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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松山] 러우전쟁 이후 심각한 우크라이나 경제 전망
  • 松山 작가
  • 등록 2026-09-07 12: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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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는 복구할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경제적 종속국이 될 수도 있다

폭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EPA=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휴전이나 협상으로 끝난다고 해서 우크라이나에 곧바로 평화와 번영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총성이 멎는 날은 군사전쟁이 끝나는 날일 뿐이다. 

우크라이나는 그때부터 파괴된 산업시설과 도시, 막대한 국가부채, 감소한 인구를 떠안고 훨씬 길고 고통스러운 경제전쟁을 시작해야 한다.

천문학적인 전쟁 피해 규모

세계은행·유럽연합·유엔·우크라이나 정부가 공동으로 작성한 제5차 신속피해복구수요평가(RDNA5)에 따르면, 2025년 말까지 우크라이나가 입은 직접적인 물적 피해는 1950억 달러(약 262조3413억원)에 이른다. 

전쟁으로 발생한 생산 감소와 소득 손실 등 경제적 손실은 6670억 달러, 향후 10년 동안 필요한 재건·복구비는 5880억 달러로 추산됐다. 우크라이나의 2025년 명목 국내총생산이 약 2066억 달러였으므로 재건비만 GDP의 약 2.8배다. 국가가 3년 가까이 생산한 모든 부가가치를 한 푼도 쓰지 않고 투입해야 겨우 충당할 수 있는 금액이다. 

세계은행 RDNA5의 이 추산도 전쟁이 2025년 말에 멈추었다는 가정에서 계산한 누적치다. 전쟁이 계속되면 피해액은 더 늘어난다. 2025년 한 해 동안 에너지 부문의 파괴·손상 자산은 전년 평가보다 약 21%, 철도와 항만을 포함한 교통 부문의 복구 수요는 약 24% 증가했다. 

러시아가 발전소와 송전망, 철도와 항만을 계속 공격하고 있으므로 복구비는 전쟁이 이어지는 매일 새로 쌓이고 있다.

전쟁 이전 경제 규모조차 회복 못해

우크라이나 경제는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약 29% 위축됐다. 이후 반등했지만 이는 무너진 경제가 낮은 바닥에서 일부 회복한 결과다. IMF에 따르면 2025년 우크라이나의 실질 GDP는 2021년의 79%에 머물렀다. 2025년 성장률은 1.8%였고, IMF가 2026년 7월 제시한 2026년 전망은 1.0∼1.6%에 불과하다. 불리한 상황이 이어질 경우 0.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전쟁이 끝나면 파괴된 주택과 도로, 공장과 발전소를 다시 지으면서 높은 성장률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무너진 건물을 다시 세우는 것은 과거에 존재했던 자산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새로운 부가 축적된 것과는 다르다. 더구나 건설장비와 자재, 기술과 금융을 외국 기업에 의존한다면 복구사업의 상당한 이익도 우크라이나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러시아가 점령한 동부와 남부에는 우크라이나의 제철·석탄·기계·화학·에너지 산업과 주요 항만이 집중돼 있다. 이들 지역을 되찾지 못한 채 휴전선이 굳어진다면 우크라이나는 전쟁 이전의 산업구조를 복원하기 어렵다. 영토를 되찾더라도 지뢰를 제거하고 폐허가 된 공장과 철도, 송전망을 복구하는 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전쟁 후 우크라이나를 떠받칠 산업은 농업과 방위산업으로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 비옥한 흑토를 가진 농업 강국이라는 기반은 남아 있고, 전쟁 중 빠르게 발전한 드론과 전자전 기술도 새로운 수출산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농업과 방위산업만으로 전쟁 전 4천만 명이 넘었던 국가의 고용과 재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는 어렵다. 제조업 기반을 잃은 국가는 곡물과 원료를 수출하고 고부가가치 완제품을 수입하는 주변부 경제로 떨어지기 쉽다.

부채로 유지되는 국가

우크라이나 정부는 자국의 세금만으로 전쟁과 행정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다. IMF에 따르면 보조금을 제외한 재정적자는 전쟁 기간 GDP의 20∼25%에 이르렀다. 2025년 경상수지 적자는 GDP의 16%였으며 상품수지 적자는 513억 달러였다. 수출보다 수입이 훨씬 많고 그 차이를 외부 자금으로 메우는 경제가 된 것이다.

2024∼2025년 우크라이나가 해외 공여국에서 받은 예산지원 보조금과 차관은 859억 달러였다. 2025년 말 총대외채무는 2367억 달러로 GDP의 111%에 달했고, 이 가운데 공공부문 채무가 1,670억 달러였다. IMF의 채무지속가능성 분석 기준으로 공공부채는 2025년 말 GDP의 107.1%였다. 이는 전쟁 전 경제규모를 회복하지 못한 국가가 국내총생산보다 많은 공공부채를 짊어졌다는 뜻이다.

