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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파병압박에 우크라까지 거론…韓호르무즈 시계 빨라지나
  • 연합뉴스
  • 등록 2026-09-07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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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에 전방위적 불만 표출…이란은 '참전 간주' 반발
  • 국내 반대 기류 만만치 않아 정부 고민 더욱 깊어질 듯
  • 한국·프랑스 정상회담 때 '다국적임무단' 논의도 주목

정부, 미국 요청에 호르무즈 군사적 자산 파병안 구체화정부, 미국 요청에 호르무즈 군사적 자산 파병안 구체화 [서울=연합뉴스] 

한국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만들이 여러 형태로 표출되면서 호르무즈 파병을 둘러싼 정부의 검토 속도가 빨라질지 주목된다.

6일 외교가에 따르면 동맹국 한국이 미국을 제대로 도와주지 않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호르무즈와 우크라이나라는 경로로 표출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국을 거론하며 "내가 '이란과 관련해 조금만 도와줄 수 없겠느냐'고 했더니 그들이 '안 하는 편이 좋겠다'고 답했다"며 "기억해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 칼럼을 공유했는데, 한국이 국산 대공미사일 '천궁-Ⅱ'를 우크라이나에 판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내용이었다.

이를 두고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가 정부 내에서 감지된다. 그간 대미투자, 반도체, 호르무즈 기여 등이 한미관계에서 미측이 요구해온 큰 줄기였다면 그간 수면 아래에 있던 우크라이나 지원 사안도 다시 등장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관점에서는 한국이 호르무즈 파병 등 이란 전쟁 사안에 적극적이지 않으니 그렇다면 우크라이나 지원에라도 나서서 미국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충족해줘야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조야의 요구사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Ⅱ는 고도 40㎞ 이하에서 탄도미사일 등을 직접 요격하는 대공미사일로, 올해 초 중동 전쟁에 실전 투입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대비 높은 요격 성공률을 증명해냈다.

천궁-Ⅱ은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 등 3개 국가에 수출돼 계약 물량을 순차적으로 납품하고 있으며, 다른 중동 국가들도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수출 계약을 체결한 도입국들에 계약 물량을 공급하는 생산 일정도 매우 타이트한데, 이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 천궁-Ⅱ를 추가로 수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방산업계 설명이다.

아울러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수출하려면 방위사업법상 정부 차원의 추가 검토를 거쳐야 하며, 러시아가 한국의 무기 수출에 반발해 북한과의 군사협력을 더욱 공고화할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인도적·비군사적 지원을 하되, 무기는 직접 제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해왔다. 

미국의 다각도 압박을 맞닥뜨린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 사안부터 세심하게 관리해 나가는 게 현시점에서 급선무라고 판단한 모양새다.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해 지난 4일 "한반도 대비 태세에 큰 손상이 있지 않은 범위 내에서는 운신할 수도 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언급이 있었던 직후부터 집권 여당 내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온 상황이다.

파병에는 국회 동의가 필요한데 여당이 국회 다수당이라고는 하나 파병 논의가 부각돼 반대 여론이 높아진다면 국회 통과를 마냥 장담할 수는 없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시민사회 초청 간담회에서도 참석자의 질문을 받고 "파병 얘기는 정말 어렵다. 진척된 게 없다"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참석자는 호르무즈 파병을 반대하는 의견을 냈는데, 이 대통령은 "군사적으로 예민하다. 고민이 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란까지 즉각적으로 반발하면서 한국의 운신 폭이 마치 호르무즈 해협처럼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레바논의 친헤즈볼라 매체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의 언급이 나오자 이란의 한 고위 관리는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이 이란에 맞서는 행동을 한다면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침략 및 전쟁에 대한 참여로 간주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이 호르무즈에 파병하면 이를 참전으로 보고 적대국으로 대하겠다는 경고다.

물론 안보의 근간인 한미동맹에 대한 고려와 국제사회 우방국 및 유사입장국들의 행보를 놓고 보자면 호르무즈에 대한 군사적 기여라는 방향성은 이미 정해졌으며 타이밍의 문제에 가깝다는 관측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이 한국의 국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이란이 주장하는 통행세 등 자유로운 통항을 저해하는 요소는 한국으로서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이 호르무즈에 병력과 군사 자산을 보내더라도 해협 안정 확보를 위한 방어적 수단이 주를 이루게 될 것인 만큼 이란의 수사적 반발이 있다고 해서 해야 할 일을 안 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정부 판단으로 보인다.

이란의 반발과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조속한 회복,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우리 포함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을 위해 관련국들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파병 검토는 전쟁 참여와 공세적 군사 행위가 아니라 평화·안정·자유통항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이는 한국만이 아닌 국제사회의 공통된 기조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한국의 호르무즈 파병 논의가 오는 8일 이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간 한국-프랑스 정상회담에서 방향성이 포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프랑스는 영국과 함께 이란 전쟁 초기부터 국제사회가 동참하는 '다국적 임무단' 구상 논의를 주도해왔고 한국도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프랑스·영국 등은 호르무즈 해협 기뢰 제거 등에 투입할 수 있는 자국 군사 자산을 일찌감치 구체적으로 밝혀온 터여서 회담에서 먼저 이 논의를 꺼낼 수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도 지난 4일 "프랑스는 호르무즈 통항을 위한 국제적 연대에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나라이고 우리와도 협의해왔다"며 논의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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