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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백악관 李 숨통 거머쥐나... 美 유력언론 “한국 서면합의 없어”
  • 허겸 기자
  • 등록 2025-08-02 06:07:51
  • 수정 2025-08-02 06: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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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방 상무장관·백악관 대변인 “투자 수익 美 정부 귀속”
  • 백악관 최신 뉴스레터 “트럼프 李 불러 상세 내용 설명”
  • 李 도미 땐 美 강경제안 현실적 거부 힘든 ‘덫’ 걸려든 듯

서면 합의가 없음을 지적한 뉴스맥스 온라인(왼쪽)과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의 유력 언론이 한국이 한·미 간 관세 협상에 관한 서면 합의문을 갖고 있지 않은 사실을 비중 있게 보도한 가운데 향후 백악관이 이재명의 숨통을 거머쥐는 수순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미국의 영향력 있는 보수 성향 케이블채널 뉴스맥스 온라인판은 1일 귀국한 한국 협상단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이번 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협상 뒤 발표한 한국과 미국 간의 관세 협정에 대한 ‘서면 합의(no written agreement)’가 아직 없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췄다고 밝혔지만 자신의 트루스소셜과 하워드 러트닉 연방 상무부 장관의 소셜미디어에서 일부를 공개했을 뿐 아직 상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면에 감춰진 디테일... ‘문서’ 없는 李 정부 “쌀·소고기 포함 안됐다” 주장만 되풀이 


백악관은 일본-유럽연합과의 관세 협정 체결 하루 만에 팩트시트(factsheets)를 발표했으며 아직 한국과의 협정에 대한 별도의 팩트시트는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방송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워싱턴에서 귀국한 뒤 취재진에게 “시간의 제약으로 주로 구두로 협상했다”며 “서면 합의 문건은 없다”고 실토했다고 지적했다. 여 본부장은 “이번 위기는 잘 넘겼지만 안심할 수 없고 언제 관세 또는 비관세 압박에 직면할지 안심하지 못한다”며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 협상단으로서 고충을 토로했다


또한 협상 전문가로서 경력이 무색할 만큼 생경했던 협상 테이블에 대해 느낀 심경도 밝힌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에 협상하면서 느낀 것은 미국의 통상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고 트럼프 1기 때와도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며 “뉴노멀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이 소유하고 통제하는’ 프로젝트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자신이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트닉 상무장관이 투자 수익의 90%가 미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SNS에서 언급하자 한국 정부는 애써 부인했다. 그러나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투자 수익들이 부채 상환을 돕기 위해 미국 정부에 들어갈 것이라고 거듭 확인하면서 ‘굴욕적 조공 외교’라는 좌우 진영의 날선 비난이 봇물 터진 듯 쏟아지고 있다. 


특히 국내 여론은 구체적 내용을 정한 문서가 없는 만큼 한국 측이 추후 미국이 일방적으로 선(先) 발표한 방식에 따라가도록 압박 받을 가능성을 내다보기도 한다. 


미국으로부터 정권의 정통성을 인정받겠다며 좌파 세력의 광범위한 지지 속에 미국으로 건너간 뒤에는 백악관의 요구를 거부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디테일’이 정해지지 않은 구두 합의는 얼마든지 백악관에 의해 무산될 수 있고, 이런 일이 현실화하면 ‘탄핵’ 민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근거에서다. 


쌀과 소고기 수입안을 받아들이기도, 그렇다고 제의를 전면 거부하고 빈손으로 돌아오기도 현실적으로 힘든 진퇴양난에 빠진다는 것이다. 협상이 무위로 돌아갈 경우 최소 25% 관세가 종전대로 유지되고 경제 파탄으로 국민에 의해 축출될 가능성만 갈수록 농후해진다는 이유에서다. 이른바 ‘트럼프 덫’에 걸려든 셈이어서 대응도 쉽지 않아 보인다는 분석이다. 키는 미국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4월 中시장 완전 개방 발표 전례... 쌀 등 농산물 ‘완전 개방’ 제안 땐 현실적 거부 난망 


트럼프 대통령은 안방으로 불러들인 이재명에게 몸소 친절하게 협상의 디테일을 설명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백악관 뉴스레터가 인용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소유의 보수 신문 ‘브레이트바트(Breitbart)’는 31일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외교 정책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로 권좌에 오른 좌파 성향의 이재명(a leftist who came to power with minimal foreign policy experience in June)과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 협정의 조항을 상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협상의 달인’으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술은 언제나 ‘플러스 알파(+α)’ 카드에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이 자본시장을 미국에 완전히 개방하기로(fully open) 동의했다”고 전격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한국과의 협상과 마찬가지로 ‘완전하다’는 표현이 등장했다. 


