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김승원과 양수진 사진을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좌측이 양수진, 가운데 김승원 [사진=국민의힘TV 캡처]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해 제넨셀 창업주 강세찬 경희대 교수와 브로커로 지목된 양수진씨가 함께 찍힌 사진을 직접 들고 나왔다.
김 후보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전달했다는 민원의 성격에 앞서, 그 민원을 부탁한 양씨와 김 후보자가 어떤 관계였는지부터 따져야 한다는 문제 제기다.
김 최고위원은 7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28호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강 교수와 양씨의 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김 후보자를 겨냥해 “절대로 공직을 맡겨서는 안 되는 사람이고,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를 맡겨놓은 그런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가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린 가운데 김 최고위원은 강 교수와 양씨의 관계를 보여주는 사진을 직접 꺼내 들며 김 후보자의 ‘민원 관계’를 정조준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서울·부산지검 검사를 거친 검사 출신으로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가 이날 사진을 직접 제시한 것은 민원의 내용만큼이나 민원을 전달한 사람과 김 후보자의 관계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양씨는 2021년 김 후보자에게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한 민원을 부탁한 인물이다. 김 후보자는 이후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직접 연락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 출근길에서 양씨와의 관계를 직접 설명했다.
그는 “법조인들이 잘 가는 음식점, 카페 같은 곳에서 처음 손님으로 알게 됐고 그 이후 별다른 교류가 없다가 근로기준법 사건을 맡으면서 변호를 맡았다”며 “성공한 여성 기업가로서 존중하고 친한 후배로서 지내온 것은 맞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 스스로 양씨를 단순한 민원인이 아니라 ‘친한 후배’라고 인정한 셈이다.
김 후보자는 다만 양씨의 부탁을 받아 식약처에 연락한 행위에 대해서는 부정한 청탁이 아니라 통상적인 민원 전달이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코로나 임상승인 관련 민원 전달 과정에서 더욱 신중하게 했어야 한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식약처에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김재원 최고위원이 강 교수와 양씨의 사진을 제시한 이유도 결국 이 대목과 맞닿아 있다.
강 교수는 해당 치료제를 개발하던 제넨셀의 창업주이고, 양씨는 임상시험 관련 부탁을 김 후보자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김 후보자는 그 양씨의 요청을 받아 식약처장에게 직접 연락했다.
따라서 청문회에서 먼저 규명해야 할 것은 ‘민원이냐 청탁이냐’는 법적 성격만이 아니다. 김 후보자가 양씨의 부탁을 왜 직접 식약처장에게 전달했는지, 당시 양씨와 강 교수의 관계 및 민원에 얽힌 이해관계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지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국회의원이 지역구 주민이나 이해관계자의 민원을 관계기관에 전달하는 행위 자체는 이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문제는 ‘민원이 전달되는 과정에 어떤 검증을 거쳤느냐’는 점이다. 민원을 부탁한 사람이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친한 후배’라면 민원 전달 과정과 판단 경위는 별도의 검증 대상이 될 수 있다.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만으로 김 후보자가 불법적인 청탁이나 주가조작에 가담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김 후보자 역시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다만 김 후보자가 양씨를 스스로 ‘친한 후배’라고 인정하면서 쟁점은 오히려 선명해졌다. 단순한 민원 전달이었다는 해명을 판단하려면 먼저 두 사람의 관계와 김 후보자가 양씨의 요청을 받아 식약처장에게 직접 연락한 경위를 규명해야 한다.
김재원이 이날 강세찬·양수진 사진을 최고위원회의장에서 들어 보인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다.
‘민원이냐 청탁이냐’를 따지기 전에, 그 민원은 누구에게서 왔고 김승원은 그 사람과 어떤 관계였느냐는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