해외 지원에는 상환하지 않아도 되는 보조금도 있지만 대부분이 공짜는 아니다. 저리·장기 차관이라 하더라도 언젠가는 갚아야 할 돈이다. 유럽연합과 IMF, 세계은행의 지원에는 재정·금융·기업지배구조·반부패·에너지 부문의 개혁 조건도 붙는다. 우크라이나는 자금을 받기 위해 채권국과 국제금융기관이 요구하는 정책을 받아들여야 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6∼2029년 우크라이나에 약속된 외부 지원은 1,365억 달러다. 그러나 복구에 필요한 5880억 달러와 비교하면 약 23%에 불과하다. 그것도 관련 개혁과 정책 조건을 제때 이행해야 지급된다. 약속된 자금이 모두 들어온다고 해도 복구비의 4분의 1을 채우지 못한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전후 복구 과정에서 광물자원 개발권과 국유기업 지분, 항만 운영권, 에너지 사업권, 농지 장기임대권을 외부 자본에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서방의 지원에 대한 정산이 휴전 후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전쟁 중에 이미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우크라이나 농업의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우크라이나 농지는 원칙적으로 외국인이 직접 소유하기 어렵다. 그러나 외국 자본은 장기 임대와 현지 농업기업 지분 투자를 통해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농지 임대기간은 주택 계약처럼 2년이나 3년이 아니라 최장 49년에 이를 수 있다. 등기상 소유권이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어도 생산과 유통, 금융과 수익 배분을 외국 기업이 좌우하면 경제적 실권은 달라진다.

현대 농업에는 토지와 노동력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종자와 비료, 대형 농기계, 저장시설과 철도, 항만과 국제유통망, 대출과 보험이 모두 필요하다. 전쟁으로 자본이 부족해진 우크라이나는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미국과 유럽의 농업·금융기업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카길을 비롯한 다국적 기업은 이미 우크라이나 곡물의 저장·가공·수출 부문에 진출해 있다. 종자와 농업화학 부문에서도 바이엘·코르테바 등 서방 기업의 영향력이 상당하다. 특정 기업이 우크라이나 농업 전체를 장악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전쟁이 길어질수록 현지 농업기업이 자금난으로 외국 자본에 지분과 경영권을 내놓을 가능성은 커진다.

이 구조가 굳어지면 우크라이나는 세계적인 곡물 생산국으로 남더라도 그 이익의 상당 부분을 외국의 종자·농기계·금융·유통기업에 지급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농민은 자기 나라의 땅에서 농사를 짓지만 농업의 주요 의사결정과 수익은 해외 자본이 가져가는 상황도 예상할 수 있다.

사라진 인구는 공장보다 복구하기 어렵다

물적 피해보다 심각한 문제는 사람이다. UNHCR의 2026년 자료에 따르면 약 570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해외에서 난민으로 생활하고 있으며 국내 실향민도 약 370만 명에 이른다. 두 집단을 합치면 약 940만 명이다. IMF가 제시한 현재 우크라이나 인구는 약 3228만 명이므로 전쟁으로 거주지를 떠난 사람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전쟁이 끝나도 난민들이 모두 귀국하지는 않을 것이다. 유럽에서 직장을 얻고 자녀를 학교에 보낸 사람은 안전과 생활수준이 불안한 고국으로 돌아가기를 주저할 수 있다. 유럽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난민 가운데 약 57%가 이미 취업했다는 조사도 있다. 이들의 현지 정착 기간이 길어질수록 귀국 가능성은 낮아진다.

젊은 인구와 숙련 노동자가 돌아오지 않으면 공장을 다시 세워도 일할 사람이 없다. 세금을 낼 생산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전쟁 부상자와 유가족, 참전군인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의료·복지 비용은 늘어난다. 인구 감소는 건물처럼 돈을 들여 다시 지을 수 없다.

세계은행은 2025년 우크라이나의 빈곤율을 실제 생계최저선 기준 약 38%로 추산했다. 지니계수도 2023년 0.42에서 2025년 0.50으로 상승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임금과 자산을 가진 계층과의 격차는 커진 것이다. 전후 복구의 이익마저 외국 기업과 일부 국내 특권층에 집중된다면 정치·사회적 불만은 폭발할 수 있다.

국방비가 복구비를 밀어낸다

전쟁이 평화협정이 아니라 불안정한 휴전으로 끝나면 우크라이나는 막대한 국방비를 계속 지출해야 한다. 병력과 요새, 방공망을 유지하고 소모된 무기와 탄약을 다시 채워야 한다. 세계은행도 휴전 이후 재무장을 위해 높은 국방비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며, 이것이 재건에 사용할 수 있는 재정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에는 발전소와 주택을 복구할 돈도 부족하다. 그런데 패트리엇과 전투기, 드론과 포탄도 계속 구입해야 한다. 복지와 교육, 산업투자보다 군사비가 우선되는 경제가 전후에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쟁이 끝났는데도 국민이 평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전쟁 중 성장한 방위산업이 우크라이나 경제에 도움을 주겠지만 만능열쇠가 되지는 못한다. 우크라이나는 값싼 드론과 전자전 장비를 개발하고 실전에서 운용한 경험을 갖게 됐다. 그러나 반도체와 광학장비, 위성통신, 각종 핵심부품을 외국에 의존한다면 부가가치의 상당 부분이 해외로 빠져나간다. 국제적인 긴장이 완화돼 무기 주문이 줄어들면 방위산업의 성장도 둔화할 수 있다.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쉽게 복구할 수 있다

