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제넨셀·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박수영·나경원·주진우. [사진=연합뉴스]정치권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놓고 KH그룹과 제넨셀, 세종메디칼을 주목하고 있다.
한미일보는 그보다 한 단계 아래로 내려갔다. 2021년 세종메디칼 경영권을 실제로 사들인 자본은 누구였고, 이들은 이후 어떻게 빠져나갔는가. 그리고 이들 가운데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사업망과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있었는가.
한국거래소 공시와 당시 보도를 다시 대조한 결과 세종메디칼 경영권 인수에 등장한 FI는 엠오비(MOB)컨소시엄, 21-13호 마사 신기술조합 제44호, 비엠씨(BMC)컨소시엄, 뉴하라19호 투자조합 등 4곳이다.
이 가운데 세 곳은 약 두 달 뒤 보유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임상 승인이 난 날과 그 다음날이다. 나머지 한 곳은 조합원들에게 주식을 현물분배한 뒤 해산했다.(2021년 10월27~28일)
그리고 4개 FI 가운데 BMC를 확대하면 이후 제넨셀 사업망으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인적·사업 연결선이 나타난다.
[사진=한미일보 그래픽]
757억원에 들어온 4개 FI…두 달 뒤 3곳 전량 매도
첫 번째 그림은 세종메디칼 경영권 인수에 참여한 4개 FI의 진입과 퇴장을 보여준다.
세종메디칼 기존 최대주주 측은 2021년 7월23일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최초 계약에는 마사44호와 MOB가 등장했으며, 이후 계약이 변경돼 8월27일 BMC와 뉴하라19호까지 포함하는 최종 4개 FI 구조가 완성됐다.
공시에 따르면 이들이 넘겨받은 기존 최대주주 측 지분은 총 394만7881주, 58.25%였다. 마사44호 130만3965주, MOB 130만4016주, BMC 65만7116주, 뉴하라19호 68만2784주다. 주당 거래가격은 1만9180원으로, 총 거래금액은 약 757억2036만원이다. 8월27일 대금과 주식 이체가 완료되면서 계약은 종결됐다.
약 두 달 뒤 이들 가운데 MOB·마사44호·BMC가 거의 동시에 시장에서 빠져나갔다.
세 곳은 2021년 10월27~28일 보유한 세종메디칼 주식을 전량 장내 매도했다. 당시 보도는 취득가격과 평균 매도가격 등을 토대로 MOB 약 76억원, 마사44호 약 70억원, BMC 약 36억원 등 합계 약 182억원의 매매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했다.
시장 충격도 컸다. 대규모 매도가 시작된 10월27일 세종메디칼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고, 다음 날에도 20% 넘게 하락했다. 당시 보도는 이틀 동안 시가총액이 약 1390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뉴하라19호는 다른 방식으로 투자관계를 정리했다. 보유주식을 시장에서 전량 매도하는 대신 조합원들에게 현물분배한 뒤 조합을 해산했다.
첫 번째 그림에서 확인되는 핵심은 단순하다.
같은 경영권 거래에 참여한 4개 FI 가운데 세 곳은 거의 같은 시기에 전량 매도했고, 한 곳은 조합원들에게 주식을 분배한 뒤 해산했다는 점이다.
이 사실만으로 4개 FI가 불공정거래를 공모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각각의 매도 판단이 서로 독립적으로 이뤄졌는지, 당시 어떤 정보를 토대로 투자금을 회수했는지는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사진=한미일보 그래픽]BMC를 확대하니 남궁견이 등장했다
두 번째 그림은 첫 번째 그림의 4개 FI 가운데 BMC컨소시엄을 확대해 본 구조다.
한국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BMC는 35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됐다. 최다출자자는 힐리앤파트너스 19.53%였고, 조합원 명단에는 남궁견도 직접 이름을 올렸다.
남궁견은 이후 미래아이앤지·판타지오 등과 연결된 기업군의 핵심 인물로 등장한다.
다만 시간 순서는 정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남궁견이 BMC를 통해 세종메디칼 투자에 참여한 것은 2021년 9~10월이다. 미래아이앤지와 판타지오가 골드퍼시픽 최대주주 펀드의 지분 92.92%를 확보해 골드퍼시픽에 대한 지배력을 가져간 것은 같은 해 12월, BMC의 세종메디칼 지분 매도가 끝난 뒤였다.
