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홍수 희생자 추모 촛불 [카트만두=연합뉴스]
네팔과 중국 국경의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한 지 13일째인 7일(현지시간) 네팔에서는 정부가 지정한 국가 애도의 날을 맞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날 오전 카트만두에 있는 감사원을 비롯해 모든 정부 청사와 외교 공관에는 조기가 걸렸다.
다만 대규모 추모 행사는 열리지 않았으며 네팔인들은 차분하게 일상생활을 하며 애도했다.
네팔 국가비상운영센터(NEOC) 관계자는 "홍수 피해 지역에서 구조와 수색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오늘) 정부가 주관하는 행사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발렌드라 샤(36·일명 발렌) 총리 내각은 대홍수가 발생한 지 13일째인 이날을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했다.
힌두교 신자가 많은 네팔의 전통 장례에서는 13일 동안 애도 기간이 이어지며 마지막 날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의례가 거행된다.
일부 실종자 가족은 화장을 중요한 마지막 의식으로 생각하는 힌두교 전통에 따라 시신 없이 장례를 이미 치르기도 했다.
이날 일부 네팔 학교에서도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운동장에 모여 대홍수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또 이날 저녁에는 카트만두에 있는 더르바르 광장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촛불 추모식도 열렸다.
참석자들은 광장 바닥에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씨도 새겼다.
네팔 '국가 애도의 날' 대홍수 희생자 추모 [카트만두=연합뉴스]
한편 네팔 정부는 대홍수 당시 한국인 9명이 실종된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인근 산악지역에서 한국 해외긴급구호대(KDRT)의 도보 수색에 협조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앞서 KDRT는 한국인 실종자들이 머문 UT-1 수력발전소 캠프에서 2㎞가량 떨어진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 람체에서 도보 수색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네팔군은 "위험하다"며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취재진에 "'한국인 연락두절자 가족들이 관심을 가진 지역에서 수색할 수 있게 협조하겠다'는 네팔 당국의 입장을 확보했다"며 "현장 여건을 고려할 때 수색은 내일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DRT는 이날도 오전부터 한국인 실종자 1명이 근무한 상부 위어댐 인근 터널에서 내부 수색을 시도했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KDRT 관계자는 "구조대원 10명이 3차례 나눠 터널 내부 깊숙이 진입을 시도했다"며 "침수된 입구 수심이 깊었고, 보트를 타고 들어가자 돌덩이로 막힌 구간이 나와 결국 철수했다"고 말했다.
네팔·한국 구호대, 중국인 1명 구조 [서울=연합뉴스]
이날 네팔군은 위어댐 인근 터널 수색이 위험하고 생존자를 발견할 가능성도 희박하다며 앞으로 이곳에서는 더 이상 수색하지 않겠다고 KDRT에 통보했다.
실제로 이 터널에 진입한 KDRT 구조대원들 가운데 일부는 오염수를 마신 뒤 두통과 복통을 호소했고 항생제도 처방받았다.
KDRT는 지난 5일 이 터널 안 225m 지점에서 열흘 동안 갇힌 중국인 생존자를 구조한 바 있다.
네팔 구조대는 UT-1을 비롯한 12개 수력발전소에서 실종된 직원 900명가량 중 121명이 여러 터널에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수색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지난 2일 네팔에 온 KDRT는 일단 열흘간의 파견 기간이 끝나는 오는 11일에 수색 활동을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긴급구호대 2차 파견과 관련해서는 "(현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현장 상황을 봐서 검토하게 될 듯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히말라야 산악지대 상류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이날 현재까지 네팔에서만 1천35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날 국경 인근 중국 티베트자치구에서 이번 홍수와 연관된 토석류(土石流) 사태로 숨진 43명을 더한 전체 사망자는 1천398명이다.
실종자 수는 네팔 4천996명과 티베트 519명을 합쳐 모두 5천515명이다.
실종자 중에는 UT-1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던 한국인 직원 9명도 포함됐다.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과 남동발전 직원 3명이다.
네팔 대홍수 희생자 추모 조기 게양 [카트만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