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6300여 명의 교수 회원을 둔 사회정의를바라는전국교수모임(정교모)이 지난 2024년 1월23일 선거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국론 분열을 막기 위해 헌법재판소가 4.10 총선 전에 사전투표제의 위헌성을 심리·결정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한미일보]
‘불멍’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불구경에는 묘한 재미가 있다. 축제 때 빠지지 않는 불꽃놀이, 정월 대보름마다 즐기던 쥐불놀이 역시 모두 불을 바라보는 인간의 본능적 흥미에서 비롯된 문화다.
불은 잘 쓰면 따뜻함과 즐거움을 주지만, 잘못 다루면 순식간에 모든 것을 태워버린다. 그 피해를 줄이면서도 안전하게 즐긴다는 뜻으로 우리는 ‘강 건너 불구경’이라는 말을 쓴다. 자기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없지만, 남의 불행과 위험을 무관심하거나 즐길 거리로 바라보는 태도를 뜻한다.
그러나 그렇게 느꼈던 ‘강 건너 불구경’에 타고 있는 것이 당신의 집이라면 어떻겠는가. 오늘날 대한민국 부정선거 논란을 바라보는 대중의 태도가 딱 이 표현과 맞아떨어진다.
이미 정치혐오에 빠진 대중들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군중을 주술에 빠진 광신도나, 이를 통해 정치권력을 찬탈하려는 세력으로 치부한다. 이는 부정선거 주동·수혜 세력이 사용한 ‘메시지를 반박하지 못할 때 메신저를 오염시킨다’는 전략이 상당 부분 성공했음을 방증한다.
의혹의 실체보다 누가 말했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아무리 확증된 메시지라도 메신저가 타락해 보인다면 메시지는 힘을 잃는다.
그 결과 대중은 “너네 정치하는 놈들끼리 싸워라”며 등을 돌린다.
이는 대단히 냉철하며 고매한 판단으로 보일 수 있으나 본질은 책임 회피다. 이를 방치한 현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2020년 이후 반복된 사전투표와 본투표 간 득표율 괴리, 재검표 과정에서 발견된 빳빳한 투표지, 투표소의 프린터로 출력된 것과는 다른 인쇄소에서 제작된 듯한 투표지, 일장기처럼 번진 관리관의 도장이 찍힌 수천 장의 투표지, 화살표가 인쇄된 투표지 등 통계적·정황적 증거는 이미 차고도 넘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음모론’으로 믿는 대중은 늘 같은 말을 반복한다.
“요즘 같은 첨단 디지털 시대에 그런 조작이 가능하겠는가.”
“조금 더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
이는 마치 강 건너 불을 바라보며 “더 확실한 것을 보여주면 불 꺼주는 것을 돕겠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현재 진행형인 부정선거라는 불은 다른 집이 아닌, 바로 당신의 집을 삼키는 불이다. 의심 없이 믿는 순간, 감시는 멈추고 조작은 시작된다.
“당신들끼리 떠들어라.” “나는 믿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
이런 태도는 역사적으로 반복되어 온 착각에 가깝다. 타이타닉호 역시, 침몰하기 전까지도 다수의 사람들은 “이 배는 절대 가라앉지 않는다”고 믿었다.
우리는 선거를 통해 우리 대신 공동체를 이끌 대표를 뽑는, 주권의 행사를 위임하는 대의민주주의 제도를 택했다. 선거는 집단 지성의 총화이며, 공동체의 미래를 결정하는 방향키다.
그러나 왜곡된 방향키가 데려다주는 곳은 풍랑 속 침몰밖에 없다.
한 치라도 오염과 왜곡이 허용되는 선거라면 이는 민주주의의 축제가 아니라 독재와 외세를 부르는 광란의 춤판일 뿐이다.
의심은 진실로 가는 문이지만 확신은 그 길을 막는 장애물이다.
여전히 강 건너 불구경처럼 부정선거 의혹을 대하고 있다면, 불타고 있는 것은 바로 당신의 집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이제 필요한 것은 관망이 아니라, 책임 있는 시민의 행동이다.

◆ 민병곤 작가
현) 정치다큐멘터리 작가
현) 국민의힘 인천시당 대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