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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스타벅스 ‘탱크데이’… ‘5.18 국민 공분은 실제였나’
  • 김영 기자
  • 등록 2026-05-19 18: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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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상에 탁’만 남기고 ‘가방에 쏙’은 사라졌다
  • 소수 커뮤니티 반응을 언론은 ‘온라인 발칵’으로 불렀다
  • 대통령 발언 뒤 사과·대표 해임으로 이어진 구조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논란은 실제 국민 여론이 먼저 폭발한 사건인가, 아니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의 해석이 언론 보도를 거치며 ‘국민 공분’으로 공식화된 사건인가. 

 

한미일보는 논란의 출발점과 확산 경로를 시간순으로 추적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스타벅스가 무엇을 의도했느냐가 아니다. 확인해야 할 것은 확산 과정이다. 

 

특정 커뮤니티의 제한적 반응이 어떤 경로와 속도로 ‘온라인 여론’이 됐고, 언론과 정치권, 대통령 발언을 거치며 어떻게 기업 사과와 대표 해임이라는 현실적 결과로 이어졌는지가 검증 대상이다.

 

먼저 문구의 전체 맥락부터 봐야 한다. 

 

한미일보가 확보한 스타벅스 앱 화면 캡처에는 ‘탱크데이’ 아래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가 있었고, 이어지는 ‘나수데이’에는 “가방에 쏙!”이라는 문구가 함께 배치돼 있었다. 

 

이는 제품을 책상에 놓거나 가방에 넣는 사용 장면을 묘사한 리듬형 광고 문구로 볼 여지가 크다. 

 

그러나 확산 과정에서는 ‘책상에 탁’만 분리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책상을 탁 치니 억”이라는 은폐성 발표와 연결됐다.

 

물론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해당 문구가 ‘가방에 쏙’과 같은 문법으로 배열된 제품 설명형 문구였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문구는 있었지만 문맥은 잘렸다. 논란은 전체 광고 구조보다 일부 표현을 떼어내 역사·정치적 의미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확산됐다.

 

확인된 출발점도 대규모 여론은 아니었다. 

 

현재 공개 확인이 가능한 초기 게시물 중 하나는 5월18일 오전 11시40분29초 디시인사이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마이너 갤러리’에 올라온 “스타벅스 탱크데이 실화냐?”라는 글이다. 

 

하루가 지난 5월19일 오후 4시대 확인 기준 해당 글은 조회 4787회, 추천 68회, 댓글 26개로 표시됐다. 

 

본문에는 “커뮤에서 보고 진짠가 싶어서 스벅 앱 들가봤는데 진짜네”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 

 

이는 해당 글이 최초 발견이 아니라, 다른 커뮤니티에서 본 내용을 다시 확인해 올린 2차 확산 글일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글의 더 중요한 대목은 해석 방식이다. 

 

게시자는 “518에 탱크데이....?”라고 쓴 뒤 “스벅 수장이 멸공타형 하는 애라 그런가”라고 적었다. 

 

즉 문제 제기는 단순히 행사 문구가 이상하다는 수준에 머물지 않았다. 

 

초기 단계부터 ‘5·18’, ‘탱크데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과거 정치적 이미지가 하나의 해석 구조로 묶였다.


해당 글의 첨부파일명에는 

freetalk_20559572_20260518113514와 Screenshot_20260518_113910_Starbucks.jpg도 표시돼, 작성자가 오전 11시39분께 스타벅스 앱 화면을 확인했거나 그 직전 다른 커뮤니티 이미지를 접했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어 보배드림에도 관련 글이 올라왔다. 

 

5월18일 낮 12시35분 보배드림 유머게시판에는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정용진 일베 기업”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다음날인 5월19일 오후 4시대 확인 기준 이 글은 조회 5265회, 추천 103회, 댓글 표기 23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첫 언론 보도 이후 누적된 수치다. 게시물에는 5월18일 오후 2시41분 수정 기록도 남아 있다.

