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사옥에서 열린 현대차 타운홀 미팅 '2025 리더스 토크(2025 Leaders Talk)'에서 임직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2025.11.6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10% 관세, 계산은 맞지만 통상 구조는 더 복잡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10% 글로벌 관세를 두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덕분에 한국이 일본·유럽연합(EU)보다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기존 관세에 10%를 더하는 구조라면, 기본관세가 0%인 한국이 상대적으로 낮은 최종 세율을 적용받는다는 계산이다.
숫자만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통상 압박의 전체 구조를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단순하지 않다.
이번 조치는 미국 통상법 122조에 근거한 한시적 관세다.
대통령이 국제수지나 외환 불균형을 이유로 최대 15%까지, 150일간 광범위하게 부과할 수 있는 장치다.
모든 수입품에 10%를 일괄 추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최종 관세는 ‘기존 세율 + 10%’로 계산된다.
한미 FTA에 따라 한국의 대미 수출품 상당수는 기본관세가 0%다. 반면 일본과 EU는 World Trade Organization 체계의 최혜국(MFN) 관세가 평균 2~3% 남아 있다.
산술적으로는 한국 10%, 일본 12~13%가 되는 셈이다. FTA 효과는 분명 존재한다.
문제는 이 계산이 통상 압박의 ‘입구 단계’에 한정된다는 점이다.
미국 통상정책에서 보다 강력한 수단은 무역확장법 232조다.
국가안보를 이유로 특정 산업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조항이다.
철강과 알루미늄은 이미 이 체계 아래에 있고, 자동차 역시 언제든 재가동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번 10% 글로벌 관세는 232조 대상 품목에는 중복 적용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철강·자동차처럼 한국의 핵심 수출 산업은 애초에 ‘0% 대 3%’ 비교 구조에 포함되지 않는다.
FTA로 인한 산술적 우위는 일반 소비재나 일부 공산품에 한정된다.

여기에 또 다른 축이 있다. 미국 통상법 301조다.
미국 기업에 불공정하다고 판단되는 외국의 정책이나 규제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조항이다.
중국에 대한 대규모 고율 관세가 이 조항을 통해 발동됐다. FTA 체결 여부와 무관하게 특정 국가를 직접 겨냥할 수 있는 수단이다.
결국 미국의 통상 압박은 122조의 광범위·한시적 조치에서 시작해, 232조의 산업별 안보 카드, 301조의 국가 지목 제재로 이어지는 다층 구조를 갖는다.
122조 단계에서 나타나는 산술적 차이가, 232조나 301조 단계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리하면 이렇다.
‘기존 세율 + 10%’라는 계산은 사실이다.
FTA로 인해 일부 품목에서 상대적 우위가 생기는 것도 맞다.
그러나 철강·자동차 등 전략 산업은 이미 별도 안보 체계에 묶여 있고, 정책 충돌이 발생하면 301조라는 직접 제재 수단도 존재한다.
“FTA 덕분에 한국이 유리하다”는 평가는 부분적으로는 성립하지만, 통상 압박의 전체 구조를 고려하면 제한적 의미에 그친다.
숫자는 단순하지만, 구조는 훨씬 복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