이보다 앞선 주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간 고위급 회담의 후속 발표 성격이었다. 이에 대해 국내에선 미국이 대(對) 중국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조처한 발표가 선행되자 미국이 중국에 무릎을 꿇었다는 억측과 주류언론 선동까지 난무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관세 유예를 실효적으로 이끈 이면에 ‘중국의 자본시장 완전 개방 합의’가 배경에 자리했음이 곧이어 드러났다. 시간이 흐른 지금 미·중 간 실무 협상은 예고된 수순대로 가고 있다. 공산 국가가 미국 자본에 시장을 내주면 통치 기반이 흔들리는 건 예견된 일이다. 당시 실각 위기에 몰린 시진핑 주석으로선 손 한번 못 써보고 안방을 내준 꼴이다. 즉각 시 주석이 미국에 목줄을 잡혔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측이 제시한 약속은 아직 공고한 단계는 아니라면서 “문서화(get it papered) 해야 하지만 합의 자체는 모두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우린 중국을 해치려는 게 아니다. 중공은 우리와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흡족해하고 있다”고 ‘힘에 의한 평화’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문서화 해야” 트럼프 뉘앙스는 문서화 확신... 좌파 정권엔 모조리 빼 먹는 백악관 전략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그들의 시장을 미국에 개방하지 않은 건 결코 이해할 수 없었고 공정하지도 않았다”면서 “중국은 비금전적 장벽(non-moneytary barriers)도 유예하고 철폐하기로 했다. 매우 많은 모든 장벽을 없애기로 우리와 합의한 것”이라고 중국의 전향적 조치에 주목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두 나라는 실무 레벨에서 세부적인 뼈대를 조율하고 있다. 4월 이후 지금까지 중국은 단 한번도 미국의 발표가 거짓이라고 부인하지 않았다. 


특히 뉴스맥스는 서면합의가 없는 사실을 헤드라인으로 다룬 로이터통신 보도를 인용하면서 여 본부장과 함께 귀국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투자 펀드의 수익 구조에 대해 더 많은 논의가 필요했다”고 말한 점을 부각했다. 역시 협상팀 중 한 명인 구윤철 부총리도 한국이 미국에 건네는 3500억 달러 투자에 대한 상세 플랜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힌 사실에 주목했다. 


이번 한·미 협상은 실무 회담 차원에서 논의된 대부분의 비관세 장벽과 안보 및 외환 측면을 다루지 않았다고 뉴스맥스는 전했다. 


이로써 부정선거 의혹 속에 당선된 한국 정부 수반을 직접 보자며 백악관으로 불러들인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관세 이외의 이슈에 대해 거부할 수 없는 제의를 건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윽박지른 사례는 적지 않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빈손으로 돌아가게 하거나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 대해선 면전에서 백인 학살 의혹을 타박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9년에는 열차로 66시간을 달려온 김정은을 오는데 고생했다며 빈손으로 돌려보낸 일화는 유명하다. 북한으로선 ‘절대 존엄’이 개무시당한 처절한 굴욕을 맛본 셈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힘에 의한 평화의 현실판을 몸소 깨닫게 해줄 거란 관측도 나온다.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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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3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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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phyhn2025-08-02 08:41:44

    역시트럼프다 상대방의 약점을 잘이용하여 어마무시한 이득을 챙기고있다 찣명 탄핵분위기와부정선거의오명을잘이용하여 최대의이익을 챙겼고 추후 부정선거 시비는어찌될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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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h20112025-08-02 07:04:27

    감동 감탄 감사 한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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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TONE2025-08-02 06:45:07

    대가리에 피도 안 말랐을 나이에 강간살인을 저질렀고 대북송금이라는 범죄로 트럼프의 의지에 코가 꿰인 이재명 때문에 국민이 힘들게 벌어 모은 돈이 미국에 헌납되는 것은 이재명이 책임져야 할 문제다.쌀과 소고기가 개방되면 전라도 트랙터부대 행동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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