 

댓글 흐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 댓글은 낮 12시36분에 달렸고, 12시39분, 12시42분, 12시50분, 12시55분, 12시56분, 13시04분 등 첫 언론 보도 직전까지 일부 댓글이 이어졌다. 반응은 존재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난 시점의 누적 조회수도 수천 회 수준이었다. 이 규모만으로 ‘온라인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거나 ‘국민 공분이 확산됐다’고 말하기에는 정량 근거가 부족하다.

 


그런데 첫 언론 보도는 이미 강한 언어를 사용했다. 

 

광주CBS 노컷뉴스는 5월18일 오후 1시9분 다음 뉴스에 송고된 기사에서 제목을 “5·18에 탱크데이?…스타벅스 행사 문구 온라인 발칵”으로 달았다. 

 

본문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반응을 근거로 들었지만, 기사 안에서는 “비판이 잇따르며 거센 논란”이라는 표현도 함께 사용됐다. 일부 커뮤니티 반응이 언론의 제목에서 ‘온라인 발칵’으로 명명된 것이다.

 

지상파 방송은 이 프레임을 더 키웠다. 

 

MBC 뉴스데스크는 5월18일 오후 8시14분 입력 기사에서 “5월18일 오늘을 탱크데이라 이름 붙이고, ‘책상에 탁’이라고 써놨다”고 보도했다. 

 

이어 “온라인도 발칵 뒤집혔습니다”, “‘아무리 봐도 고의’라는 반응이 쏟아졌고, 불매 운동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해당 리포트 안에서 게시물 수, 해시태그 규모, 검색량, 불매 참여 규모, 매출 영향 같은 정량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언론이 ‘온라인 발칵’과 ‘고의’와 ‘불매’의 언어를 만든 뒤, 대통령 발언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스타벅스코리아를 겨냥해 “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 인권,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썼다. 

 

이어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도덕적, 행정적, 법적, 정치적 책임이 주어져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연합뉴스는 이 발언을 같은 날 오후 8시57분 송고 기사로 보도했다.

 

이 지점에서 사안의 성격은 바뀌었다. 

 

소비자 불만이나 온라인 논란을 넘어, 대통령 권력이 직접 행정적·법적·정치적 책임을 거론한 사건이 됐다. 

 

대통령이 민간기업의 마케팅 논란에 대해 비판할 수는 있다. 그러나 확산 규모와 고의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대통령 발언은, 언론이 명명한 ‘공분’ 프레임을 권력의 책임론으로 격상시키는 효과를 냈다.

 

이후 기업 대응은 급격히 커졌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5월19일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5·18민주화운동 영령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며 사과했다. 

 

정 회장은 “있어서도 안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이라고 밝혔고, 연합뉴스는 정 회장이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 담당 임원을 해임했으며 관련 임직원 징계 절차에도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결국 이번 사안은 이렇게 정리된다. 

 

스타벅스 홍보물에는 실제로 ‘탱크데이’와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를 문제 삼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 반응이 첫 보도 당시 ‘온라인 발칵’ 또는 ‘국민 공분’이라고 부를 만큼 광범위했는지는 입증되지 않았다. 하루가 지난 뒤에도 초기 커뮤니티 게시물의 누적 조회수는 수천 회 수준이었다.

 

팩트체크의 핵심 판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온라인 문제 제기는 있었다.

둘째, 그러나 그 규모가 ‘국민 공분’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셋째, 언론은 제한적 반응을 ‘온라인 발칵’으로 명명했다.

넷째, 대통령 발언은 그 해석을 권력의 책임론으로 격상시키는 효과를 냈다.

다섯째, 그 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사과와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해임이라는 현실적 조치가 뒤따랐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본질은 문구 하나의 적절성만이 아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여론이 만들어지고 공식화되는 방식이다. 문구는 잘렸고, 해석은 커졌으며, 대통령 발언 이후 그 해석은 기업 책임론으로 현실화됐다.

 

결론: 과장 가능성 높음.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제기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곧바로 ‘온라인 발칵’이나 ‘국민 공분’으로 표현하려면 정량적·교차적 근거가 필요하다. 

 

현재 확인되는 흐름은 제한적 온라인 해석이 언론 보도를 통해 확대되고, 대통령 발언을 거치며 공적 책임론으로 공식화된 과정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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