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전 대통령 라울 카스트로가 2025년 5월 1일 쿠바 하바나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를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노를리스 페레스/자료 사진]
연방 법무부가 쿠바 공산당의 실세인 라울 카스트로(Raul Castro,94세) 전 국가평의회 의장에 대한 기소를 추진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세 사람이 15일(금) AP 통신에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에 대한 군사 행동 가능성을 시사하는 가운데 나온 소식이라고 AP는 전했다.
카스트로에 대한 기소는 30년 전인 1996년 마이애미에 본부를 둔 망명 단체 '형제 구조대(Brothers to the Rescue)' 소속 경비행기 2대를 격추해 미국인 4명이 사망한 사건의 배후라는 혐의가 주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카스트로는 국방부 장관이었다. 당국은 카스트로가 격추 명령을 내린 핵심 책임자라고 판단하고 있다.
쿠바 경제가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라울 카스트로 기소 카드를 활용해 쿠바 체제의 근본적인 변화와 개방을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쿠바 난민들이 다수 정착하고 있는 플로리다 남부의 공화당 의원들이 1996년 격추 사건에 카스트로가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한 재수사를 요구한 가운데, 마이애미 연방 검찰이 쿠바 고위 관리들을 기소하기 위한 특별 검사 및 연방 법 집행기관 담당자들을 구성했다고 AP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현재까지 미국은 해당 격추 사건과 관련해 살인 음모 혐의로 단 한 명만을 유죄 판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종식시키려 함에 따라, 그가 조만간 쿠바에 다시 관심을 돌릴 것이라는 추측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쿠바 지도부가 미국 투자에 경제를 개방하고 미국의 적대 세력을 축출하지 않으면 "우호적인 방식으로 쿠바를 인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기소 준비와 동시에 존 랫클리프 CIA 국장이 직접 쿠바를 방문해 라울 카스트로의 차남과 손자를 포함한 쿠바 관리들과 접촉했으며, 쿠바가 근본적 변화에 나설 경우 안보·경제적 협력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6월 3일 만 95세가 되는 카스트로는 지난 2011년 건강이 악화된 형 피델 카스트로로부터 대통령직을 승계했고, 2019년에는 자신이 직접 선택한 충성파인 미겔 디아스-카넬에게 권력을 이양했다.
그는 2021년 쿠바 공산당 서기장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대체로 언론의 주목을 피해 왔지만, 막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손자인 라울 기예르모 로드리게스 카스트로가 과거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비밀리에 만난 사실은 라울 카스트로가 아직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쿠바 당국은 미국의 기소 움직임을 정권 흔들기를 위한 '정치적 쇼'로 규정하고, 퇴임한 최고 지도자를 미국의 법정에 세우겠다는 시도 자체가 쿠바의 국가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법무부가 94세의 쇠약한 고령자를 마두로 방식으로 체포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기소 검토 자체가 쿠바 정부와 마이애미에 서주하는 쿠바계 미국인 사회를 겨냥한 정치적 심리적 압박 카드라고 분석한다.
연방 검찰은 오는 20일(수) 연방 대배심의 최종 승인을 거쳐 기소장을 대중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날은 1996년 항공기 격추 사건으로 사망한 희생자들을 기리는 공식 추모 행사가 열릴 예정이며, 이 행사의 일환으로 카스트로에 대한 기소 사실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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