러시아도 전쟁으로 막대한 인명·장비·재정 손실을 입었다. 서방의 제재로 첨단 반도체와 기계, 금융에 접근하기 어려워졌고 노동력 부족과 물가 상승도 심각하다. 러시아 경제가 건강하다는 뜻은 아니다. IMF가 전망한 러시아의 2026년 경제성장률은 1.1%,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6%다. 장기적으로는 저성장과 기술 후퇴를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전후 복구 가능성을 우크라이나와 비교하면 러시아의 사정은 훨씬 낫다. 전쟁으로 파괴된 주택과 공장, 발전소, 항만과 철도의 압도적인 비중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병력과 장비를 잃었지만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와 주요 산업도시, 시베리아의 에너지 생산시설, 전국적인 철도망은 대체로 온전하게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의 인구는 약 1억4,339만 명으로 우크라이나의 약 4.4배다. 광대한 영토와 원유 천연가스 석탄 우라늄 철광석을 보유하고 있으며 밀을 비롯한 식량도 자체 생산한다. 에너지와 식량을 수입하지 않고도 버틸 수 있다는 것은 복구 단계에서 결정적인 차이다.

러시아는 전쟁이 끝나면 군수비 지출을 줄이고 그 자금을 민간경제로 돌릴 수 있다. 중국·인도·중앙아시아·중동과의 교역망도 남아 있다. 서방의 제재가 계속되더라도 에너지와 원자재를 할인 판매해 복구에 필요한 재정을 확보할 수 있다. 경제의 효율과 생활수준은 떨어지겠지만 국가체제를 유지하고 생산시설을 다시 민수용으로 전환할 능력은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끝나도 에너지망과 산업시설, 주택과 교통망부터 다시 건설해야 한다. 그 자금을 마련하려면 서방의 보조금과 차관, 외국인 투자에 기대야 한다. 러시아는 자국의 자원과 기존 산업을 이용해 비교적 자체적으로 복구할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외부에서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복구 자체를 시작하기 어렵다.

러시아의 전후 문제는 전쟁으로 소모된 군대와 기술, 노동력을 되살리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문제는 파괴된 국가의 물리적 기반과 경제구조, 인구를 거의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데 있다. 양쪽 모두 가난해지더라도 복구의 난도는 전혀 다르다.

살아남지만 가난해지는 나라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에 가입하면 시장 접근과 투자 유치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낙관만 할 일은 아니다. 경쟁력이 약해진 우크라이나 기업이 서유럽 대기업에 밀리고, 우크라이나가 값싼 노동력과 농산물·광물자원을 공급하는 유럽의 주변부로 굳어질 수 있다.

복구자금이 대규모로 들어오면 이를 둘러싼 부패와 이권 경쟁도 커질 것이다. 정부가 투명한 계약과 사법제도를 마련하지 못하면 복구비 일부가 정치권과 재벌, 외국 기업의 몫으로 돌아갈 수 있다. 참전군인과 난민, 귀환자와 잔류자, 서부와 동부 주민 사이의 갈등도 사회통합을 어렵게 만들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군사적으로 러시아에 흡수되지 않고 독립국가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나 국기가 남아 있다는 것과 경제적 주권을 유지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안보는 미국과 나토에, 재정은 유럽연합과 IMF에, 복구는 외국 건설·금융회사에, 농업과 자원 개발은 다국적 기업에 의존하는 구조가 굳어질 수 있다.

러시아는 서서히 약해지더라도 원유와 천연가스, 식량과 광물, 1억4천만 명이 넘는 인구와 비교적 온전한 본토 산업시설을 가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5,880억 달러의 복구비와 GDP의 100%를 넘는 부채, 570만 명의 해외 난민, 전쟁 전보다 21% 작아진 경제를 안고 출발해야 한다.

따라서 전후 경제의 승자를 굳이 따진다면 러시아도 승자는 아니지만 우크라이나의 패배가 훨씬 깊다. 러시아는 가난해진 강대국으로 남을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유럽에서 가장 가난하고 외부 의존도가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전쟁의 청구서는 휴전과 함께 사라지지 않는다. 러시아는 자체 자원으로 그 청구서의 상당 부분을 감당할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토지와 기업, 자원과 미래의 세금을 담보로 비용을 치러야 한다. 총성이 멎은 뒤에도 우크라이나 국민은 수십 년 동안 전쟁의 대가를 갚게 될 것이다.


◆ 松山(송산) 정광제  

시사 칼럼니스트이자 시인, 역사·철학 연구자. 이승만학당 이사와 철학포럼 리케이온 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한국근현대사연구회 연구고문이자 자유주의작가회의 사무총장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시집 ‘하다못해 가슴에라도’외 3권이 있으며 공역 ‘후크고지의 영웅들’과 인문서 ‘신화가 된 조선’ ‘다다미 위의 인문학’ ‘자유주의자의 그람시 읽기’ ‘문학의 세계와 사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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