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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보 창간 기획특집-❸] ‘감시 없는 기술’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 김영 기자
  • 등록 2025-07-21 10:37:08
  • 수정 2025-07-21 11: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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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개표기, 기술 검증 절차 없이 ‘불신의 블랙박스’ 전락
  • 韓美 모두 알고리즘과 보안 구조에 대한 설명·책임 부족
  • 투·개표 투명성이 선거 신뢰를 결정짓는 시대
선거는 기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그 기술이 ‘설명되지 않고 검증되지 않는’ 상태로 남아있다면, 국민은 결과를 온전히 신뢰할 수 없습니다. 전자개표기를 둘러싼 기술적 불신과 제도적 무관심은 대한민국과 미국 모두가 겪는 공통의 위기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전자개표기와 알고리즘, 선거의 신뢰 사이에 놓인 거리를 살펴봅니다.<편집자 주>

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4·15 총선 부정선거 주장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열린 사전투표 및 개표 공개 시연회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지 분류기를 분해하고 있다. 2020.5.28
목차

1. 트럼프의 'OBBBA 법안'이 겨냥한 선거의 그늘

2. 선거 조작은 왜 처벌되지 않았는가

3. ‘감시 없는 기술’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4. 선거감시는 누구의 책임인가

5. 대한민국, 선거제도를 다시 설계하라

 

2020년 미국 대선 당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도미니언(Dominion) 전자개표기를 둘러싼 불신이, 결국 제도 개편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4일 서명한 ‘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를 통해 전자개표기 의존도를 줄이고 수개표를 원칙으로 하는 내용을 명문화했다.

 

전자개표기는 빠르고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내부 작동 과정을 외부에서 감시하거나 확인할 수 없는 ‘블랙박스 구조’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개표 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나 법적 책임이 흐지부지된 배경에는 “기술을 감시할 수 없는 구조”라는 제도적 취약성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속도보다 중요한 건 검증 가능성”

 

OBBBA는 전자개표기를 완전히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 실물 투표지 수기 작성 의무화 △ 수개표 결과를 최종 개표 기준으로 삼을 것 △ 전자개표기 감사 로그 보존 및 외부 접근 허용 같은 핵심 원칙을 담았다.

 

트럼프 측은 “전자개표기의 완벽성을 전제로 하는 기존 시스템은 신뢰를 담보할 수 없다”며 “기술의 정확성이 아닌, 감시 가능성과 투명성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헌재 “전자개표는 위헌”… 수개표 회귀 흐름 확산

 

전자개표에 대한 법적 판단은 미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지난 2009년, “유권자가 직접 검증할 수 없는 전자개표는 헌법이 요구하는 공공성과 투명성 원칙을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OBBBA는 이와 유사한 기조를 따라간다.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느냐 여부를 넘어, 그 기술이 감시와 감사의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점이 민주주의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개표기, 왜 ‘블랙박스’인가

 

미국 내 도미니언 시스템을 둘러싼 논란은 △ 사전 투표지와 실물 보관 불일치 △ 오작동 또는 수치 불일치 후 정정 없이 넘어간 사례 △ 개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시기 불명확 △ 외부 통신 연결 가능성 및 보안 설정 미비 같은 지점에서 불거졌다.

 

보수 성향 선거감시단체 Election Integrity Partnership은 “전자개표기가 오류를 내더라도, 우리가 그것을 알 수 없다면 그것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블랙박스”라고 지적했다. 해당 단체는 “기술의 완벽함보다 중요한 건 시민의 감시가 가능하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여전히 ‘기술을 믿어달라’는 수준

 

한국 역시 전자개표기를 도입해 오랜 기간 사용해왔지만, 시스템의 투명성과 감시 가능성에 대한 비판은 오히려 더 심각하다.

△ 개표 알고리즘은 비공개

△ 무선 통신 모듈 탑재 여부 논란

△ 중앙선관위의 기술 검증 거부

△ 참관인이 실질적으로 개표 과정을 확인할 수 없음

 

중앙선관위는 매번 “기계 오류는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지만, 구체적 검증은 이루어진 바 없다. 미국이 OBBBA를 통해 시스템을 뜯어고치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은 여전히 ‘신뢰를 요구하는 행정’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주의를 위한 기술인가, 기술 권력을 위한 민주주의인가

 

OBBBA가 보여주는 방향성은 명확하다. 기술은 민주주의의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그리고 그 기술은 감시가 가능해야 하며, 시민이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수개표로의 복귀는 단지 ‘퇴보’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일 수 있다.

속도가 느려져도,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 더 적합한 절차라면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적 선택이다.

 

 “기술의 완벽함보다 중요한 것은, 감시 가능성이다.”
— OBBBA가 남긴 교훈


트럼프의 법적 조치: OBBBA 핵심 조항 (2025년 7월)


수개표 우선
수기 투표지 의무화
전자개표기 감사 로그 보존
외부 감사 및 시민 접근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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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민주주의 #투명선거 #도미니언논란 #한미일보

#선거개혁 #투표함의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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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enqlsl2025-07-21 13:41:53

    중앙선관위는 매번 “기계 오류는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지만, 구체적 검증은 이루어진 바 없다. 미국이 OBBBA를 통해 시스템을 뜯어고치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은 여전히 ‘신뢰를 요구하는 행정’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맞는 말씀입니다. 개선되어야합니다. 그냥 선관위가 없어져야합니다. 싹 갈아엎어야해요.
    차라리 다른 일부 나라처럼 투명투표함, 오래 걸리더라도 수개표함 상시 방송으로 하는게 나을꺼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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