따라서 BMC→남궁견→골드퍼시픽을 당시 이미 완성돼 있던 하나의 지배구조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확인되는 것은 BMC 조합원이었던 남궁견이 이후 골드퍼시픽과 연결된 기업군의 핵심 인물로 등장했다는 시간적 흐름이다.
반면 골드퍼시픽과 제넨셀 사이의 사업 관계는 그보다 먼저 형성돼 있었다.
골드퍼시픽 자회사 에이피알지(APRG)는 2020년 8월 제넨셀·한국파마·한국의약연구소·경희대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APRG64를 기반으로 치료제를 개발하는 사업이었다.
즉 골드퍼시픽 쪽에서는 이미 골드퍼시픽 → APRG → 제넨셀 이라는 사업축이 존재 했다.
KH필룩스와 세종메디칼도 제넨셀에서 만났다
제넨셀에는 또 다른 두 개의 투자선이 들어왔다.
KH필룩스는 2020년 말 제넨셀 지분 12.65%를 약 15억원에 취득했다. 김승원 후보자가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넨셀 임상 문제를 전달한 2021년 10월12일 당시에는 KH필룩스가 이미 제넨셀 주주였다.
이어 세종메디칼이 제넨셀에 들어왔다.
제넨셀은 2021년 10월19일 세종메디칼로부터 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투자를 받고, 강세찬 교수 보유주식 일부를 세종메디칼에 양도하는 방식 등을 통해 총 113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에 따라 제넨셀의 최대주주는 세종메디칼로 변경됐다.
KH필룩스와 세종메디칼 사이에 직접적인 계열관계가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두 회사는 서로 다른 시기에 동일한 기업인 제넨셀에 투자했다.
여기에 골드퍼시픽 자회사 APRG도 제넨셀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참여했다.
두 번째 그림은 결국 다음 두 축을 보여준다.
KH필룩스 → 제넨셀 ← 세종메디칼
그리고
골드퍼시픽 → APRG → 제넨셀
이다.
이후인 2021년 12월에는 BMC 조합원이었던 남궁견과 연결된 기업군이 골드퍼시픽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했다.
10월12일→19일→26일→27일…촘촘했던 시간표
이 사건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2021년 10월의 시간표다.
김승원 후보자가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제넨셀 임상 문제를 전달한 날은 10월12일이다.
이어 10월19~20일 세종메디칼의 제넨셀 투자와 최대주주 변경이 공개됐다.
식약처는 10월26일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 2·3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
그리고 다음 날인 10월27일부터 MOB·마사44호·BMC의 대규모 매도가 시작됐다.
이 같은 시간적 연속성이 곧 정보 공유나 주가조작 공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현재까지 확인된 법적 판단과 아직 의혹 단계인 부분은 구분해야 한다. 강세찬 교수의 경우 세종메디칼의 제넨셀 투자 관련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됐다. 반면 4개 FI가 해당 정보나 임상 승인 정보를 공유해 거래했다는 사실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앞으로 확인해야 할 질문은 구체적이다.
“4개 FI의 투자와 매도 결정은 서로 독립적이었는가.
BMC를 포함한 투자자들의 인적·자금 관계는 어디까지 이어졌는가.
세종메디칼의 제넨셀 투자와 임상 승인 과정에서 형성된 정보가 시장 참여자들에게 어떤 경로로 전달됐는가.”
첫 번째 그림에는 돈의 입구와 출구가 있다. 두 번째 그림에는 사람과 사업의 연결이 있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두 선 사이에 불법적인 정보의 흐름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디를 들여다봐야 하는지는 두 그림을 겹쳐 보는 순간 한층 선명해진다.
BMC 조합원 명단에 등장한 남궁견은 누구인가 남궁견은 세종메디칼 경영권 인수에 참여한 BMC컨소시엄 조합원 명단에 실명이 기재된 기업인이다. 한국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BMC는 35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됐으며 남궁견은 이 명단에 ‘경영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남궁견은 이후 미래아이앤지·판타지오 등 여러 상장사와 연결된 M&A 기업군의 핵심 인물로 알려졌다. 미래아이앤지와 판타지오는 2021년 12월 골드퍼시픽 최대주주인 케이앤티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 지분 92.92%를 확보하면서 골드퍼시픽에 대한 지배력을 가져갔다. 다만 이는 BMC가 세종메디칼 지분을 전량 매도한 이후의 일이다. 따라서 남궁견의 BMC 참여와 이후 골드퍼시픽 지배력 확보 사이에 연속성이 있었는지는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남궁견의 2021년 전후 투자·M&A 동선은 별도 추적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