력한 안보 방패 구축과 실질적인 문민통제 방안 연구비용에 투자하라. 

 

둘째, 군의 뿌리이자 미래인 초급 간부들과 중견 간부들이 자발적 긍지와 직업적 안정감을 가지고 복무할 수 있도록 처우와 교육 품질을 개선하라. 

 

셋째, 러-우 전쟁은 전쟁 양상이 모두 바뀌었음을 보여주었다. 미래 전장 환경에 대비한 차세대 전력 체계와 인공지능 기반의 지능형 국방 시스템 고도화에 자원을 집중하라. 3조 원의 혈세를 ‘군인’과 ‘훈련’과 ‘미래 전투시스템 개발’에 투자할 때, 우리 군은 자유통일을 주도할 강군으로 거듭날 것이다.

 

강군 육성은 우리 군이 400년 전, 임진왜란에서의 초기 대응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미래 전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는 유일한 길이다. 우리는 실패한 역사의 반복을 원치 않는다. 안보 정책은 권력의 논리가 아닌, 승리를 위한 철저한 전략적 계산에 기반해야 한다. 

 

소중한 안보 가치를 부동산 개발이나 특정 지역을 고려한 정치적 도구나 행정 편의주의적 사고로 접근하면 천벌을 받는다. 위정자의 악행은 세월이 흘러도 지우지 못한다. 명분을 내세워 안보 본질을 바꾸려는 소모적이고 분열주의 논쟁을 멈추어야 한다. 안보 분야 재정을 ‘강군 육성’과 ‘필승의 군대’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국가의 틀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안보 정책 입안자는 미래 안보 환경을 읽어야 한다. 배고픈 게가 자기 다리를 잘라먹는 우를 범하면 안 된다. 서울 시민도 육사의 장성 이전을 반대할 것이다. 육사 주변 서울의 동북방은 천혜의 안보 진지로 적의 서울 접근을 막는다. 서울을 지켜야 대한민국도 지킨다는 정신적 지주 중의 하나가 안보 성지 고수다. 

 

곧, 북한의 노예체제가 무너지고 자유통일이 되면, 북한 지역의 청년들도 사관학교에 지원할 텐데, 국토의 중심인 ‘서울’이 아닌 ‘장성’으로 멀리 보내는 것은 너무도 근시안적인 생각이 아닐까? 

 

국방부는 졸속 사관학교 통합안을 당장 폐기하고, 무엇이 미래 국익이고 겨레 융성의 길인지 심사숙고하길 바란다. 군인 복지정책 실질적 개선과 열린 안보 정책으로 화난 민심과 군심을 아우르길 바란다. 화근과 분노를 유발한 당사자가 가장 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 박필규 위원


한미일보 편집위원

육군사관학교 4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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